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지는 않지만, 제게는 정말 음산하고 오싹했던 경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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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전 제가 집안 사정으로 급하게 집을 떠나서 이사를 하게 됬습니다.
젊은 나이의 오기, 호승심과 패기가 앞서는 상황에서 독립을 결정한 것이였죠.
그러나 돈은 딸랑 80만원...
그래서 학교와 가깝지는 않지만, 그래도 집값이 싼 곳에서 무보증에 월세로 이집 저집
보다 보니 어느덧 해가 뉘엿거리며 넘어갈 때 였고,
중개업자분이 오피스텔에 좋은 집이 하나 있다고 보여준다해서 쫄래쫄래 갔습니다.
가보니 방도 괜찮고 나름 오피스텔이란 것에 환상이 있었던지라 30만원 계약금에
35만원 월세로 계약해버렸습니다. 거기에 중개비로 10만원이 나간 뒤 5만원만 남은
빈털털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냥 바닥에 가방을 배게삼아 잠을 청했죠.
다음날
휴대폰 알람소리에 깨보니 아침 7시였습니다. 알바를 8시 30분까지 가야됬기에 일어나
화장실가는 데 생각해보니 이상하더군요. 주변이 어둡고, 아침 7시 같지가 않은 겁니다.
왜그러지? 둘러보다 창문을 봤는데...
아뿔싸, 어두운 시간에 와서 봤던지라 창문 바로 앞에 공사장 천막이 쳐져있는 걸
몰랐던 겁니다. 어쨌든 씻고 출근준비 해서 밖에 나가보니 어두컴컴하고 저녁같았던 집과는 다르게
밖은 해야 창창하더군요. 그 때서야 깨달았죠. 아 조옷됬구나!
그날 저녁 집에 들어가는데 그 때 부터 건물이 스산하고 우울해 보인다고 해야하나요.
아 정말 집에들어가기가 싫더군요. 오피스텔에 들어가는 순간부터가 우울함이었어요.
(나중에 알게 됬지만 그 건물에서 엘리베이터에서 추락해서 죽은 사람들이 많다는 후문이...)
(제가 구했던 방입니다. 지금 봐도 오싹하네요 ㅠㅠ)
침대도 없고, 이불도 없는 상황에서 방바닥에 쭈그리고 잠들고 일어나고 했는데요.
저기 의자에 앉아 노트북을 할 때마다 가끔씩 쌔한 느낌이랄까, 갑자기 오한이 느껴진다고 해야할까요
그 느낌이 자주 나는 겁니다. 불 다끄고 누워서 자려고 하면 누군가 저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느낌이나고
그래서 불을 다 켜놓고 자고 그랬었죠. 그렇게 1주일이 지나니까 이건 사람 사는게 아닌 것 같더라구요.
몸도 무거워지고, 건물 들어서는 것도 무서워지고, 잠만 자면 가위눌리고 일어나면 아프고...
가위가 눌리면 방음이 전혀 안되는 방이었던 지라 양쪽 벽에서 서라운드 TV소리가 들려오는데요.
그 소리가 웅얼웅얼거리던 소리에서 쿵쾅쿵쾅하는 소리로 바뀌면서 가슴이 막 짖눌리는 느낌과 함께
막 뛰던게 아직도 생생하네요. 정말정말 섬뜩했습니다.
그렇게 생활하다가 도저히 안되겠다해서 근처에 있던 친구집에 들어가서 살았습니다. 친구가
방학때는 집에 가있는다고 해서 자취방에서 살겠냐고 하더라구요. 저는 얼싸좋다하고 들어갔죠.
오피스텔 집의 계약건은 계약파기로 돈은 그대로 다 날아가버리구요.
몸은 몸대로 상하고, 돈이 없어서 밥도 제대로 못먹고, 친구한테 돈 꿔서 라면으로 하루하루 버티고...
그렇게 친구집에서 1개월을 살다가 방을 구해서 나왔습니다.
아 지금 생각하면 정말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절이었습니다...
거기서 계속살았다면 정말 돌아버렸을지도 몰라요 ㅠㅠ
그! 런! 데!
오늘 어머니한테 문자가 왔어요. 집을 이사할건데 손이 있어도 크게 흉하지 않은 날하고 이사하는데
좋은 방향이 어떻게 되냐고 한번 인터넷으로 찾아보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이사 운세, 이사 방향 이런걸 찾다가 호기심에 제 나이와 방향으로 이사운세를 봤는데 왠걸
서남쪽: 징파방(재물의 손실이 있고, 직업에 손실이 있는 악운)
이런 운세더라구요. 제가 위에서 말한 집이 이사한 방향이 딱 서남쪽이거든요.
우연인지 손있는 날 이사해서 마가 끼어던 것 때문인지
이사했던 이때 시험 봤던 것도 잘 안되서 목표로 했던(제게는 절실했던)
성적우수장학금(대략 180만원)도 못타구요...거기다 생활고로 라면만 1개월을 먹고,
그런 것들이 한꺼번에 확 와닿으면서 소름이 확 돋더군요;;
이건 정말 말로 표현할수가 없었습니다...;;
운세는 미신이다하는데 저는 이걸 보면서 정말 ㅎㄷㄷ 했습니다.
그래서 어른들이 이사만큼은 꼭 운세를 보라했나 봅니다.
휴우... 어쨌든 지금은 쌀밥먹을 수 있다는 게 행복합니다. 비록 월급 날까지 단돈 1만원으로
버텨야한다는게 에러지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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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근데 부모님이 이사하는 나이와 방향이 안좋으셔서 걱정입니다...
PS2 아무래도 성당에 다시 나가는게 좋겠습니다. 요즘에 성당에 지나갈 때면 이상한 기분이 들었는데
저를 부르시나 봅니다 ㅎㅎ 기도도 하고, 성체도 받고 하면 조금 좋아지겠지 하는 마음에서 가보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