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달의 미스토리, 공포의 자전거 下편

미식의달인 작성일 15.06.01 04:3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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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씁니다.

 

“자전거 뒤에 타고 계시던 여자 분은 어디에 계신지...?”

 

오싹함이 석호의 온 몸을 뒤덮는 순간이었다. 그 여자는 귀신이 아니던가? 실제 사람이란 말인가? 짜증나고 찝찝했다.

 

“저... 저는 혼자 자전거를 타고 왔습니다만...”

 

“네?”

 

운전자는 자신이 잘 못 본 것 같다고 했다. 차마 석호도 괜히 말을 꺼내서 이상한 취급을 받을까봐 조용히 했다.

운전자의 도움으로 집 근처에 있는 병원 응급실에서 약간의 치료를 받고 집으로 귀가 했다. 이미 늦을 때로 늦은 시간, 어느 덧 아침이 찾아 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씻을 힘도 없이 그대로 침대에 엎어져 잤다. 그리고 이상한 꿈을 꾸었다.

 

밤에 본 여자가 오래 된 건물에서도 자신을 쫓는 것이었다. 석호는 꿈속에서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하지만 워낙 빨리 쫓아오는지라, 어떻게 막을 방법이 없었다. 물건을 던지고, 발로 차고 모든 수를 써봤지만 미친 여자는 낄낄대며 석호를 공격했다. 그리고 마침내 잡혀 버렸다. 여자는 한 손으로 석호의 목을 졸랐다. 기분 나쁜 표정으로 석호의 눈앞에서 껄껄되며 웃었다. 하지만 이내 그녀의 눈에서 피눈물이 흐르며, 오른손에 있던 칼로 석호의 배를 찌르는 순간...

 

석호는 일어났다. 시계를 보니 오후 3시쯤 된 것 같았다. 온 몸에 근육통, 머리는 어지럽고, 조금 더 자 볼까 하는 그때였다. 전화가 왔다. 순간 불길한 예감은 석호의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여.. 여보세요?”

 

석호의 어머니였다.

 

“석호야, 석규가... 너 자전거 타고 나갔다가 교통사고를 당했어!!!”

 

“네?”

 

석규는 석호의 동생으로 밤에 자신이 몰던 자전거를 타고, 학교를 가다가 차와 충돌한 것이었다. 급한 마음에 병원으로 뛰어갔다. 그런데 찝찝한 기분 때문인지 몰라도, 밤에 겪은 무서웠던 일과 꿈속에서 상황이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고, 무섭게 했다.

 

“하아.. ㅅㅂ... 도대체 뭐가 문제인거야?”

 

석호는 수술 중인 동생 석규의 병원에 도착했다. 어머니는 생명에 크게 지장이 없지만, 가슴팍부터 허리까지 뭔가에 베인 것처럼 살이 찢어졌다고 했다. 다른 곳은 봉합 수술 이후에 검사를 해봐야 한다면서 너무 걱정 말라고 했다.

석규를 친 운전자도 미안한지, 자리를 지켰다. 모두 자신의 불찰이라며 보험처리 뿐만 아니라 할 수 있는 책임을 다하고 싶다며 사과했다. 운전자는 차를 빼려고 후진을 하다가 지나가던 자전거를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받아버린 것이었다. 너무 급하게 돌리는 바람에 심하게 부딪힌 것 같았다.

 

연이어 이틀, 형제가 비슷한 일을 겪은 것이 앞날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석호는 뭔가가 잘 못되고 있음을 느꼈다. 상기 된 표정의 석호를 보고 분위기를 좀 가볍게 하고자, 운전자는 사고 당시에 자신이 겪었던 일을 설명했다.

 

“제가 부딪치는 순간, 백미러를 봤는데요. 커플을 친 것 같아서 정말 놀랐거든요? 여자 분이 뒤에 타고 계신 줄 알고 얼마나 찾았던지... ”

 

석호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등골이 오싹했다.

 

“그런데 자전거를 탄 사람이 석규씨 한분이었던 거 에요. 제가 잘못 본 게 다행이죠.. 아무쪼록 자전거도 약간 휜 것 같은데 수리가 안 되면 반드시 보상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석호는 자신이 겪은 어제의 일과 오늘의 일이 아무래도 연관이 있다고 생각되어 어머니에게 말씀드렸다. 자전거를 타고 멀리까지 간 일, 그리고 길을 잃은 일, 마을을 발견하여 그곳에서 고사를 지낸 음식을 훔쳐 먹은 일, 여자에게 쫓긴 일 등 모든 이야기를 전했다. 그러자 석호 어머니께서는 크게 석호를 꾸짖으셨다.

 

“뭐? 이 미...친놈아!!! 사고 나지 말라고 지내는 제사상을 네놈이 왜 먹어?!?! 그거 귀신들한테 밥 먹이고 무사기원을 부탁하는 제사상인 것을.. 그 차에 차려진 음식 먹으려는 귀신이 네놈이 먹어서 심통이 나서 너한테 붙은 것 아니냐? 어휴... 빨리 자전거 쪽으로 가자!!!”

 

어머니의 말을 보태자면, 차에 고사를 치르는 행위는 수호신이나 잡귀에게 무사기원을 바라는 뇌물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중, 괜히 고약한 귀신이 심술을 부리면 안 되니까, 그들이 심통을 부리지 못하도록, 혹은 다른 곳에 보내도록 하는 의식이라고 한다. 자세한 건 잘 모르지만, 액운을 피하기 위한 건 분명하다. 그런 귀신들을 위한 음식을 눈치도 없이 석호가 먹은 것이었다.

 

어머니께서는 슈퍼에서 이것저것 먹을거리를 산 뒤, 사고 난 자전거에 놓으며 기도를 올렸다.

 

“철없는 아들의 잘 못을 용서해주이소... 차린 건 없지만 이거 드시고 화 푸시고요...”

석호도 영 마음이 찜찜한지, 어머니를 따라 기도드리고 절도 올렸다.

 

“이제는 철없는 우리 아들들 그만 쫓아다니시고... 다른 곳에서 즐겁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다음 날, 어머니께서는 자전거를 고물상에 팔아버렸다. 혹시라도 심술궂은 귀신이 붙어 있을 것 같아서였다. 왠지 홀가분한 기분이 든 석호는 불안한 마음을 떨쳐냈다.

 

그러나...

 

석호의 동생 석규가 수술과 함께 이런저런 검사를 끝마치고 가족을 만났을 때였다.

 

석규가 말하기를...

“수술하는 동안 악몽을 꿨는데... 이상한 미친 여자가 내를 지길(죽일)라고 따라오는 거라? 어찌나 무섭던지...”

 

공포의 자전거 下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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