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야기] 군시절 가위눌린 이야기

선비다 작성일 13.07.31 07: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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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내가 근무하던 부대는 충남 태안군의 외딴 섬꼭데기의 부대였음.

섬이라고는 해도 다리가 육지와 연결되서 사실상 육지나 마찬가지인 섬이었는데.

이 기지가 참 웃긴데 내가 첨 전입왔을때부터 선임들이 말하기를 우리기지는 저주받은 기지라고

외출나갈때나 휴가때 산타고내려가서 올려다보면 이상하게 화창한 날도 기지쪽만 우중충하다고 했었음.

물론 기지에서 생활이 힘들어서 더 그렇게 느낀걸수도 있겟지만.

암튼 내가 여기 왔을때부터 가위에 눌린건 아니었음.. 정확히 말하자면 가위눌릴 기세가 없었음.

이등병 일병때 푹잘수가 있었나.. 누우면 다시 깨우러오고 가뜩이나 입대하는 인원이 적어져서

내가 전입왔을때 부대에 6개월만에 들어온 신병이었으니 말 다한거지..

암튼 처음으로 가위 눌린건 내가 분대장 견장을 달고나서였어 난 선임과 6개월차이가 나서 상병 1호봉인가 2호봉때

견장을 차게 됬는데 내가 맡은 보직이 야간에만 근무를 서는거다보니까 오침을 자는경우가 잦았어.

밤에 막교대할때 자는건 금방잤다가 금방일어나서 가위눌릴 틈이 없었지만 오침은 편하게 푹 자는거라서

가위에 몇번 눌렸었지.

첫번째 가위는 누가 내 배를 손가락으로 쿡 찌르는 느낌이 들더라고 근데 느낌이 어땟냐면 그냥 손가락으로 찔럿을뿐인데

온몸이 그 손가락 끝을 통해서 사아악 하고 식으면서 소름돋는기분이었어.

근데 난 본래 가위눌릴때 막 물리적으로 무슨 느낌을 받진 않고 항상 주변에서 막 시끄러운 소리가 정신없이 들려서

눈을 꼭감고 있었는데 이날은 진짜 아무소리도 안나고 고요하게 누가 손가락으로 배꼽부분을 찔러서 뭐지하고 눈을 살짝

떳다. 근데 내배쪽위에 어떤 할아버지가 한복을 입고 아빠다리를 한상태로 둥둥 떠있더라

그리고나서 난 식겁해서 눈감고 있었고 그다음에 갑자기 가위가 풀렸음..

 

두번째 가위는 역시 오침때였는데 이건 좀 독특한거야.

여느때와 같이 가위에 눌렸어 이번엔 위에말한 할아버지 귀신같은거가 아니라 내가 맨날 눌리는 그 가위였어

사방팔방에서 이상한 소리들이 정신없이 들려서 난 눈을 꼭감고 기도를 했다 나같은경우는 엄마가 불교신자라서

나무아미타불만 열심히 외웠지 그리고나서 일어났는데 내 침대 건너편에 후임한명이 일어나있더라 오침시간에

그래서 왜 일어나있냐고 물어봤더니 옆으로 돌아누워서 자고있다가 살짝 눈이 떠졋는데 창가쪽 침대 밑에서 검정색 발이 정신없이 빙글빙글 돌면서 왔다갓다 했더래 근데 그쪽자리는 현재 신병이 안들어와서 빈자리인데다 발소리가 들려야하는데 발소리가 안들렸다는거야 근데 이넘이 겁이많아서 그상태에서 얼어붙은거지

근데 갑자기 그 정신없이 빙빙 돌던 발이 갑자기 멈추더니 내자리 쪽으로 이동하더래 근데 창가쪽 침대랑 내 침대사이에는

TV다이가 있어 근데 그걸 투과하고 갔다는건 이건 귀신인거지.

그리고나서 내가 신음소리 냈다고 하더라고

 

세번째 가위는 마지막으로 눌린건데 특이하게 내가 밤근무 설때 눌린가위였어.

근데 이게 지금도 가위인지 모르겟다. 암튼 내가 병장때 겪은건데. 여느때와같이 난 근무서고 들어와서 자고있었다.

얼마나 자고있었는진 모르겟는데 갑자기 날 존나 쎄게 흔들더라

그래서 아 뭐지 하고 일어났는데 레이더1반 분대장이 와서 날 깨웠더라;;

그래서 무슨일이냐고 물었더니 근무시간 지났다는거야 ㅡㅡ; 그래서 난 깜놀해서 부사수 깨우고 둘이서 

정신없이 옷을 입고있었지.

근데 내가 정신없이 옷을 입고있는데 갑자기 "뭐하십니까?" 이러더라 ㅋㅋㅋ

부분대장이랑 걔 사수가 뭔일이지 하고 날 보더라고

그래서 내가 나 근무시간 지나서 지금 환복중이라고 했더니 자신들이 지금 근무라는거야

그래서 뭐지 나 놀려먹으려고 한건가? (당시 내가 분대장중 짬이 젤 안되서 심심하면 나가지고놈 ㅡㅡ)

하고 그냥 잤다

그리고 여기서 반전 내가 근무시간이 되서 환복하고 나왔는데 레이더1반애들이 졸린눈으로 나와서 상황실로 어기적대더라

그래서 내가 1반분대장한테 "ㅇㅇ병장님 혹시 아까 저 깨우지 않으셨습니까?" 라고 물었더니

자기는 자고있었다고 했어 그때 등에 소름돋음;;

그도그럴게 내가 잠결에 사람 잘못봤을수도 있겟지만 목소리나 키 형체같은거 다 레이더 1반 분대장이었어..

그리고 나중에 간부몰래 cctv영상 확인해봤는데 그시간대에 우리 분대쪽으로 아무도 안왔어.

레이더 4분대 분대장이 우리 부분대장이랑 부사수 깨우러 왔다가 나한테 장난쳤을수도 있는건데 부분대장이랑 부사수가

알아서 일어난거였어.

내 가위눌림은 이 사건이후로 없었음 

마지막으로 내가 담당하던게 유류계였는데 유류창고가 참 후지게 만들어져서 맑은날도 축축하고 암튼 기분나쁜 장소였음

근데 그 축축한 장소에서 1년 365일내내 항상 뽀송뽀송한 자리가 있었음. 청소한다고 물뿌려놓으면

다른곳은 치적치적한데 그자리만 다음날가면 둥그렇게 뽀송뽀송하고..

난 그자리가 귀신자리라고 생각했음..

 

 

암튼 여기보니까 다들 개인 체험담같은거 하나씩 썻길래 나도 한번 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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