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한적한 야외 낚시터

봉산의대가 작성일 12.08.24 00: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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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게 반말로 쓰겠으니 이해 감사합니다^^


 


 


 




본인은 중학교 때부터 낚시터를 자주 가곤 했어.



처음에 입문할 땐 비교적 쉬운 민물 낚시부터 배웠지.



그러다가 어느 사건 이후로 민물낚시터는 근처도 안가.



게다가 저수지만 봐도 소름이 돋을 지경이야. 그만큼 무서운 경험을 했거덩...


 


 




이 민물낚시라는게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생각을 정리하는데 굉장히 도움이 돼.



그래서 그런지 비교적 조용하고 한적한 곳을 찾아다니게 돼더라구...



내 기억으론 고등학교 졸업한 직후였던거 같아.



그때 친구들 2명과 같이 트럭 한대 몰고 텐트 하나 챙겨서 채비라고는 낚싯대하고 라면 몇 봉지가 고작...



여기저기 물색하던 중에 김포에 어딘지 모를 마을에 저수지에 도착했지.



유료낚시터는 부담이 있었기에 그냥 남들 안가는 수질도 좀 않좋고, 입지도 형편없어서 불빛 하나 없는 그런 곳이였어.


 


 



거기에 휴대폰도 안터지는 그런 곳.


어차피 낚시할땐 전화기 꺼놓고 낚시하니깐 오히려 괜찮겠다 싶었지.


 


 




너무 외진 곳인데다, 초입에 써 있는 '수심 깊은 곳 ,수영금지' 란 푯말이 좀 주눅들게 했지만 그냥 그런대로 조심만 하면 괜찮겠다 싶어서 채비를 펴고 낚시대를 드리웠지.



그렇게 한참을 생라면 안주삼아 소주 빨면서 낚시를 하는데 의외로 고기가 잘 건져지더라고...



근데 친구 한 놈이 말하길...


 



"야. 자살사고 많은 곳에 고기가 잘 잡힌다드라.ㅋㅋ"


 



이러면서 농담조로 말을 꺼냈는데 순간 온몸에 소름이 쫙~돋드라.



그래서


 



"야이~ 개쉑이야. 형님들 낚시하는데 무섭게 그런 말 왜 꺼내냐!"


 



하면서 핀잔 줬더니 삐졌는지


 



"나 잘란다"


 



하면서트럭에 들어가서 쳐 자드라고...


 


 





한 두시간 쯤 지났을까?


시간은 새벽 3시정도 됐을 즈음...


 


 








트럭에서 '쿵!..쿵!..쿵!..' 소리가 나는거야.



"야. 이거 뭔소리냐??"


 



"글쎄? 트럭에서 나는데?"


 



트럭으로 슬렁 슬렁 가보니깐 자러 들어간 친구 놈이 트럭 창에 지 머리를 짖이기고 있더라고...


 


 




아놔~ 조낸 후덜덜해서 문 열고


 



"얌마!! 뭐해!!"


 



하면서 흔들어 깨우는데 이놈이 눈이 돌아가서 침까지 흘리면서 경련 비슷하게 몸을 앞뒤로 흔들고 있는거야.



너무 무서워서 싸닥션을 몇 대 후리니깐. 그때서야 정신이 좀 돌아오는지 눈물까지 글썽이면서


 



"가자...가...자......가라잖아........끄윽..끄윽...ㅅㅂ 가자."


 



하면서 숨 넘어가는 소리로 중얼 거리는거야.


 


 





생전 그런 경험도 처음이고 너무 무서웠기에 앞뒤 안 가리고 채비 챙겨서 갈 마음에


 



"야야!! 넌 낚시대 챙겨. 나 이 색퀴 지키고 있을께"


 



라면서 친구 한넘을 채비 챙기라고 보냈지.



근데 채비 챙기러 간 색퀴가 이번엔


 



"야야야!! 일루와봐!! 야!!!!!"


 



하면서 막 소리를 지르는 거야.



아놔. 이번엔 뭔일인가하고 진짜 무서워서 눈물이 찔끔 나오고 오금이 저려오드라.



그래서 낚싯대 던진데로 가 봤더니...젠장... 낚시대가 없네.


 



"아놔 ㅅㅂ 낚시대는??"


 


"몰라. ㅄ아...그냥 없어졌어. 야. 가자 그냥 가자. 내일 와서 찾든가."


 



이젠 일단 거길 벗어나야겠다는 생각만 들더라.



낚싯대고 뭐고 팽개치고 일단 차에 부랴부랴타고 시동을 거는데 시동이 안걸려.



아뿔사! 친구넘이 시동끄고 라디오를 틀어놓고 쳐자서 밧데리가 방전 됀거야.


 



차는 못 움직이고, 전화는 안터지고, 친구 한넘은 자꾸 헛소리 중얼거리고...


진짜 생지옥이 따로 없드라.


 



일단 차분히 생각을 정리했지.


 


 





분명 친구넘은 간질 비슷한 증상일꺼다.


 



지금은 좀 안정됀거 같으니깐 큰 문제는 없을꺼다. 그리고 어차피 사람이 지나가지 않는 이상 여기서 벗어나기는 힘들거 같다. 오늘 여기서 어떻게 해서든 밤을 세우고 날이 밝으면 전화가 터지는 곳으로 이동을 하든가 지나가는 차를 잡아타서 여길 벗어나자.


 



차 안에서 문 잠궈 놓고 버티면 별일 없을거다. 설마 귀신같은거야 나오겠냐. 그래 그냥 버티자.


 




하면서 위안삼고 있는데 정말 못 참겠는건...


 


 







물에서 나는 회괴한 소리. 간헐적으로 첨벙첨벙. 하다가 갑자기 뭔가 휘젓는 듯한 소리에 또 첨벙첨벙...



공포영화에서 보면 사람이 꼭 확인 안해도 돼는 상황에서 확인을 하다가 봉변을 당하곤 하잖아.


 



우리가 딱 그 꼴이였어.




 



그냥 그런데로 버티면 됐는데 도저히 소리의 근원지를 찾지 않고선 맘이 놓이지 않을거 같더라고...


 



그래서 후레쉬 들고 물을 여기저기 비춰 보는데 기겁할 일이 벌어지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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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대가 물위에 둥둥 떠서 사방으로 휘익휘익! 하면서 뭔가에 끌려다니고 있었던거야.


 



그것도 세 개 전부 다 제각각 미친듯이 사방으로 휘적휘적...


 



물고기가 끌고 다닌다고 생각하기엔 움직임이 너무 격렬했어.


 



뭐랄까? 물속에서 누군가가 낚시대를 붙잡고 휘젓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그 낚싯대를 보고 있자니 정말 하체에 힘이 풀려 오줌을 찌릴정도로 극렬한 무서움이 우릴 덥쳐왔어.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날이 슬슬 밝아 오니까 낚시대 움직임도 더뎌지고 있었어.



시간을 보니 6시 조금 넘었더라고...


 


 





이미 날을 밝아 왔고, 낚시대도 움직임이 없어졌고, 새벽이라 그런지 슬슬 차가 보이기 시작하고, 때마침 지나가는 트럭 한 대를 세우고 부탁해서 점프하니 차에 시동도 걸리고...



이제 좀 맘이 안정됐다 싶어서 낚시대를 또다른 낚시대로 슬슬 건져냈지.



맘속으로 제발 큰 물고기가 걸려 있어라. 젭알.



어젯밤 일이 물고기의 소행이길...바라면서 낚시대를 건졌는데....건지지 말걸.ㅜㅜ


 


 







낚시대에 줄이 하나도 없이 낚시대만 건져져서 나오는거야.


 



아는 사람들은 알거야. 아무리 물고기가 힘이 세도 낚시대에서 낚시줄을 끊기란 얼마나 힘든지...



그것도 세 개 전부다.


 


 





어제 너무 무서운 경험을 해서 이번엔 별로 놀랍지도 않더라.



귀신이 그랬든 고기가 그랬든 일단 벗어난다는 생각에 안도하면서어제 경련 일으키던 친구넘 깨워서


 



"야...어제 너 왜그랬냐? "


 



하고 물어봤더니...그 넘 대답이


 



"몰라. 어떤 여자가 뒷통수를 부여잡고 창문에 머리를 줄창 내리 꽂았어.


귀에다 대고 상냥하게 '잘못 오셧네요.' 하면서 계속 내리 꽂았는데, 꿈인줄 알았어."


 



그리고 몇 미터 안 떨어진 곳에 쓰러져 있는 입간판.






사망 사건 잦은 곳 , 낚시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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