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 하신가요.
무서운 글터에 글이 많이 안 올라오네요.
제가 겪은 무섭지는 않지만 요상했던 짧은 이야기를 하나 올려봅니다.
전에도 이야기 하나 올리면서 썼다시피 저는 살면서 가위 눌린적도 뭔가 이상한 것을 본 적도 없어요.
지금 적는 이야기가 제가 살면서 유일하게 있었던 오싹했던 이야기입니다.
혼자 상상하다가 기분에 사로잡혀서 무서운게 아닌 그냥 주변때문에 쫄았던 유일한 이야기요.
저는 평소에 목욕하는것을 정말 좋아합니다.한증막이나 찜질방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따뜻~~~~한 탕에
들어가서 눈 감고 노곤할 때까지 있는것을 정말 좋아하죠.
얼마나 좋아하냐면 무더운 여름에도 한 달에 한 번정도는 목욕탕의 따뜻한 물을 즐기곤하죠.
제가 사는 동네가 신도시인데 상업지구(중심상가라고 부릅니다.사실 신도시라고 하기에도 오래됐어요^^;)에가면 건물 한 층에 목욕탕이 있어요.제가 그 목욕탕을 단골삼아서 거의 그 곳만 갔는데 그 이유는 주택가가 아닌 상업지구에 목욕탕이 있다보니 평일에가면 사람이 정말 없어요.주말 같은 때 사람들이 술마시고 놀다가 잠자러 갈 적에나 사람들이 좀 붐비지 평일에가면 많아봐야 10 명 안 팎 어떤때는 저 포함해서 둘 밖에 없거나 정말 심하게 사람이 없는 날은 저 혼자 있을때도 있거든요.그렇게 조용하게,샤워하는 사람들 조차도 없으면 가끔 물 흐르는 소리 빼고는
정말 개인 목욕탕이라고 할 정도로 느긋하고 조용하게 따뜻한 물을 즐길 수가 있는거죠.
그 일이 있었던 그 날도 평소와 마찬가지로 사람이 별로 없었어요.
후훗 역시~하면서 혼자 생각하고 느긋하게 몸에 비누칠좀 해서 씻어주고 발가락부터 전해지는 따뜻함을 느끼며 다리 하나씩 탕에 들어갔죠.
탕 구조는 동그란 탕 3개가 각각 느끼기에 미지근한 물 따뜻한 물 뜨거운 물 이렇게 있었는데 저는 중간인 따뜻한 물에 들어가서 포근하게 즐기고 있었죠.한 20 분 정도는 허리까지만 담그고 있다가 땀 좀 난다 싶으면 목 까지 담그고 머리랑 목으로 걸쳐서 누워있는거죠.어떤 자세인지 아시겠죠?
그렇게 또 10 분 정도를 눈 감고 즐기고 있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따뜻한 느낌이 몸에서 모두 사라지고 온 몸에 오한과 소름이 돋기 시작했어요.
어? 왜 이러지? 하면서 몸을 좀 빼서 다시 허리까지만 담그고 눈 감고 있었지요.
가끔 물 온도조절 때문에 찬 물이 탕 안에 들어오는데 그 찬물에 직접 닿아서 그런가하면서 가만히 기대고 앉아있었어요.한 2-3 분 앉아있었나....
분명히 손으로 물을 저어봐도 물을 떠서 얼굴을 씻어봐도 물은 따뜻한데 온 몸에 한기와 소름은 없어지지를 않더라구요.따뜻한 물에 있으니 몸도 풀리고 땀도 나야하는데 소름돋고 한기가 몸을 감싸니 땀도 안 나고 몸에 닭살 돋은 것만 보이더군요.그 차가움이 다른 차가움과는 달랐던게 겨울에 찬 공기에 닿아서 피부에 느껴지는 차가움이 아닌
피부 안 쪽부터 등골이 시린다고 하는 차가움이랄까..글로 설명하긴 힘든 그런 종류의 차가움 오싹함이 가장 가까운 표현같네요.해서 저도 모르게 눈이 떠졌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시선이 저절로 옆에 더 뜨거운 물이 있던 탕 한 쪽으로 가더라구요.당연히 저 혼자이고 들어온 사람도 없으니 모락모락 김이 오르는 뜨거운 물만 투명하게 있을 뿐 아무것도 없죠.시선이 그렇게 고정되어 있다가 한 10 초쯤 지났나 더 이상 못 있겠다 싶어서
비누칠하고 때좀 밀고 나가자 하고 탕 밖으로 나가서 앉은뱅이 의자에 앉아서 때를 미는데.
몸에 돋은 소름은 아직도 그대로라 때수건으로 문지를때마다 우들두들하게 걸리기만하고 때도 안 밀리고
결정적으로 아까 느꼈던 추위가 탕에서 나오니 더 심해지고 이상하게도 마음속에선 나가자 빨리 나가야되
빨리 이 목욕탕에서 나가고 싶어 나가야되 하고 저를 재촉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씻는둥 마는둥 그냥 물 한 번 끼얹고 나가서 몸 말리고 옷 입고 허둥지둥 나갔어요.
스스로 등 떠밀면서 서둘러서요.
그리고 붕어빵 사 먹었어요..붕어빵 팥 알갱이가 살아있어서 아주 좋았습니다.
한 2주일 정도 지나서 목욕탕갈까 ~생각하다가 따뜻함이 그리워 다시 그 목욕탕을 찾았죠.
전에 안 좋았던 느낌도 있었지만 늘 가던 발걸음은 저절로 그 목욕탕으로 향했고 좀 이상했던 경험으로 그럭저럭 머릿속에선 지워지기 시작하고 뭐가 어쨌든 몸은 따뜻하고 포근한 그 느낌을 원하니까요.
오늘도 역시 사람이 없고 저 혼자 있네요.아이고 좋아라 내가 이 맛에 여기 목욕탕오지~
항상 그렇듯 몸 좀 씻어주고 탕에 들어가서 기대고 누워있었어요.
아~~좋다 이 느낌이야~하면서 눈 감고 즐기고 있었죠.
한 10 분정도 있었나 누가 어깨를 툭툭 건드리는겁니다!!!!
놀래서 고개를 돌리고 보니 목욕탕 주인아저씨더군요.
아~씨 뭐야...
왜 그러세요?하고 물으니 혹시나해서 건드려 본거랍니다.
혹시나 뭐가요?하고 다시 물으니 혹시 죽은거 아닌가해서 건드려봤답니다.
순간 기분이 나빠져서 아뭐에요 죽긴 누가 죽어요.라고 말하고 다시 돌아앉았지요.
아저씨가 돌아나가면서 하는 말이 한 달쯤 전에 탕에서 사람이 누운채로 죽은 적이 있어서 혹시나 또 그런건가
해서 그런거에요.미안해요 하더군요.
그 얘기를 듣고 아 그런일이 있었어요?하고 다시 눈 감고 한 2초 있었나..
저 순간 헉!!!!!!!!!!!!!!!!!!!!! 했습니다........
한 달쯤 전에 탕 안에서 죽은 사람이 있었다는 얘기와 제가 전에 겪은 그 일이 다시 생각나는 겁니다.....
내가 괜히 그런 이상한 느낌이 들었던게 아니었구나.내가 실제로 뭔가를 느낀거구나!!!!!!
내 몸은 나도 모르게 뭔가를 느꼈던거구나!!!!아오 썅!!!!!!!!!!!!!!
그 얘기를 듣고 욕조를 뒤로하고 또 대충 물 끼얹고 나와서 밖으로 나섰습니다.
또 붕어빵 사 먹었구요.팥 알갱이는 여전히 살아있더군요.
단순히 우연으로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아니면 실제로 제가 뭔가의 존재를 느낀건지 확실하게는 모르겠습니다. 아마 그 누구도 얘기해 줄 수는 없겠지요/
실제로 저한테 어떤 피해가 온 것도 아니니 그냥 살면서 이야기꺼리가 하나 늘었다고 할까...
저로썬 신기한 경험이었죠.다만 개인목욕탕 느낌이 드는 그 목욕탕은 이젠 안녕~
좀 사람이 많기는 하지만 천 원 더 비싸기는 하지만 다른 목욕탕으로 옮겼습니다.
목욕후에 붕어빵은 여전히 사 먹고 있구요.
다른 동네에 사는 형 한 분과 같이 목욕탕 갔다가 이 얘기가 생각나서 해드렸는데 그 뒤로 새벽에 목욕탕을 못 가신답니다.^^;
같이 목욕탕나와서 소고기 사 먹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