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왕복선이 달에 세 번만 갔다 오면 인류가 1년 동안 쓸 에너지원을 얻을 수 있다."
중국의 달 탐사 계획을 책임지고 있는 어우양 쯔위안 중국과학원 원사(수석 과학자)는 지난해 10월 달 탐사 위성 '창어 1호' 발사에 성공한 뒤 이렇게 말했다.
◆금보다 300배 값진 달 자원 '헬륨3'=미국 MSNBC 방송은 최근 "미국·중국·러시아·인도·일본 등 세계 각국이 앞다퉈 달 탐사 경쟁에 나선 이유는 차세대 핵융합 발전의 연료로 알려진 헬륨3를 확보하려는 목적"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공학 전문지 '포퓰러 미캐닉스(Popular Mechanics)'도 최신 9월호에서 "NASA의 달 유인(有人) 기지 건설 계획은 헬륨3를 채취하려는 의도"라고 보도했다.
헬륨3는 헬륨의 동위 원소로 달에는 풍부하지만 지구에는 거의 없는 자원이다. 태양으로부터 날아 온 헬륨3 원자가 달에는 45억년간 고스란히 쌓인 반면, 지구는 자기장의 영향으로 튕겨 나갔다.
헬륨3와 바닷물에 풍부한 중수소(deuterium)를 핵융합시키면 막대한 전기 에너지가 발생한다. 1g의 헬륨3는 석탄 약 40t이 생산해내는 정도의 전기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헬륨3를 이용한 핵융합 발전은 핵분열 방식의 원자력 발전소와 달리, 방사능 폐기물을 거의 발생시키지 않는다.
미 위스콘신대 핵융합 연구소의 제럴드 쿨친스키(Kulcinski) 교수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라고 가정할 때, 1t의 헬륨3 가치는 100억 달러(약 10조4000억원)에 이른다"며 "달에서 채취해 가져오는 비용(약 8억달러)을 감안하더라도 경제성이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2020년까지 헬륨3 기지 건설=NASA(미 항공우주국)는 내년 초, 달자원 탐사 위성 'LRO(Lunar Reconnaissance Orbiter)'를 발사하고, 2024년까지 사람이 상주(常住)하는 달 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러시아는 이보다 앞선 2020년까지 달에 헬륨3 채취 기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인도 우주연구소(ISRO)는 오는 10월 발사할 예정인 달 탐사 위성 '찬드라얀 1호'에 헬륨3 함유량을 조사하는 장비를 탑재한다. 궤도 위성에서 소형 미사일처럼 생긴 탐사 장비를 달에 발사한 뒤 표면의 성분을 조사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현재 연구 단계인 핵융합 발전이 2050년쯤에야 실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2024년 완공 예정인 미국의 달 기지에서 우주인들이 채굴 장비로 자원 채취를 하는 모습의 상상도. 달 표면에 풍부한‘헬륨3’를 미래 에너지원으로 개발하려는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다. /NASA웹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