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머니가 대형 쇼핑몰에서 청소 아르바이트를 할 무렵의 이야기다.
그 쇼핑몰은 당시 오픈하고 1년 가량 지난 곳이라,
건물도 시설도 거의 새것이었고 시골임에도 불구하고 꽤 번성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던 도중 종업원들 사이에서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2층 화장실에서 여자 유령이 나온다는 것이었다.
흔한 이야기기는 하지만,
이 건물은 딱히 오래된 것도 아니고 뭔가 사정이 있던 곳에 지어진 것도 아니다.
그랬기에 할머니도 처음 그 소문을 듣고는,
학교 괴담이나 도시전설 비슷한 느낌으로 웃어 넘겼다고 한다.
하지만 소문이 점점 퍼져나감과 동시에,
종업원들 사이에서 부상을 당하는 사람이나 병에 걸리는 사람이 점점 늘어갔다.
그렇다고는 해도 대형 쇼핑몰이다 보니 몇백 명은 족히 되는 사람들 사이에
그런 일은 있을 수 있으려니 하고 애써 무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기묘하게도,
부상을 당하거나 병에 걸린 사람들은 대부분 2층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었다.
그 쇼핑몰은 방범 취지도 겸해, 손님과 종업원이 같은 화장실을 이용하는 구조였다.
즉, 귀신이 나온다는 그 화장실을 자주 쓰는 사람들에게 안 좋은 일이 이어진다는 것이었다.
그건 청소부 쪽도 마찬가지라,
2층 화장실 담당이 된 사람들이 계속 다치거나 병에 걸리는 바람에 일을 그만두는 일이 계속 이어졌다.
그러는 사이 청소부들도 그 곳에서 일하기 싫다는 목소리가 높아져,
어쩔 수 없이 본사 직원들이 번갈아가며 2층 화장실 청소를 맡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A라는 중년 여자가 새로 청소부로 일하게 되었다.
일도 차차 손에 익고, 다른 사람들과도 허물 없이 지내기 시작할 무렵, 그 화장실 이야기가 화제에 올랐다.
다들 [거기 진짜 기분 나쁘다니까.] 라던가,
[나는 죽어도 거기는 못 들어가겠어.] 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을 무렵이었다.
돌연 A씨가 [그럼 내가 오늘 귀신을 데리고 돌아갈게요.] 라는 말을 꺼냈다.
순간 다들 조용해졌지만, 곧이어 다들 웃음을 터트렸다.
청소부 중 한 명이 [무슨 소리야, 정말. 어떻게 귀신을 데리고 간다는건데?] 라고 묻자,
A씨는 자전가 짐받이에 얹어서 간다는 대답을 했다고 한다.
그 후 다들 A씨가 웃긴 농담을 한다고 생각하며,
휴식을 끝내고 자기 파트로 돌아갔다고 한다.
그리고 그 날 일이 끝난 후,
할머니는 우연히 자전거 보관소에서 집에 돌아가려는 A씨와 마주쳤다.
할머니가 웃으며 [그 귀신 데리고 돌아간다면서요?] 라고 말을 건네자,
A씨는 진지한 얼굴로, [네.] 라고 대답하며 자전거 짐받이를 가리켰다.
너무 진지한 얼굴에 당황한 할머니는,
[그, 그렇군요.. 조심하세요.] 라며 쓴웃음을 짓고 손을 흔들어줬다고 한다.
그러자 A씨는 웃는 얼굴로,
[그럼 내일 봬요.] 라며 페달을 힘차게 밟으며 사라져갔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A씨가 전날 귀가 도중 대형 트럭에 치여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할머니를 포함한 청소부들은 그 소식을 듣자마자 모두 그 날부로 일을 그만 뒀다고 한다.
출처 : VK's Epit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