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섬에서 체험한 공포..

닥터제임스 작성일 16.06.24 22: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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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글터를 통해 처음으로 글도 써보고, 반응도 얻어보고...관심종자가 되어 결국엔 이 이야기까지..

근 한달동안 느낀점은 짧게 쓰고 세세한 상황설명(어쩌면 실화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서 더 그랬는지 몰라도)은

생략해야 집중해서 읽을 수 있다는 점..1,2,3부등으로 나눠봐야 귀찮기만해서 짱공분들이 싫어한다..ㅎㅎ

 

임팩트 있게 쓰고 싶은데 뭐 글쓰는 재주는 타고난 것이라..자..이번엔 며칠간 쓴 글 다 지우고( 저번처럼 몇편에 나눠서

올리려다 그래봤자다...라는 생각에 그냥 한편으로 끝) 오늘내로 끝내자 심정으로 글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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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이름은 두리....지금쯤 살아있어도 오늘 내일하는 노견이겠지만,  지역 주민들에게 내가 떠나고 4년뒤 복날 

목줄하나 남기고 잡아 먹힘 ..같이 일했던 여사한테 전화받고 분개했지만 레지 3년차로 휴~~

사진 보고....찔끔 눈물이....남의 견공 잡아먹은 생키들 다음 생애엔 캐나다에서 거위로 몇십년 반복해서 태어나길..

기원...산채로 전신 털 다 뜯겨봐야..이게 생지옥이구나 싶...뭔 소리다냐..그 정도로 분기탱천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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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창고는 임시 보건지소, 오른쪽은 폐교...상황설명은 보건지소 리모델링 및 영화촬영으로 예전 학교 창고 건물로

임시 보건지소가 생기고, 학교는 수년전 이미 다른 곳(그래봐야 바로 근처에 있었음. 잔디밭에 트랙까지 깔려 있는)

으로 이전하고 저기는 그때 당시 뭘로 사용할지 고민중 이었습니다. 지금 검색해보니 잘 사용하고 있네요..

이 사진이 중요하죠..저 폐교에서 당한 일이니...

 

진짜로 시작~~그냥 반말체로 적겠습니다..글자 수만 늘어나니...죄송합니다...

 

어느 토요일날 나머지 공보의들 다 뭍으로 놀러가고, 홀로 당직서는 주말.. 오전 진료 마치고 디비 자다가

일어나니 어느덧 저녁이네? 두리가 낑낑거려 밥먹이고 대충 라면밥으로 때우니....전화가 온다...

왠 관광객이 해수욕장에서 넘어졌는데 생각보다 상처기 깊어 지소로 오고 있는 중이다..아직도 기억나는

펜션 사장...으..밥먹자 마자 suture해야 되나?..저 사진에 보이는 프라이드가 지소차량임..

원래 지소는 바로 관사 앞에 있어 문만 열면 진료실이었는데...저긴 조금 거리가 있어 차를 끌고 가야 됨..

여사한테 혼자 갈테니 그냥 쉬어라 이야기 하고(사실 두리를 테우고 가려고), 두리를 옆자리에 테운 뒤 ㄱㄱ

도착하니 젊은 여자랑 펜션 사장, 남자친구가 있고 생각보다 상처가 경미해서 몇바늘 꿰매고 종료...

약 포장하고 계산하고 나오니 어느덧 늦은 저녁...잠시 고민중에..갑자기 두리가 똥을 싸내..아으...이 강아지...

마~~차에다 똥을 싸? 물티슈 없는 시절이라 지소내 휴지 및 알콜등으로 닦아내고 벌이다...이 숑키야..

엉덩이를 발로 툭 쳤는데(학대 아님).. 째려보디만 그냥 슝~~관사 방향으로 내빼네..얼라리요...

보통이면 내 근처에서 애교를 부려야할 넘이 그냥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버려? 집에가서 보자..

이제 마지막년차다보니 전공의하기전 체력을 증진시켜야할 목적으로 평소 운동 중이었는데 런닝이나 하자...

운동장을 돌기 시작함..점차 속도를 올리고..뛰기 시작...헉헉헉~~~

어느덧 해는 완전히 지고 근처 도로 가로등 불빛에 의지하여 뛰다가 약간 쪼려서 임시 보건지소 복도 불

다 켜놓고 뛰는데..

 

와~~

 

뛰다가 숨막혀 죽을 뻔...코너를 돌아 학교방향으로 턴하고...뛰는데...

 

몇년 전 문닫은 폐교..저기 위 사진에 보이는 건물...2층에 불이 켜져 있었음...

 

중간쯤 2층에 불이....환하게~~~~

 

고개를 홱 돌려 지소쪽을 바라보고 전력질주...그리고 차 앞에서 stop...

 

'뒤들 보지마....보지마....그냥 차 타고 관사로 가....'

 

작년에 겪은 일들이 떠오르며...공포가 극에 달하고...

 

저절로 돌아가는 눈~~~힐끔....와....다행이다...

 

어둠 컴컴한 폐교의 모습만..

 

아...정말...

 

순간...1층 맨 왼쪽..즉...지소 바로 앞....내가 서있는 가장 가까운 곳에 불이 확~~~~

 

비명?

 

그냥 풀썩 주저 앉음...

 

다리에 힘은 커녕  극심한 떨림...거기에 예전에 손상이 갔던 오른쪽 무릎이 욱씬~~

 

아...

 

눈을 질끈 감으려는데..또 장난치듯이 불이 훅~~꺼짐...

 

그리고...그것이 이제는 뭔가가 폐교 밖으로 나오려나보다....

 

1층 출입문 바로 옆 창문에 불이 확~~~켜짐..

 

글 읽는 분들....컴컴한 저녁 폐교...저 흙바닥 보시면 아시겠지만 관리가 안되있어 엉망인 곳...

 

지소쪽 왼쪽끝 교실에 불이 훅 꺼지고, 순식간에 20 몇 미터? 떨어진 출입구 바로 옆 교실에 불이 확 켜지고..

 

.................

소설쓴다고요? 휴....이렇게 휴일에 시간내서 괜시리 소설써서 누가 돈 주는 것도 아니고...

 

저 사진보면 선후배,동기늘 내가 누군지 다 알텐데 괜히 시간낭비하며 허풍쟁이 되려고 발악하는건 아님..

...............

 

말이 안되는거 아는데...꿈꾸는 것도 아니고...순간..

 

끼익~~끼이익~~

 

환청이 들리나?...

 

저 소리는?

 

아아아~~~~

 

잠긴 폐교 입구...샷시문으로 되어있는...열어 제끼려는 소리....

 

공포영화에서 가장 무서운건...바로 배경음악임....

 

그런데 문이 안열리는지....소리만 끼이익...나더니만...불이 확 꺼지고...

 

다시 원래 암흑상태로 돌아간 폐교...

 

숨도 못쉬겠음....

 

헉~~헉~~

 

그때 멀리서 "멍~~멍~~" 두리가 짖는 소리...

 

와~~ 두리야....반갑다....야...그런데...너...거기서 뭐하니?

 

야..이놈아...

 

두리가 나한테 오는게 아니고...폐교 출입구 샷시문으로 달려감....

 

으르르릉~~~멍~~멍~~~으르~~륵....

옳다구나...

 

너도 고것이 보이냐? 이 주인을 살리기 위해...

 

그런데 소리가 갈수록 이상해짐...

 

으르르......낑....끼잉........귀를 접고, 꼬리를 말더니만...

 

그대로 왔던 길로 깽~~~한마디 남기고 도망감...

 

안뒤야~~~이 놈아...이 주인을 버리고...

 

................


"꺄악~~~~~~!!!" 내 비명 소리

입구 창문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긴생머리 늘어뜨리고 서있는 그 것....

 

아이씨...글 쓰는 중에 와이프가 문을 벌컥 열어 깜놀했네..

 

쓰면서도 무섭네...

 

맞음...작년에 봤던 고것이랑 똑같은 실루엣......

 

그런데...순간 여포 경찰말이 떠오름....잡귀...

 

널 놀래키려는 잡귀일 뿐....해코지는 못할 것이다.....그리고 자기랑 있는 것을 봤으니...더더욱이...

 

아..그래서 그동안 잠잠했는데 오늘 다시 음기가 강해지는 보름이어서 그런가? 임시보건지소로 이사한지

 

한달 안되었을 땐데...

 

다리에 힘이 들어가고...

 

지소 복도 전등 off할 생각은 커녕...그냥 가자...지소차에 탑승하는 순간 아차차..

 

작년엔 차 뒷자석에서 날 놀래켰지...백미러 안보고 내림...

 

그 순간 보건지소불이 팍~~하고 꺼지는데..

 

얼마나 놀랬는지...

 

반사적으로 운동장쪽으로 몸이 튕겨나가고...넘어진 다음 곧바로 일어나 칼루이스 저리가라...

 

할정도로 도망치기 시작함...

 

사람살려~~소리 지르면서...

 

저 곳이 섬 중앙부라 근처에 관공서가 많은데..내 비명소리에 근처 학교관사에서 당직서던 선생님이 뛰쳐나오시는데..

 

살았다는 안도감...

 

" 무슨 일이신가요 소장님?"

 

"네네....저기 귀신이 있엉요....폐교에요....헉헉..."

 

" ????"

 

" 아니..저 폐교에 지금 불이 들어왔다 나갔다하고 방금 지소에 불이 꺼졌다니까요..헥헥"

 

자초지종 설명 시작...

 

" 아...지소장님..허허허...지소에 전기 공급한다고 폐교에 일시적으로 전기가 들어가는데 전선이

오래되어서 그런가 뭐 그럴 수도 있죠~"

 

" 아니 그게 아니고 작년에 내가 거시기~당해봤당께요.."

 

그 표정..이 생키..또 술마시고 당직서나보네...하는 의심의 눈초리...

 

" 그럼 가봅시다..."

 

" 노오오옵~~~ 전 절대 안갑니다..내일 날 밝으면 갈랍니다"

 

지금도 가끔 생각해보면 당직서는 선생님들...학교 순찰 도신다던데....와...어떻게 그럴 수가 있으신지..

 

나는 절대 못함...그냥 당직서라고 하면 넵..하고...새벽에 일어나 대충 체크하고 돈 척 할텐데...

 

그렇게 강심장이셔서 그런지 폐교로 향하심...10분쯤 지나 오셔서 그냥 전기문제 였나 보다..내일 한전직원에게

 

물어보자...

 

그러시지요...그리고 기도 시작..제발 내일 일요일 아침까지 환자가 없기를....

 

기도에 응답으로 환자는 오지 않았고..일요일 저녁 돌아온 동료공보의들에게는 일언반구 안함..

 

괜히 그들도 쪼릴까봐...

 

그리고 두리를 응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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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곳이지만....떠나기전 최악의 공포를 선물한...섬에서 태어난 강아지 답게 초봄에도 바다에 뛰어들어

 

내가 억지로 끌고 나와야 했던...크..마무리는 별거 없습니다.

 

뭐 이유는 없습니다..뭐 그 귀신이 뭔지 지금도 모르겄고...제주도 떠난 이후론 본적도 없고..

 

지금 이 글을 나중에 와이프한테 보라고 할 것이고..이야기하기 귀찮아서...크..

 

여튼 지금도 아련히 내 인생에 가장 여유로웠고, 많은 사색(궁상)에...아름다운 추억이 가득하지만..두번의

 

공포스러운 경험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와..한편으로 마무리..3시간 정도 걸렸네..

 

왜 귀신본 이야기 안했느냐? 당연히 같이 일하던 분들도 좀있으면 나갈 분들이었고...제가 한달 일찍 나왔지만..

 

좋은 추억만 가지고 가면 되었지..뭐 쓸데없이...

 

대신 충고는 했었지요...전력이 불완전해서 폐교에 불들어 올 수 있고 지소에 불이 확 꺼질 수도 있다..

 

놀래지 말아라...

 

그 당직 선생님도 절 싱거운 놈으로 취급하고 떠벌이지는 않으셨음...

 

웃긴건 두리는 그 이후로 지소 근처에도 안오고 관사에서만 우릴 기다렸다는 점...흠...지소 차에는 타는데..

 

치과공보의 말로는 지소로 데려갈려고 하니 하도 낑낑거려 창문을 열었는데 차창문 넘어

뛰어내려 죽을뻔 했다는 이야기..

 

제가...그냥 지소 데려가지 말아라...환자들도 안좋아라 하니...

 

그렇게 넘어갔습지요..다행히 관사까진 안와서 haunted house는 경험하지 못했구요..아마 여사네 식구들이 많아서

 

그랬는지도...

 

그리고 귀신체험보다 힘든 인턴,레지하면서 슬 잊혀져 버렸고...

 

컨져링 봤을때도 별 생각 안났는데...이번 곡성덕에...음침한 공포? 숨겨져 있던 경험을 이렇게나마 인터넷으로

 

풀어봤습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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