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라 사실 여부까지는 확인이 어려운 이야기이지만, 주제에 맞고 또 아직까지 기억나는 것이... 정말 제 뇌리에 깊이 박혀있는 듯 해서 한번 적어봅니다.
그 친구는 95년도에 제 고향으로 전학을 온 친구로 성격도 좋고 운동도 잘해서 인기가 많고 누군나와도 곧잘 친해지는 성격이었습니다. 저도 꽤나 어울렸는데, 특히 그 친구는 재미있는 이야기와 무서운 이야기를 많이 알고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그 친구가 원래 살던 ×천이라는 시골에서 그 친구의 친구가 겪은 경험담...입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그 친구는 3살인가 4살 터울의 남동생이 하나 있었는데, 방을 같이 썼다고 합니다.
어느 날, 그 친구는 잠을 자던 중 이상한 인기척이 느껴져서 잠에서 스르륵 깼다고 합니다. 눈을 떠 보니 한 요 위에 같이 누워있던 동생이 방 구석의 요가 아니라 방 한가운데 바닥에서 네 발로 엎드려 있더랍니다.
그 모양새가 마치 개나 돼지같았다고... 가만히 있는 것도 아니고 네발로 천천히 기어 다니면서 방 여기저기서 왔다갔다 하더랍니다.
첨에는 그냥 아무생각 '야 뭐해 너!?' 하고 동생을 불렀는데, 몇번을 물어도 대답이 없었답니다. 그 친구는 무서운 마음에 덜컥 겁이나서 엄마!!! 하고 옆 안방의 어머니를 부르려는데, 목소리가 나오질 않더랍니다.
그 친군 그제서야 자기가 가위에 눌려있단걸 깨달았다 합니다.
가위에 눌려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말 공포감이 엄청납니다.
아마 그 친구도 극심한 공포를 느꼈었겠죠...
그런데 그때, 그 동생이 갑자기 그 친구 쪽으로 성큼성큼 네 발로 기어와서는 그 친구의 머리카락을 미친듯이 핥아대더랍니다.
순간 그제서야 가위에서 풀린 그 친구는 울고불고 발버둥을 치며 동생을 뿌리치고 안방으로 튀었고, 난리통에 깨어난 그 친구의 부모님께서는 이윽고 계속해서 네 발로 기어 다니던 동생을 발견하고 뺨을 때리고 찬 물을 끼얹어서 겨우 정신을 차리게 했답니다.
아무런 기억을 못하는 동생을 들쳐없고 애가 어디 아픈건 걱정이 되어 시내 병원엘 가 봐도 아무런 이상은 없었다 하구요.
처음엔 애가 기가 약해서 그런줄 알고 한의원도 데려가고 했는데 그날 이후로도 그런 일이 서너번 반복되자, 주변에 용하다는 점집으로 가서 점을 보셨답니다.
점쟁이는 그 친구와 동생의 방 자리가 옛날 도축장의 개 돼지를 죽이던 장소여서 개돼지 귀신이 자꾸만 붙는 거라는 이야기를 해주더랍니다.
도축장 이야기는 점쟁이가 그 동네에 오래 살아서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지만, 여튼 그 친구의 방이 옛 도축장 저리였단 말은 확인해보니 정말 맞았다고 합니다. 현대식의 정육점이 생기면서 도축장과 제래정육점이던 건물을 사람사는 집으로 바꾼 거라고...
그래서 그 친구는 근처의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갔고, 그날 이후로는 그런 일은 겪지 않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