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과의 만남 이후 가장 먼저 했던 일은 삼촌께 전화드리는 일 이였습니다.
제 상식으로는.. 적어도 제 상식으로는 신기하고 무서운 일이기는 하나 저런 일이 있을 수 있다는걸 절대 믿을 수가 없었거든요.
저 역시 제가 듣거나 겪지 않았다면 일부 댓글 다신 분들처럼 소설이네, 자작이네.. 했을겁니다. 그게 당연한 상식이고 당연한 겁니다.
삼촌(사촌동생의 부)과의 대화와 만남을 적기 전에 먼저 말씀드려야 하는게 있어요.
저희 외가는 대대로 독실한 기독교 집안이였습니다.
외할머니의 어머니.. 그러니까 제 증조할머니부터 기독교를 믿어온 집안인건데요.
그런 집안에서 목사가 탄생했으니 얼마나 가문의 영광였겠어요.
삼촌께선 신학대를 졸업하시고 경기 xx시의 중소형 교회에서 전도사로 5년 가량 일하시다가 개척교회를 내셨습니다.
당연히 온 가족이 전부 그 교회로 옮겨갔고, 예외란 없었습니다.
저희 집도 친가는 전통적 유교를 따르고 있어 제사에 참여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까지 전부 매주 예배를 나가고 교회 야유회 등 각종 행사에 참여해왔습니다.
그렇게 개척교회는 순조롭게 교인 3~400명까지 커지고 있었는데 문제는 삼촌의 외골수 성격이였습니다.
교회가 커지게 되면 장로를 여럿 두면서 교회를 잘 운영하기 위해 운영회의도 하고 그 방향을 정해가게 되는데, 삼촌께서 워낙 강성이시다보니 다른 교인, 장로들의 의견을 잘 반영하지 않으셨어요.
적당한 타협을 싫어하셨었거든요.. 원칙주의자셨어요.
그러다보니 조금씩 조금씩 신도가 떠나가기 시작했고, 특히 장로 하시던 분들이 나갈 때는 그분을 따르는 그룹이 통째로 떨어져 나가는 경우가 많아 그 사람 많던 교회가 순식간에 작아지게 되었지요.
그 과정에서 가족간 불화까지 발생하여 서로 본의 아니게 멀어졌고, 결국 제가 삼촌께 전화를 드리던 그 시절에는 가족들도 각자 다른 교회에 다니고 있어 자연스레 삼촌과는 1~2년에 한번 연락을 할까 말까 하던.. 또 교회에는 극소수의 신도만 남아있던 상황이였습니다.
솔직히 말해 삼촌께 전화드리던 순간까지도 동생의 이야기가 무섭고 신기하기는 하였으나 실화라고 믿지 않았습니다.
동생이 너무 힘들다보니 약간의 정신착란 증세나 피해망상 증세가 온건 아닌지 의심하였구요.
그래서 삼촌께 현 상황을 말씀드리고 동생이 병원 진료등을 받을 수 있게 하려 전화드렸던 것입니다.
제 전화를 반갑게 받아주셨던 삼촌께선 제가 이야기를 시작하고, 다 끝날 때까지 아무 말 없이 침묵하셨어요.
그리곤 딱 한마디만 하셨습니다. 동생한테 아무말도 하지 않고 내일 삼촌네 교회로 오라고...
어차피 동생은 며칠 후에 집에 오기로 하여 다음 날 바로 교회에 찾아갔습니다.
반갑게 맞이해주신 삼촌께선 간단히 동생의 안부를 물으시고는 이야기를 시작하셨어요.
(동생은 성인이 되자마자 거의 가출하다시피 독립하고 가끔 전화통화 하는것을 제외하고는 별 왕래가 없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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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체로 쓰면 거짓말인거 다 티난다는 댓글이 있더라구요. 당연히 대화를 어떻게 다 기억 하나요.. 기억 나는 부분을 대화 형식에 맞게 쓰는거지요.. 글 특성상 대화체가 더 적합할 거 같아 대화체로 쓰는 것 뿐이니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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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대화체 변경
[삼촌] : 그래..xx아.. 너 요즘 교회에 전혀 안다닌다는 이상한 소문이 돌더라?? ㅎㅎㅎㅎ
[나] : 하하...하... 그냥 바쁘다보니 자주 못나가고 있어요..^^;;
[삼촌] : 그래... 이해는 하는데 그래도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시간을 내는게 좋아..
너도 OO이 이야기 들었으니 뭔가 좀 느끼는게 있었을텐데??
[나] : 아.. 뭐.. 그렇긴 한데요.. 삼촌께는 죄송하지만..그래도 솔직히 저는 믿기지가 않아요.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다는걸 어떻게...
[삼촌] : 그래.. 뭐 그럴 수 있지..
하지만 삼촌은 OO이 이야기 전부 다 믿는다.
[나] : ......
[삼촌] : 엄청 발달된 과학기술 시대에 그런 걸 믿는다는게 이상하지?
하지만 반대로 그런 과학기술의 최 정점에 서있는 과학자나 기술자들 중에서도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 엄청 많아..
[나] : ......
[삼촌] : 뭐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여튼 너 성경은 전부 다 믿지?
[나] : 그.. 그렇긴 하죠.. 교회는 잘 안가도..
[삼촌] : 그래.. 그 성경에 분명히 명시되어 있는게 귀신이나 사탄이라는 존재야..
수도 셀수 없을 만큼 많이 언급이 되어 있지..
* 중략
(주로 성경 원론적인 이야기를 엄청 길게 하셔서 중략합니다)
[삼촌] : 나도 처음 목회 일을 시작하던 시절에 워낙 이상한 일들을 겪어서 OO이가 무슨
일을 겪고 있는지.. 또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전부 다 믿는다.
[나] : 이상한 일이요?
[삼촌] : 그래.. 교회 일 하는 사람 치고 이런 일 한번 겪지 않은 사람 보기 드물지..
너 혹시 기억나니? 삼촌이 교회 개척하기 전에 우리 집안 사람들 전부 태x동에 있던
성x교회에 다녔었던거??
[나] : 얼핏 기억나요. 저희 집에서 걸어서 5분거리 정도밖에 안됐었으니까..
[삼촌] : 그래.. 너희 집이 분당으로 이사가기 전에 다니던 그 교회..
그 교회 없어진지 한참 됐는데 혹시 가본 적 있니?
[나] : 아니요~ 삼촌 교회 다닌 이후로는 가본 적 없어요.
[삼촌] : 삼촌이 거기 전도사로 일했었던건 알지? 그때 삼촌도 처음으로 이상한 일을 겪었지.
거기 교회 목사님이 좋은 사람이긴 했는데 나중에는 많이 타락하셨었거든..
사실 삼촌은 신학교 졸업하고 거기 교회에서 일하다가 교회를 물려받기로 했었어,
그런데 어느 날 교회가 이사를 간다고 하는거야.
사실상 교회의 모든 일을 다 맡고 있던 나도 전혀 모르던 일이였으니,
교인들이 전부 난리가 났었지.
목사님과 사모님께 여쭤봐도 그냥 그렇게 됐다고만 하시고 말이 없으시길래
그런가보다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교회를 팔은 거더라고..
[나] : 교회 건물이야 원래 팔 수 있는거 아니에요? 삼촌도 교회 이사 몇번 하셨자나요??
[삼촌] : 그랬지. 근데 우리 교회는 장소를 옮긴거고, 성x교회는 아예 교인 수와 매월 걷히는
헌금 액수까지 계산해서 통째로 교회를 넘기는 거였거든..
이거 요즘엔 흔한 일인데 이런 이야기 한번도 못들어봤니??
[나] : 네... 아니 어떻게 교인이랑 헌금까지 통째로 넘길 수 가 있어요??
[삼촌] : 유치원 같은거 팔 때 아동 수랑 월 수입 계산해서 권리금 받고 파는 것처럼 그 교회도
신도랑 헌금 따져가지고 권리금 받고 팔았다고 생각하면 돼..
[나] : ..... 세상에.. 어떻게 그런 일이.....
[삼촌] : 얘기 했지만 요즘은 참 흔한 일이야.
워낙 예민한 문제라 사회적 이슈가 안되고 있을 뿐이지..
이런 이야기가 퍼져봐.. 그 누가 교회에 나오겠어?
아주 가끔 기사화 되도 높은 사람들이 잘 막고 있는건지 이슈가 되진 않아.
삼촌도 그 사실을 알고는 너무 놀라서 목사님께 크게 따졌는데
그 분은 권리금을 받아야 그 돈으로 교회가 없는 새로운 곳에 교회를 세울 수 있고,
그 사람들이 교회에 다닐 수 있도록 해주는게 옳다고 여기시더라..
뭐 정말 그렇게 생각하셔서 그런 건 아닌거 같지만,,
[나] : 하...
[삼촌] : 그 때 난 목사님 딸에게 뺨도 맞았었다..하하
지금이야 웃고 말지만 있을 수 없는 일이였지..
여튼 삼촌은 목사님과 다투고 지하 골방 기도실에 들어가서 온 힘 다해 기도를 했어.
어떻게 이렇게 말도 안되는 일이 있을 수가 있는지...
그 때 삼촌에게 보였던 게 있었어.
한참 기도를 하고 있는데 언제부턴가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거야..
처음엔 그냥 바깥의 소리가 기도실까지 들리는건 줄 알고 신경 안썼는데
점점 소리가 커지더라. 왁자지껄 떠는 소리가..
꼭 바로 옆에서 떠드는 것처럼 들리길래 잠시 기도를 멈추고 살짝 눈을 떴는데
뭐가 보였는지 아니?
난 그대로 교회에 그렇게 꿇어앉아 있는데 잔치판이 벌어져있고, 각양각색의 몰골을
하고있는 마귀들이 신나게 먹고 춤추는 모습이 보였다...
그 와중에서도 기가 막혔던건 이놈들이 '이제 내집이다!!' '우리집이다!!' 라고
소리지르는 거였어. 감히 성스러운 교회에서..
두려웠지만 마귀가 시험에 들게 하는 거라 생각하고 더 열심히 기도했더니 환영이
사라지더구나.
아마 내 생각엔 우리 OO이도 지금은 시험을 받고 있는거야.
형제가 없어서 어디 마음놓고 기대기도 힘들텐데 당분간만 네가 잘 지켜봐주거라..
잘 이겨낼 수 있게 많이 도와주고..
[나] : ......
[삼촌] : 삼촌 이야기도 잘 안믿기지? .. 그럴 수 밖에 없지..
대신 이따가 집에 갈때 예전에 다녔던 그 성x교회에 들러보고.. 알았지?
네 곁에 이렇게 마귀가 존재하는걸 똑똑히 듣고도 교회 안나가고 그러면.....
* 중략
(성경 원론적인 이야기가 길어 중략합니다)
주) 대화체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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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께 동생이 이상하다는 이야기는 제대로 꺼내보지도 못했습니다.
감히 동생이 이상하다는 소리를 꺼낼 수가 없더라구요.
아마 글 보시는 분들도 쉽게 꺼낼 수 없으셨을꺼에요.
교회(삼촌네)에서 나오는데 오히려 머릿속은 더 복잡하고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정말 삼촌께 죄송하고 죄송스럽지만.. 이단에 빠지셨다고 생각했어요.
죄송합니다.
삼촌네 교회는 제가 태어나서 초등학교 5학년까지 살았던 동네에 있습니다.
오랜만에.. 거의 18년만에 찾아간 동네여서인지 감회가 참 새롭더군요.
저 이야기 들으면서 기분도 이상하고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서
그냥 좀 걸었어요. 마침 예전에 살전 집이 멀지 않았거든요.
그렇게 이 생각 저 생각 하다보니 익숙한 동네에 들어섰는데 참 이게 무슨 소설도 아니고...
안믿으실겁니다.ㅎㅎㅎㅎ 저도 웃기니까요..;;;
정말 안믿으실꺼에요..
마음 같아선 그 곳 사진과 이름을 여기 밝히고 싶어요..
제가 위에다가도 썼었는데요.
전에 다니던 성x교회는 예전에 살던 집에서 멀지 않았었어요.
어린애 걸음으로도 몇 분 안걸리는 곳이였으니까요.
거기에 긴 대나무가 꽂혀있었습니다.
그 끝에는 하얀색 빨간색 깃발이 있었구요.
그 쪽 분들께는 정말 죄송한 말씀이지만 얼마나 영험한 장소였겠어요...
진짜 다리가 좀 부들부들 떨리고 머리속이 하얗게 되버리더라구요.
어이가 없었어요...
출처 : 네이트판 http://pann.nate.com/b333022543 엘샤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