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글입니다
과거에 자살귀신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는데
여기저기 퍼날라졌더군요
이번이야기는 귀신의 존재를 처음 확인했을때의 일입니다
거의 이십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나 기억은 흐릿하지만
중요한 부분은 기억하고있으니 아마 이야기에 어색함은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릴적 시골에 가게 되면 사촌들과 어울려 이곳저곳 뛰어 다니며
놀았습니다 서울에 살아 그런지 시골에서 뛰어 노는게 그렇게 재미있더군요
한번은 시골집 근처에서 놀다 근처에있는 동산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어르신들이 한번씩 오르지말라고 했는데
꼬마아이들이 그런걸 신경쓰겠습니까?
산에 오르다 둘러보니 나무에 빨간 부적이 하나씩 붙어 있더군요
알록달록한 동앗줄을 걸쳐놓기도 하고요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었는데 산정상에 가까워지니 바람도 불지 않는것
같았습니다
'이제 정상인가?' 싶은 마음이 들때쯤
바람이 멈춘것같았습니다 그리고 눈앞에 기괴한 흉가가 보이더군요
앞마당에서 자그마하게 농사도 지었는지 흔적만 아주 조금 남아있었습니다
흉가는 나무로 기둥을 세우고 양철로 지붕을 덮은 오래되어 보이는
집이었습니다 그런데 집외벽과 기둥에 온통 부적이 붙어 있었죠
부적은 노란바탕에 빨간색으로 써놓았는데 붙여놓은지 오래되었는지
너덜너덜하고 꼬질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집주위에 이중삼중으로
오색동아줄이 둘러져있었고요
그당시에 사촌형 하나와 동생 하나와 함께 산을 올랐었는데
흉가가 앞에서니 형제들 앞에서 뭔가 뽐내고싶은 마음이 들어
아무렇지도 않게 흉가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사실은 오금이 떨렸죠
전에 쓴글에서 이상한 느낌이 있다고 말을 했는데
사실 그 이상한 느낌은 이 흉가에 들어서며 느낀걸 기억한겁니다
밧줄을 지나 흉가 입구에 서자
오싹오싹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자세히 볼땐 몰랏는데 부적의 글씨가 마치 피처럼 쓴것도 보이고
주위가 적막한게 으스스했죠
여기까지 왔으면 돌아가야 했는데
저는 기여코 흉가마루위로 올라가 방안을 흩어 보았습니다
머리만 빼꼼 넣어서 고개와 눈으로 방을 흩어보는데
원래있던것처럼 앉아 있던 귀신과 눈을 마주쳤습니다
그 이상한건 형상은 애매한데 쭈구려앉아 있는것 같았고
눈은 보라색이었습니다 표정은 잘보이지 않았지만
웃는것처럼 보였죠
그걸 보는순간 뭔가 크게 잘못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순간 온몸이 경직되었지만
바로 몸을 돌려 흉가 밖으로 나왔고 시골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사촌들은 제 얼굴이 굳어진걸 보았는지 그다지 말도 나누지 않았습니다
돌아가는내내 제가 본게 헛것이 아닌지 내내 생각했지만
너무 생생히 봤기에 무서운 마음만 커져갔습니다
어떤 논리를 통해 얻어낸지 모르겠지만 보는순간
'살아있는게 아니다' 라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에 더더욱 무서웠습니다
마당을 지나 시골집안으로 들어가는데 마당에 있던 백구가 미친듯이 짖어
대더군요 원래 사람이랑 장난 치는걸 아주좋아하는 순한놈인데
제가 뭘잘못했는지 아는것처럼 짖었습니다
사촌들과 집안에 들어갔고
저는 할머니께 흉가에 다녀온걸 이실직고했습니다
어르신들이 흉가에 다녀오신걸 알게 되었고 크게 혼줄이 났습니다
저는 잘못한것에 대해 혼이 났으니 이제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저녁밥을 먹고 잠에 들었죠
다음날이 되었고 아침과 점심밥을 먹고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왜인지 집안이 시끌시끌했는데 그당시에는 무슨일인지 궁금하지도
않았습니다
집에 돌아와 어머니께 여쭤보았습니다
왜 그집에 가지말라고 말을 했는지요
이때 들은 이야기가 어마어마했었죠
그집에 귀신이 붙었는데 원래살던 8가족중 6명이 죽고 2명만 살아 나갔답니다
귀신뗄려고 사방팔방알아보았지만 가족들이 순식간에 죽어나가자
별수도 못쓰고 있엇는데 그 집안 사람이 저희집에 들어와 귀신을 떼고
나갔다는겁니다
어떻게 시골집에서 귀신을 떼었는지 궁금하던 차에 어머니가
하시는 말씀이 시골집을 처음지을때 집터에 영물이 자리를 잡았기에
그 터위에 집을 지은거고 그때문에 귀신이 집근처에 올수가 없는거라고
하시더군요 살아남은 그집안 사람 2명을 집안으로 들여놓고
동네에서 무당을 하시는 아주머니를 불러 타이르니 돌아갔답니다
그리고 귀신이 돌아가자 무당할머니께서 흉가에서 귀신이 못나오게
막아 버리신거고요
귀신이야기가 그렇듯 어린나이에 그이야기를 듣게 되자
섬득한 기분이 들었지만 그려려니 하고 넘겼습니다
그리고 한 십년정도 지난것같습니다
문득 생각이나 어머니께 여쭤보았죠
"어머니 그 시골흉가 있잖아요?"
"어휴 그집이야길 왜해?"
괜한 이야기를 한다는듯 타박하시더군요
"그때 제가 귀신을 본것같은데요"
제말이 끝나자 어머니께서는 알고 계셨다는듯 대답하셨습니다
"응 그래 달고왔다고 하더라"
!??!?!?! 무서운 이야기는 제가 했는데 어머니에 말씀에
제가 무서워졌습니다
"귀신을 달고와요??"
질문을 하자 어머니께서는 그때 있었던 일을 설명해주셨습니다
제가 집에와서 어르신들께 혼이 나고나서 집안어르신이 옜날에
무당하시던 할머니를 찾아가 사정을 설명했답니다
무당하시던 할머니도 동네에 살고계시지만 제가 어릴당시엔
토끼농장을 하셨던것같습니다 지금은 자제분들과 국수공장을 하시고요
아무튼 제가 토끼할머니라 부르는 분이었는데
그분께서 다음날 아침에 찾아와 저희집을 한바퀴 쭉~ 도시더니
어디에 멈춰서시곤 이야기를 나누셨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화도 내고 큰호통도 치셨는데
한 삼십분정도 이야기했고 어머니께 돌아와 집으로 보냈다고
말하셨다네요
그리고 어머니게 해주신말씀이
"애가 자기 집에 찾아왓는데 머리가 열려있는걸 보고
궁금해서 같이 있을려고 따라왔단다 근데 너희 집이
보통집이냐. 따라오면 뭐해? 들어가지도 못하는데"
이렇게 말씀하시곤 집으로 돌아가셨답니다
이야기를 여기까지 듣자
흉가사건 이후로 제게 일어난 이상한 일들을 한번에 이해했고
과거에 두개골을 다친 사건이 뭔가 영향을 끼쳤음을 알았습니다
뒷이야기를 다들으니까 무섭지는 않았어요
귀신을 달고오긴했어도 그 귀신이 저를 죽일려고 따라온것도 아니고
죽일이유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조금 오싹하긴 했죠 ㅋㅋㅋ
다 써놓고 보니까 무서운이야기라기보다는 귀신에 대한이야기가
되어버렸네요
이 귀신이후로도 여러차례 이상한걸 보긴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느낌이 점점흐릿해짐을 느낍니다
느낌은 흐릿해지지만 판단은 확실해져가는것같아요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나쁜귀신 이라던가 착한귀신이라던가
이런건 잘모르겠고 귀신도 조질려고 마음먹으면 조질수 있지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