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겪은 일2

불꽃캡틴 작성일 15.08.09 00: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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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좀 나중에 하려고 했는데 컴 하려 자리에 앉은 김에 해야겠네요ㅎㅎ

 

요 밑에 이야기 중간에 나오는 폐GP에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전 수색대대에서 근무했었고 주임무는 GP주둔경계입니다

 

아시다시피 비무장지대에는 일반사람은 물론이거니와 일반적인 군인들도 출입이 불허합니다

 

오직 수색대대와 수색중대만-통문소초들은 출입이 가능한지는 모르겠습니다- 작전시에만 출입이 가능합니다

 

수색대대는 주둔이라 그 행동이 무엇이든 뒤에 작전이 붙습니다

 

수색작전, 매복작전, 제설작전 등등 똥 푸는 것도 작전입니다ㅡㅠㅡ

 

각설하고 지금부터 하려는 이야기를 이해하려면 비부장지대에 대해 설명이 필요한데 간단히 말하겠습니다

 

휴전선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2Km 폭 4Km가 비무장지대이고 그안에서는 양측 다 주둔 경계시설이 있는데 그게 GP입니다

 

비무장지대 안의 GP와 통문을 잇는 길을 보급로라 하는데 거의 대부분 9부능선 정도에 있습니다

 

그리고 보급로 라인에 어느어느 부분에 옆으로 빠지는 라인이 있는데 그곳이 수색라인입니다

 

매복은 그 수색라인을 따라 들어가다 적 침투가 잘보이는 지역의 7~8부능선 즈음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제가 병장을 달고 GP에 투입된지 한두달 지나고였습니다

 

폐GP에서 매복하라는 작전이 떨어졌습니다

 

전 풀린 군번이라 일병 때 부분대장이 됐고 병장을 달고도 부분대장이었습니다

 

너무 풀린 군번이라 소대 간부들은 좀 여러 직책을 저에게 맡겼습니다

 

군종, 병기계, 소대장 전령 등 사실 이게 더 짜증납니다;;;

 

암턴, 저는 부분대장 겸 병기계라 지뢰탐지기 등을 가지고 제일 앞에서 움직였으며 매복 시 크레모아를 전방에 설치했었죠

 

근데 이 수색라인의 마지막 위치이자 매복지가 바로 그 폐GP 아래 8부능선이었습니다

 

저희분대원 6명, 작전병1, 부소대장1 이렇게 8명이서 작전을 나갔고 매복 들어가기 전 좀 일찍 그 폐GP에 도착했습니다

 

매복은 EENT, BMNT 기준 해지기 30분 전 매복하고 해뜨기 30분 전에 철수합니다

 

매복지에 도착하고 시간이 좀 남자 잠시 폐GP 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부소대장에게 여기가 왜 폐GP가 됐냐며 물어봤습니다

 

사실 전 여기 매복 처음이었거든요-죄송합니다 풀린 군번이라-

 

사실 이 부소대장도 임관한지 얼마 안돼서 잘 모른다 했습니다 

 

자기도 잘은 모르는데 행보관에게 들은 얘기라 합니다

 

제 군시절에는 수색대대가 휴가를 가려면 GP에서 철수하고 FEBA에서 중대가 대기하다가 소대별로 다같이 휴가를 나갔습니다   

 

그리고 수색대대에 들어가는 조건 중에 양부모가 다 생존하는지 학력은 고졸 이상인지 그런것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전에는 그런게 없었다 합니다

 

최전방에 근무는 빡세고 위험하다보니 문제가 있거나 거친 사람들 위주였습니다

 

그리고 너무 폐쇄된 위치라 그 당시는 구타나 가혹행위가 상상을 초월했다 합니다

 

암턴, 그 GP에 이등병 하나가 전입이 됐습니다

 

신병 신고식을 하면서 애인 있느냐는 질문에 신병은 있다했고 사진을 공개했는데 억소리나게 예뻤나 봅니다

 

그 때 병장휴가를 나가려던 동기 두명이 신병에게 애인에게 편지를 쓰면 자기네가 나가서 직접 전해주겠다 했습니다

 

그리고 신병은 편지를 병장에게 전해줬고 병장들은 휴가를 갔다 GP로 복귀를 했습니다

 

신병은 병장들이 애인에게 편지를 잘 전해 줬는지 만났는지 도무지 말이 없길래 용기를 내서 물었지만

 

군기 빠져서 하늘같은 고참에게 질문한다며 구타와 기합을 당했다 합니다;;;

 

그리고 몇주 후 신병은 애인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미칠것 같은 슬픔에 휴가를 신청했는데-원래 GP주둔근무 특성상 휴가 외박이 힘들고 청원휴가도 직계가 아닌 이상 안됩니다-

 

소대장이 재량껏 보내줬다합니다

 

그렇게 고향으로 가 애인의 부모에게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합니다

 

애인은 죽기 며칠전에 웬 남자 두명에게 강가안을 당했고 

 

시골이 그런류의 소문이 나면 엄청 빨리 퍼지고 또 범인들의 헤꼬지가 무서워 애인은 신고도 못했다 합니다

 

그리곤 며칠 뒤 애인은 농약을 먹고 자살했다는 겁니다

 

이 이야기는 애인이 자살하며 남긴 유서에 써 있었으며 범인은 아직 수사 중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신병은 눈깔 뒤집어 지는 소식을 듣고 GP에 복귀 하는데 불현듯 두 병장이 뇌리에 스치더랍니다

 

얼추 두 병장 휴가기간과 애인의 사고일자가 비슷했으니까요

 

그리고 GP에 복귀했는데 소대 분위기가 약간 이상하더랍니다

 

뭐랄까 자기를 보고 키득거리는 무언가 자기만 빼고 이곳이 돌아가는 이질감을 느꼈다 했습니다

 

작업은 갑자기 많아지고 근무도 전보다 많이 투입됐다 합니다

 

그러던 중 신병은 그 병장들의 말을 화장실에서 우연히 엿듣게 됩니다

 

그러다 피가 거꾸로 솟음을 느낍니다 바로 그 병장들이 자기 애인을 강가안한 범인들이었기 때문입니다

 

더 미칠듯한 것은 소대원들의 태도였었다 합니다

 

그런 병장들 이야기를 부러워하며 나는 언제 그런년을 먹어보나 하는 개소리에 신병은 이성의 끈을 놓았다합니다

 

그날 근무 투입시에 받은 실탄과 수류탄으로 소대원들을 다 죽이고 신병은 유서를 쓰고 자기도 자살했다 합니다

 

이 이야기는 제가 들을때 까지만 해도 충격적인 내용이지만 그 당시에는 이야기가 공개되면 군에 크나큰 타격이어서

 

한 사병이 북한의 대남방송에 현혹 돼 소대원들을 다 죽이고 월북했다고 날조했다고 합니다

 

그리곤 그 월북한 사병이 그 GP의 정보를 공개했다 판단하고 그쪽 라인을 폐쇄하고 가끔 매복지로만 사용한다 했습니다

 

이 이유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이후 수색대대는 휴가를 FEBA에 철수해서 소대별로 같이 나갔고

 

학력이나 가정환경적으로 무난한 인원들로 배치했으며 그때부터 구타나 가혹행위는 현저히 줄었다 합니다

 

저는 매복하기 전 잠깐 쉬면서 들은 얘기 때문에 먹먹한 마음으로 매복준비에 나섰고

 

그 날 매복에서 말도 안되는 일을 겪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다음편에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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