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에게 일어난 일...조언부탁!

팡고른곰팡이 작성일 12.01.29 19:2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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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고 재밌게 무서운 글들 읽다가...문득 생각난게 있어 질문 드리고자 끄적입니다.

 

구구절절한 사연을 쓸려다가 포기하고 압축하여 써보겠습니다.

 

저는 형이 하나 있고, 형은 고1때 유학을 떠났습니다.

넉넉치 못한 형편에 쥐어짜서 보낸 유학이었지만 캐나다 토론토 주립대학을 들어갔고,

어릴때부터 그렇지 않아도 자부심이 대단했던 큰아들이 유학 성공의 길을 밟아가자

정말 좋아들 하셨습니다.

 

-_- 반면 저는 대학 쉬덥잖은데 가서 짱나서 떄려치고..고졸...되씀요...

 

하여튼,

형은 유학시작 7년후 돌아왔고,

상태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어머니께서 당장 돌아오라 해서 왔었는데,

어떻게 비행기 표를 끊고 왔는지 마음이 철렁할 정도로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밤에 악몽을 꾸고는 서럽게 통곡하며,

"우리 조상이 정말 그랬어??" "정말 죽인거야??"

하며 앞뒤 안맞고...이해하려 해도 도통 얘기가 안되는 말만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해가 아닌 포기할때쯤엔 또 다른 얘기를 하고...그랬던 것 같습니다.

결국 셔츠 단추도 제대로 못채우는 지경에서야 병원에 가기 시작했고,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 싫으셨는지 아버지 께서는 저에게 군대를 권유하셨습니다.

 

마음속에선...왠지 모르게 분노가 쌓여갔습니다.

형을 저렇게 만든...그 무언가에게...귀신이든..사람이든..

 

그렇게 형과 저는 철저하게 격리 아닌 격리상태가 되었습니다.

둘째마저 충격받지 않길 원하셨겠죠..

 

그 덕분인지 저는 제대후 예상을 뚫고 고졸출신으로 모 대기업에 취직하였고, 그를 발판으로

아버지께 10원 한푼 받지않고 결혼 계획까지 수립하였습니다.

 

....물론 90%가 대출...

 

하여간 결혼 준비가 끝나고 날짜만 기다릴 즈음

아내가 자기가 잘 아는 '철학관' 한번 가보자고 하더군요.

집사람도 사실 처남이 후천적 정신장애가 있어 여러 일을 격으며 살아왔는데,

-_-안그런 스타일인데 정말 용하고 도움된다캐서...결국 가게 되었습니다.

 

살면서 처음 그런 집에 갔습니다.

사주를 보더군요.

돈 잘벌겠다..건강 조심해라..궁합도 좋다..근데니가 싸우면 진다..여자가 좀 쎄다..등등...

재밌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별로 중요하지 않은..그런 대화가 오고갔습니다. (여자가 쎈건 정말 정확하더군요...)

 

갑자기 형 생각이 나서 물어봤습니다.

"저희 형 좀 봐주세요"

 

라고 했을 뿐인데....

 

답은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이런 사람...머리는 엄청 좋은데, 뒤늦게 빛을 볼 사람이야... 왜 그런사람 좀 있지?

머리 좋단소리 많이 듣는데 뭔가 기구해서 좀 뒤늦게 일반사람처럼 사는..."

섬칫 했습니다.

"이런 사람들 이거... 귀신 씌울 확률이 높아...조상하고 문제가 있을 수도 있어..."

?

어떻게 알았지? 하는 생각도 잠시, 제 안에 잠들었던 분노가..타겟팅이 되었기에 솟구쳐 올라왔습니다.

귀신...진짜 너 때문이었냐...

내 널 찢어죽이고 말겠다고...반드시...

 

하지만 현실은,

철학관 아저씨의 퇴마사 추천.. 어머니의 거절...

그리고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뭐 저도 귀신 떼는 작업이 그렇게 비싸리라고능 색각도 못했죠...;;;;;

 

2012년 1월 현재...

제가 보기엔 형은 70프로 이상은 회복된 듯 하고, 일상 생활도 대부분 가능합니다.

친구와 술도 먹고...

자살시도와 극도의 광분..으로 인해 철창안에 같혀있던 형을 생각하면...

정말 완치라고 생각해 버리곤 합니다만...

 

가끔 제 안의 분노가..기억을 되살리곤 해서 다시 묻고는 합니다.

"그때...귀신을 땠으면 어땠을까...???"

 

해서...혹시 이곳에 이런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 분이 계실까...싶어 글을 써 봤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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