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을 쓰고 한 열흘만에 글을 다시 쓰는것같습니다
이 이야기는 몇년전쯤에 있엇던 일입니다
그당시에 군생활을 하고있었는데
부대위치가 참 이상한데였습니다
부대중앙에 거대한 벙커가 하나있고
사방이 산으로 둘러쌓여 있엇죠 부대 중앙으로 개천이 흐르고
부대위 뒷산엔 상당한 크기의 공동묘지가 있었습니다
부대위치를 함부로 말하면 안되는걸로 알고있기에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있던 자대에 처음 배치를 받고 최초에 야간 근무를 서게되면
순찰을 하며 벙커 내부를 둘러보아야 합니다
벙커가 워낙크기 때문에 입구 근처만 순찰을 하고 돌아가는데
자대 배치 받은 그날부터 그 벙커가 참 불편했습니다
음산하기도 했거니와
전부터 항상 이상함을 느꼇기 때문에 근처에 가기 껄끄러웠죠
벙커옆으로 흐르는 개천또한 이상한 느낌으로 저를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군대가 예의 그렇듯 저희 부대도 여러가지 귀신이야기가 돌고 있었습니다
무슨 처녀귀신이야기 꼬마귀신이야기 같은것 말이죠
선임이나 후임들에게 귀신이야기를 들으면 그저 웃어넘기며
그런가보다~ 하고 군생활을 하고 있을 무렵이었습니다
저보다 반념조금 넘게 차이가 나는 후임이 부대에 오게 되었습니다
그녀석은 부대가 익숙해지고 나자
얼핏 귀신이야기를 꺼내더군요.
자신이 귀신을 볼줄 안다는겁니다
이등병이 선임들 재미있게 해주려고 하는줄 알고 저도 흥미있게
그녀석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희 할머니가 무당을 하시는데 저도 재능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말입니다. 이부대에 귀신이 참 많은것같습니다.
혹시 부대근처에 묘지가 있습니까?"
라는 말을 처음했을땐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죠
'이 녀석이 어디서 묘지이야기 듣고와서 그럴싸하게 말하나 보다'
그 다음에 나온 말은 더 특별했습니다
"부대 들어올때 지나온 개천이랑 옆으로 보이던 벙커가 귀신 모이기
아주 좋아보입니다."
이 때도 신병이 부대에 온지 한달가까이 되갈 무렵이라
다른 선임들에게 이야기를 들은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유야무야 되고 시간이 조금더 흘러갔습니다
어느날 같이 근무를 서게되는 날이 되었습니다. 늦은 세벽 시간이었죠
경계근무를 끝내고 벙커옆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이상한 기분이 들어 오싹오싹한 느낌을 꾹 참으며 걷고 있었죠
그순간 신병이 입을 열었습니다
"여기도 귀신이 있습니다."
그때 순찰을 인솔하던 분대장이 귀신 이야기듣는걸 아주 좋아 하는사람이라
호들갑을 떨며 호응을 했었습니다
저는 속으로 '이런.. xx 겁나 무섭네'
라고 생각을 했고요
이때 분대장이 물어보는 질문에 대답을 하던 그 신병녀석이
대화도중 갑자기 제게 시선을 돌려 뭔가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저는 그녀석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는 모르지만
그 시선과 상황이 불편했습니다
분대장과 평소에 크게 격없이 지내던 사이였고
나긋나긋한 성격도 아닌편이라
그녀석에게 거칠게 말했습니다
"야 개소리하지말고 정신차려. 지금 순찰중이거든? 니 떠드는 시간아니다"
제게 한소리를 들은 그녀석은 조금후에 갈굼먹을거라고 생각했는지
고개를 숙이며 죄송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옆에서 신병과 저를 지켜보던 분대장은 뒷이야기가 궁금하다는듯이
신병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왜??? 방금 뭐 말할려고 했잖아? 뭔데 뭔데??"
그렇게 채근을 해도 신병이 말문을 떼지 않자
엄한표정으로 분대장이 말을 이었습니다
"너 제 무섭지? 나도 알거든? 근데 내가 더위야. 그러니까 말해"
분대장이 약간 굳은 목소리로 말을 하자 머뭇거리던 신병이
저를 처다보며 말했습니다
"xx일병님. xx일병님도 저거 보이시지 않습니까?"
말을 하며 녀석은 동시에 손가락으로 벙커 입구를 가르켰습니다
손가락이 향함과 동시에 제 시선도 그리 옮겨 졌고
벙커입구에 서있는 이상한놈과 시선이 맞았습니다.
순간적으로 몸이 얼어 붙었고
그 이상한것과 몇초정도 눈을 마주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뚜렷한 모습이었습니다 반쯤 보인다고 하면 적당할것같습니다
알몸의 여자였습니다
머리도 산발이 아닌 상대적으로 단정한 편이었고
길이도 상당했습니다 나이는 20대 후반쯤 될까...
보라색 피부와 보라색 눈은 섬득해보였습니다.
머리카락의 색만 검은 색이었는데
어둠속에 서있는 사람이 단색으로 보인다는건 상당히 무서운 일입니다.
옆에서 서있던 분대장은 갑자기 분위기가 이상해진걸 느낀건지
입을 꾹다물곤 가만히 땅을 처다보았습니다.
그리고 신병은 제가 귀신을 보고있음을 확신한지
가만히 제 얼굴을 직시하고 있었습니다
신병의 얼굴을 보자 갑자기 화가 났습니다.
아마 이런생각을 했던것같습니다
'원래 이런식으로 이상한걸 본적이 없는데 이렇게 잘보이는거 보면
이녀석이 뭔가 영향을 끼친거구나'
귀신이 저멀리 십미터 앞에 있다고 생각하니 소름끼치긴 했지만
이상태로 아무것도 안하고 있을순 없다고 판단해
신병에게 큰소리로 말했습니다
"이 xx놈아 귀신이고 나발이고 다 지라ㄹ이야. 저게 저기있건 없건
아무것도 변하는건 없다!!"
말을 마치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듯이 귀신이 있는곳으로
빠르게 걸어갔습니다.
귀신의 얼굴이 가까워오자 괜히 객기 부린게 아닌가 생각되며
하반신이 찌르르 저려왔습니다
이를 악물고 작게 읇조렸습니다
"시x년아... 손에 잡히면 넌 뒤지는거야..."
귀신이 코앞까지 왔지만 멀리서 볼때와 변함없는 선명함이었고
이 사실이 제게 용기를 주었습니다
손을 앞으로 내밀어 귀신의 목쪽으로 향한뒤 두세걸음을 더 걸었습니다
그리곤 손이 귀신에게 닿기 직전 눈을 찔끔 감았버렸습니다
두세걸음 더 걸은후 아무것도 닿지 않음을 느낀후
눈을 뜨자 귀신이 서있던 위치를 지나왔음을 알았습니다
귀신이 등뒤에 있다는 생각을 하자마자 순간적으로
빠르게 뒤로 돌았습니다 하지만
귀신은 온데간데 없었습니다
단지 신병이 멍한 표정으로 저를 지켜보고있었고
분대장은 주먹을 꽉쥐고 자신의 신발만 처다보고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긴장이 탁 풀리며 주저앉을뻔 했지만
다리에 힘을 가득 주고 말했습니다
"박상병님. 신발에 뭐 붙었습니까? 어여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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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이 있은 후
그 신병은 여러차례 귀신이 어디있다는 말을 했지만
눈으로는 보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물어 알게된건데
내가 어떻게 귀신있는줄 알고있냐고 묻자
이렇게 대답하더군요
"귀신은 자기 보는 사람만 봅니다.자기 있는줄 모르는 사람한테는
관심이 없어서 지나가도 무시하지 말입니다"
이 뒤에 이어진 말은 좀 특이한말이었습니다
"그런데 xx일병님은 뭐가 좀 특이합니다. 이정도로 기가세면
귀신이 안보여야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잘하면 무당도 하셔도 되겠습니다"
어릴적에 머리가 깨진후로 귀신이 보인다느니 하는 말은 하지않았지만
이유를 대충은 알고있으니 그냥 넘겨 버렸습니다
그리고 같이 순찰돌던 분대장이 소문을 이상하게 내버려
군생활에 자그마한 사건도 생겼습니다
제가 젊은 여자귀신을 보고 잡아먹을려고 달려들었다는 식으로
소문을 내더군요 ㅋㅋㅋㅋ
겁은 엄청많은사람이 일끝나고 상황을 신병에게 듣고나자
사건을 이상하게 엮어 재미있었습니다
역시나 이번이야기도 다쓰고 나니까 별로 무섭지 않군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