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10여년간 꿈을꾸고 깨어나면 기억에 없었는데,
지난주 금요일 꿈은 너무나도 선명하고 심리적으로 너무 무서웠기에 여기에 남겨봅니다..
워낙 스토리형 꿈인지라 해몽 검색해도 나오지도 않거니와, 혼자 알고 있기엔 너무 기가 막히고,
해몽을 해주신다면 감사하겠지만...사실..털어놓을 곳이 없어 적어봅니다.
꿈의 시작부터 알았는지는 모르겠으나, 현실-꿈(1번꿈)-그 안의 꿈(2번꿈) 처럼 인셉션 형식이었습니다.
2번꿈에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저는 집에 있었고, 저희 아파트는 계단형입니다.
저는 마루에서 무슨 파티나 잔치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초인종이 울렸고, 한 여자가 다급히 저에게 물어보았습니다.
"OO이 혹시 못보셨나요?"
여자이름인데 누군지는 당연히 모르기에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여자는 바로 계단위로 올라가더군요.
한참뒤 다시 초인종이 울려 문을 열었고 다른 여자가 서 있었습니다.
눈은 백내장? 마냥 탁하게 물들었고, 서로 다른 방향으로 시선이 돌아가있어 흠칫 놀랄만한 인상이었습니다.
하지만 하얗고 깔끔한 원피스 복장은 왠지 차분한 여자임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그녀는 대뜸,
"좋은곳에 쓰겠습니다"
라면서 제 오른손을 잡고 손 안에 무엇인가 주었습니다.
반짞이는 비닐 재질의 파란색 사탕이었습니다.
사탕도 매우 이뻤지만, ....사실 여자사람 손잡은게 꿈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선명하고 기분 좋았습니다.
한순간 이해 못했던 이 여자의 말도 곧 이해를 해내고는, 지갑에서 돈을 꺼내와서
"좋은곳에 써주세요~"
하며 그녀의 손에 쥐어주었습니다.
그녀는 웃는듯 하였고, 거부감이었던 인상은 어느정도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그녀도 계단위로 올라갔습니다.
다시 저는 잔치or파티 준비를 하였습니다.
다시 초인종이 울렸고, 처음에 왔었던 그 여자가 왔습니다.
다급하게,
"OO이 진짜 못보셨나요??"
라고 하는데, 왠지 아까 그 사탕 준 여자인듯 하여, 위의 그 인상을 설명하니 맞다고 합니다.
"조금 전에 계단위로 올라갔는데? 얼른 올라가보세요"
이번에도 그여자는 후다닥 올라가 버렸고, 저는 잠시 현관문 앞에서 위쪽을 바라보았습니다.
멀리서 들렸지만 서로 만나서 기뻐하는 소리가 들렸고, 저는 안심하며 다시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초인종이 울렸습니다.
또 여자인가 싶어 벌컥열었고, 여자는 여자인데...분위기가 급 변해버립니다.
모자를 쓰고 있었으나 눈은 가리지 않았는데,
눈이 있어야 할 곳에 눈이 없었습니다.
마치 사람 얼굴 그림에 눈부분을 다 살색으로 칠한듯...섬뜩한 그 모습도 모습이지만,
눈이 없음에도 매우 살기가 느껴지는 그 분위기는 몹시 두려움을 느끼게 했습니다.
"너 걔네들 봤지?"
봤다고 안하면 죽일기세와 반말로 물어봤습니다.
너무 무섭고 시선도 어디로 두어야 할 지 모르는 상태에서, 말해선 안된다는 강렬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모르겠다고 하자,
그녀는 왼손으로 왼쪽눈 부분을 스윽 닦아내며 저에게 한발 다가왔습니다.
닦아낸 그곳엔 어디서 나타났는지, 차라리 없는게 나을듯한 징그럽고 무서운 눈이 저를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못봤다고??"
무서움은 극에 달해갔지만, 정말 오래간만에 느껴본 손길을 기억해내며...용기를 내었습니다.
"아 못봤다구요, 누군지도 모르고!"
약간 성을 내자 그녀는 계속 노려보며..천천히 한발짝 뒤로 물러납니다.
하지만 가려는 것 같지는 않아서, 얼른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한참을 동동거리며 있는데, 갑자기 아버지가 저희 집으로 들어오셨습니다.
아버지께선..
"야, 밖에 저 여자 뭐냐??"
아버지도 귀신을 보신듯 매우 놀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아직도 가지 않고 밖에 있다는 말에 소름이 돋으면서..
2번꿈에서 깨어나 1번꿈으로 돌아왔습니다.
일어나보니 잔치는 커녕 현재의 제 집처럼 조용했고, 저밖에 없었습니다.
'현실'에서 친구와 함께 술먹고 잤기에, 1번꿈에서도 친구가 있는줄 알고 꿈얘기를 해주려고 찾았으나 없더군요.
이상하네, 이놈이 어디갔지..하는 순간,
다시 초인종이 울렸습니다.
아까의 공포는 어디로 가고, 또 벌컥 문을 열었습니다.
소원대로, 사탕을 준 그 여자가 서있었습니다.
아름다운 하얀 원피스는 그대로이고, 눈마져도 정상인의 눈으로 돌아와 매우 아름다운 얼굴이었습니다.
얼굴과 몸매를 보다가 말할 타이밍을 놓친 저에게 그녀가 먼저 말을 하였습니다.
"고마워요"
라는 말을 듣는순간, 저는 생각했습니다.
'어..? 이것도 꿈이야? '
라고 속으로 외침과 동시에, 진짜 현실에서 깨어났습니다.
또 T^T꿈이었습니다...
원피스 여자를 구했다는 자부심이 있었지만, 너무나도 강렬했던 눈없는 여자의 모습에 공포감이 더 컸습니다.
날이 밝고 저는 바로 로또를 샀으나 단 한개도 맞지 않고, 좌절하였습니다만...
정말 너무나도 생생했던 그녀의 손길..
10개에 100원할것 같은 싸구려지만 매우 이뻐보였던 파란색 사탕...
그리고, 절 찢어죽일듯 노려봤던 그 눈이 있다 없다 한 그 여자...
꿈에선 나 자신 빼곤 전부 여자였다는 왠지 모를 흐뭇함과 서러움....
여태 꿈은 내 자신의 걱정이나 생각을 투영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스토리가 긴 꿈은 처음 꿔 봤기에,
재미없지만 남겨봅니다.
이제 해몽좀.. 부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