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초등학교 겪었던 이야기입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일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아직 컴퓨터도 집집마다 보급이 안되고 저녁에는 게임기 하기를 힘들었던 여름이였던걸로 기억이 납니다.
저는 저녁을 먹고 집으로 나와 자전거를 타고 동네 아이들과 모였습니다.
저녁 밤 바람이 시원해서 친구들과 자전거를 타고 가까운 초등학교로 자전거 드라이브를 갔습니다.
소화도 시키고 할겸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초등학교 울타리 옆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울타리 옆에는 꽃과 풀 둥그런 조그만 나무 같은 것을 해놔서 밤인데도 꽃냄새도 나고 풀냄새도 나고
개구리 울음 소리를 들으며 드라이블 즐겼습니다. 무서운 것은 학교 입구에만 전봇대 전등이 있었고
가는길에는 전등이 없었죠
초등학교 정문 입구에 다다를때 쯤 저 반대편에서 할아버지 한분이 자전거를 타고 오고 계셨습니다.
어두워서 동네분인지 다른 동네분인지도 몰라서 인사도 못하고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타고 계신 자전거는 시골에서 어른들이 타고 다니는 짐 자전거였고 멀리서 볼때는 몰랐는데
가까이에서 보니 뒤에 할머니가 자전거 속도를 맞춰서 걸어오시고 계셨습니다.
우리들은 왜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자전거 뒤에 태우고 가시면 되는데 그냥 가시지 하고 이상한 할아버지네 하고
초등학교로 들어갔습니다. 밤에 불꺼진 학교는 정말 무섭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이랑 학교를 혼자서 한바퀴 돌고 오기
이런저런 것을 하면서 귀신나온다고 친구 혼자두고 도망도 치고 하면서 놀다가 이제 동네가서 놀자고 자전거를 타고 나왔습니다.
그렇게 학교에서 나와서 그 어두운 울타리를 지나가는데 학교 울타리 끝에 다 왔을때쯤
갑자기 울타리 옆에 있던 풀 숲이 부스럭 거리더니 아까 학교에 들어가기전에 봤던 자전거 뒤를 따라가던 할머니
그 할머니와 똑같은 옷차림의 할머니가 풀숲에서 확 튀어나오시더니 엄청나게 빠른 걸음으로 동네로 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 저 놀란 상태로 그 자리에서서 빠르게 가시는 할머니를 쳐다만 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 동안 아무말도 안하고 있다가 '저 할머니 귀신아니냐?' 아니다 '할머니가 아까 지나가시다가 급하셔서 풀숲에서 볼 일을 보신거다' '할머니가 일 보시다가 우리가 오니깐 창피하셔서 갑자기 가신거다'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 한동안 학교를 가면서 그 자리를 지나갈때마다 이 이야기를 쭉 해오다가 어느 새 점점 잊혀지더군요
벌써 십년이 훨 씬 넘은 이야기이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왜 할아버지는 자전거 뒤에 자리가 있었는데 할머니를 태우지 않았을까?
그리고 허리 구부정한 할머니가 자전거가 천천히 가도 걸어서 따라가기 힘든 자전거를 바짝 붙어서 따라 갈 수 있었을까?
또 할머니가 풀 숲에서 나오신 뒤 그 자리에서 마을 까지 초등학생이 빨리 뛰어도 20~30초 되는 거리를 할머니가 어떻게
금방 마을까지 갔을까?
그래서 다시 생각해보니 과연 귀신일까? 아니면 볼 일을 보시던 할머니 일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