2012 둠스데이 : 운명의 새벽(2화)

니가짱먹거리 작성일 12.05.23 02: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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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 Destroyer의 소식은 더 이상 뉴스가 되지 않았다.
사건 직후, NASA와 학자들은 연이어 혜성과 지구는 충돌 위험이 없으며, 아무런 사건도 벌어지지
않을 거라는 발표를 했다.

이후, 아마추어 천문가들로부터 혜성 궤도가 지구와 충돌의 위험이 있다는 경고가 끊이지 않고
나왔으나, 다른 사건들과 함께 묻혀 버리고.  이후에는 더 이상 언론에서 취급하지 않았다.


2009년 10월 23일 대전역앞.

 

한 청년이 방금 대전 역에 내려 사방을 두리번 거렸다.
잠시 후 도수 높은 안경을 쓴 초로의 남자 한 사람이 그에게 접근 했다.
"혹시 전화 주셨던...."
"아!, 박사님이십니까?"
"쉿,   그렇게 부르지 마세요."
"아, 죄송합니다."
"자, 따라오세요."

그들은 주차장으로 가서 대기해 둔 마티즈 승용차에 탔다.
그 차는 역 광장을 지나, 교외로 향했다.

"박사님은 국립 천문대를 언제 그만두셨습니까?"
"이제 3개월 되었네요."
"요즘은 어떻게 지내십니까?"
"글쎄요.... 평생을 별만 바라보고 살던놈이 갈 데가 어디 있겠습니까?
 학교로 가려 해도 받아주는데도 없더군요."
"박사님같은 분을 학교에서도 받아주지 않다니요?"
"제 능력이 모자라나보죠."
"어찌 그런 말씀을..."

대전을 찾은 젊은이는 모 일간지의 과학부 기자였고, 마중나온 사람은 혜성 Destroyer를
처음 발견한 김상현박사였다.

"하도 집요하게 연락을 주시니 이렇게 뵙고 있습니다만,  이 사실이 알려지면 기자님 신분도
위험해 지게 됩니다."
"짐작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현재 정부의 '요주의 인물'로 분류되어 감시 받고 있습니다.  집 지하실 뒷문으로 몰래
빠져나왔으니, 오래 자리를 비우지는 못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여기,  제가 그동안의 상황을 기록한 노트가 있습니다.  이것을 보시면 상황을 이해 하실 수
있을겁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 사실이 알려지면 너무나 많은 사람이 다치게 될것 같아 걱정입니다.  또한 제가
옳게 하는 행동인지 확신도 서지 않구요."
"저도 나름대로 조사를 해서 상황을 거의 알고 있습니다.  김박사님께는 그저 확인만 받으려
는 겁니다."
"알고계신 그 대로 입니다."
"네...    한 가지 궁금한게 있는데...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네, 말씀하세요.  제가 답변 드릴 수 있는거라면..."
"박사님이 발견하신 혜성에 대해  박사님의 이름을 붙이는것을 거부 하셨다던데.. 그게 사실
입니까?"
김박사는 대답대신 소리없이 웃었다.
이윽고 이어진 대답.
"인류에게 대 재앙을 몰고올게 분명한 발견을 한게 뭐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거기에 제 이름을
붙이겠습니까?  훗날 두고 두고 저주의 대명사로 불릴게 뻔하지 않습니까?  제 이름은 커녕
그 혜성의 이름을 짓고 싶은 생각 조차 안 생기더군요."
"그러셨군요...."
"결국 저 대신 다른 학자들이 붙인 이름도 좋지 않은 의미를 가진것으로 선택하게 되었지요."
"네...."
"이제 차를 돌려서 역에 내려 드리겠습니다.  남의 눈에 띌 수 있으니 저는 내리지 않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몸 조심하십시요.  그리고, 어떤 일이 있든  박사님은 연루 되지 않도록 하겠
습니다.  걱정 마세요."
"걱정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모두에게 같은 운명이 닥칠텐데요...."

 

2009년 10월 30일.

 

모 일간지 1면 기사.

"혜성 Destroyer" 지구를 스쳐 지나간다.
 지구에 대 재난 닥치게 될것.

지구와 충돌없이 먼 위치를 지나갈것으로 알려졌던 혜성 Destroyer가, 지구와 달의 2배 거리를
'스쳐'지나가게 될것이 거의 확실한것으로 밝혀졌다.
본지가 국내외 각계 천문학자로부터 확인 하고, 직접 컴퓨터 모의 실험을 통해 확인 한 바로는
애초에 지구로부터 먼 거리를 비켜갈것이라던 NASA의 발표와 달리 지구와 달의 2배 거리를
스쳐지나갈 것이 확실하며, 이에따른 궤도 혼란 및 중력의 영향, 또한 지구가 문제 혜성의 꼬리를
스쳐지나가게 될것으로 보여 전 지구적인 재난이 예상된다.
본지는 이 사실에 대해 정부 당국에 확인을 요청했으나, 당국에서는 부인하고 있다.  또한 NASA
에서도 애초에 발표된 사실만을 확인 하고 있다.

 

2009년 10월 31일 저녁 TV뉴스.

 

"어제 xx일보 머릿기사로 나온 혜성과관련된 재난 기사와 관련해서 정부 당국자는 터무니 없는 사실
로 국민을 공포에 떨게한 xx신문에 대해 허가 취소와 함께 소송을 적극 검토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본 방송 취재팀은 국립천문대 황병수박사의 도움을 받아 천체 모의 실험을 해본 결과, 문제 혜성은
최소한 지구와 달 거리의 20배의 거리를 지나가게 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취재팀이 만난 많은 시민들은 이에대해 한결같이  자사의 구독률을 높이기 위해 국민들을 공포의
도가니에 몰아넣는 xx일보에 대해 비난했습니다."

 

2009년 11월 15일 저녁 뉴스 후 일기예보 방송.

 

"요즘들어 날씨가 많이 추워 졌습니다.  감기에 주의 하셔야겠지만, 규칙적인 운동도 게을리 하시지
말아야겠습니다.   오늘은 요즘 남쪽하늘에 나타나기 시작한 인류 최대의 혜성 Destroyer를 관측
하는 아마추어 천문인들을 만나 보았습니다.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혜성 Destroyer의 존재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그간 어두운 색으로,
태양 광선을 흡수하여 거대한 크기에도 불구하고 육안으로 관측할 수 없던 Destroyer가 그저께부터
꼬리를 만들며 시야에 나타나기 시작하여, 현재 밤 하늘에서 가장밝은 별로 밤하늘에 위용을 과시하
고 있습니다.   해진 후 남서쪽 하늘을 보면 하늘에서 가장크고, 긴 꼬리를 날리는 혜성의 모습을 육안
으로도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예로부터 혜성은 인류에게 전쟁과 질병을 가져오는 불길한 천체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21세기를 사는 지금, 혜성은 단지 우주를 떠도는 얼음덩어리에 불과한것으로
미신과 같은 불안을 가지실 필요는 없겠습니다.   오늘저녁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혜성을 관측 하시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이어서 날씨를 알려드리겠습니다."

 

- 2009년 10월 15일  맑음.


  오늘 저녁 TV에 드디어 '파괴자'에 관한 뉴스가 나왔다.
  "인류 최대의 우주쇼..."
  인류의 종말을 몰고올 천체를 처음 맞이하는 지구인의 멘트는 그것이었다.
  문득,  내가 너무 오래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2009년 12월 31일.

 

앞서서 혜성 Destroyer의 지구 위협건을 발표했던 xx일보는 결국 허가 취소되고, 발행인과 담당
기자는 소송에 걸렸다.
이후 각 방송과 신문 등에서는 약속이나 한듯 "전문가의 의견"을 앞세워 위협이 없을을 홍보했으며,
인터넷을 통해 간간이 "지구종말설"이 돌았으나, 그저 터무니 없는 종말론을 신봉하는 인물 정도로
매도되고, 지식인들로부터 "무식한사람"으로 비난을 받으며, 더 이상 같은 글을 올리지 못하게 되어
한때의 깜짝 쇼로 끝나 버렸다.

그해,  유난히 잦은 세계적 천재지변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사상 최대의 호경기"를 만끽하며 새해에
대한 기대를 안고 연말을 맞았다.

이제 혜성 Destroyer는 점점 빠른 속도로 크고 밝아져서 낮에도 볼 수가 있었다.
모 제과사에서는 이 혜성을 "사랑을 맺어주는 심볼"로 상징화 하여 제품 판촉에 이용하여 큰 매출을
올리고, 많은이들은 오히려 희망의 상징으로 인식하기 시작 하였다.

 

- 2010년 3월 17일.

 

조간 신문에 한 사람의 자살 기사가 났다.

"어제 새벽 2시 서울 S대에서 이 학교 경비원 김모씨는 새벽 순찰중 이 학교 연구실 앞에서 피를 흘리
며 쓰러져 있는 최모 교수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최교수는 발견 당시 이미 숨져 있었으며, 5층 연구실의 창문이 열려 있고, 책상에 아내앞으로 남긴 유서
가 발견된것으로 보아 자살한것으로 보입니다.
학교측은 평소 앓고 있던 신병을 바관하여 자살한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이와 관련하여 자살로 보고 수사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본지에서 취재한 바에 따르면 평소 최교수를 잘 아는 제자들은 알려진 병이 없으며, 맡고 있던
 연구와 관련해서 학교측과 심한 마찰이 있었다고 합니다."

 

- 2010년 3월 22일 모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

 

 작성자 : 진실은저밖에서...

* 얼마전 자살한 S대학교 최학도 교수님과 관련하여 진실을 밝혀드립니다.
   뉴스에 나온대로 최교수님은 신병을 비관하여 자살한게 아니고, '파괴자'혜성에 대해 연구하던중
   학교측에서 연구 과제에 대한 지원을 취소 하였고, 이와 관련하여 학교측과 심각한 마찰을 빚은것
   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살하던날도 최교수님은 학장실에 불려가서 심한 말을 들었으며,  그날 오후 모르는 사람들이
   연구실에 찾아 왔었던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교수님은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절대 자살하실분이 아닙니다.
    그날도 사모님과 함께 결혼기념일 제주도여행 일정을 잡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최교수님이 뛰어내리셨다는 창문은 너무 좁아서 비집고 뛰어내릴 만한 공간이 아닙니다.

    여러분!,  진실은 밝혀져야 합니다.
 
- 2010년 4월 8일.

 

혜성 Destroyer의 크기는 이제 거의 달에 육박하게 되었다.
한낮에도 볼 수 있능 정도로 크고 밝게 되었으며, 어떤 때는 대낮에도 하늘에서 달과 함께 나타나서
긴 꼬리를 드러내어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관측하기 좋은 바닷가에는 주말이면 많은 이들이 망원경과 카메라를 들고 찾아와 장사진을 치며
촬영에 열중했다.
이제 혜성 Destroyer는 전 지구인으로부터 가장 관심받는 스타가 되어 관련 영화와 사진집등이
만들어졌고, 관련 경제 파급효과도 어마어마한 지경에 이르렀다.
한편에서는 불길한 혜성의 이름을 버리고 더 사랑스러운 이름으로 정하자는 여론이 일었고, 국제 천문
학회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발표가 나왔다.

 

- 2010년 5월 22일.

 

하와이 킬라우에 화산이 대 폭발을 일으켰다.
화산재가 도시까지 날아들어 사람들이 다쳤고, 주민들이 대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 2010년 6월 2일.

 

필리핀에서도 일주일 사이에 8군데의 화산이 연달아 폭발했다.
이란에서는 진도 9의 대 지진이 일어나 수10만명의 사상자가 생겼다.
일본에서도 아소산이 폭발하였으며, 여러곳에서 크고 작은 지진이 발생했다.

 

 

- 2010년 6월 14일.
 
남태평양에서 발생한 태풍 "하나미"가 북반구를 향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일찍 더워진 날씨에다, 지난겨울에도 수온이 30도를 웃돌은 대양의 이상 고온 현상이 겹쳐져서
사상 유례없는 대규모의 태풍으로 발전하여 전 세계의 언론사에서 이 태풍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 2010년 6월 21일.

태풍 하나미는 대만을 거쳐 중국 동해안을 따라 북상했다.
일반적으로 태풍은 내륙에 접어들면 세력이 약화되지만, 이번 태풍은 중국 동해안을 따라 다니며
세력을 계속 유지하였다.
이윽고 계속 북상하여 산동반도를 뚫고 서해안을 거쳐 인천을 통해 한반도에 상륙햇다.

이후 이 태풍은 한반도 중부를 강타하고 동해안으로 빠져나갔다.

이틀 후....

"역사상 최대 규모의 특A급 태풍.  한반도를 휩쓸고 지나가다."
"수도권 완전 기능 마비, 전지역 정전사태, 가옥 100여만 채 파괴... 방송국및 관공서도 파괴되어
 사실상 행정기능 마비"
"원자폭탄 10여개를 한번에 맞은듯..."
"정부는 피해를 집계조차 못하고 있으며, 국가 비상사태 선포를 검토중"
"UN에 지원을 요청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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