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께서 정확하게 맞추셨더라구요.
성남시 태평동.. 제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자 교회가 점집으로 변한 곳이 그 곳 입니다.
정말 쇼크 받았어요. 기억도 안날 때부터 다녔던 그곳이 점집이 된거는..;
의외로 동생과의 동거는 생각보다 일찍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삼촌을 만나뵙고 2주만에 동생이 저희 집에 들어왔어요.
전 자취를 하면서 출퇴근을 하였고, 동생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지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도, 대화를 나눠보아도 아무런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가 없었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제가 출근하면 알아서 일어나서 아르바이트 가고, 제가 퇴근하면 먼저 집에 와서 혼자 기도하고 있거나 성경을 읽으면서 지내더라구요.
걱정했던 것처럼 귀신이 나타난다거나 동생이 이상한 행동을 하는 등의 무서운 일은 생기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귀신이 나타날까봐 무서운게 아니라 저한테 무슨 일이 생겨서 제가 무슨 빙의(?) 같은게 될까봐 무섭더라구요...
같이 지낸지 열흘 쯤 지났나?? 회식 후 퇴근했는데 집에 불이 꺼져있었습니다.
동생이 엑스트라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기에 오늘은 촬영이 늦어지나보다 하면서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의외로 동생은 집에 있더군요.
왜 집에 있으면서 불도 안켜고 있냐고 묻는 제 말을 자르며 동생이 급하게 집 밖에 누가 없었냐고 먼저 물어왔습니다.
신경 안써서 잘 모르겠다는 제게 동생은 정말 미안한데 편의점이라도 다녀오는 척 하면서 누가 있는지 좀 봐달라고 부탁하더라구요.
제 집에 들어온 이후 이런 불안해하는 모습은 본적이 한번도 없어 의아해 하면서도 일단 알았다고 하고 물을 사러 집 밖에 나왔습니다.
들어올 때는 못봤었는데 나가면서 보니 1층 현관문 앞 도로 건너편에 웬 여자 한명이 이쪽을 쳐다보고 있더군요.
혹시나 싶어 물건 사고 일부러 옆쪽으로 지나가면서 슬쩍 쳐다놨는데 모자를 쓰고 있어 얼굴은 잘 안보였지만 키가 저보다 크더라구요.
옆에서 쳐다보든 말든 신경 안쓰고 현관문만 계속 쳐다보고 있었어요.
집에 들어가 웬 여자가 집앞에 있다는 이야길 해주자 동생의 표정이 대번에 일그러지며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주) 대화체 변경
[동생] : 형.. 혹시 집 밖에 누가 없었어?
[나] : 응? 웬 키 큰 여자만 한명 있었는데? 우리 건물쪽만 쳐다보고 있더라?
[동생] : 아.......
[나] : 왜? 여친이야??
[동생] : .......
[나] : 아 왜??? 뭔데?? 뭔 사고쳤냐??
[동생] : 형... 그거... 남자야...
[나] : .......
[동생] : 나 핸드폰에 전화 엄청나게 오는거 알지?
[나] : .......요즘은 안오자나?
[동생] : 안오는게 아니고 내가 무음으로 해두는거야..
[나] : 아.. xx 뭔데? 좀 시원하게 이야기 좀 해봐라
[동생] : 걔 x철이라고 나 연예계쪽 일 시작하면서 친해져서 얼마전까지
거의 2년 가까이 같이 살던 놈이야..걔가 전화하는거야..
[나] : 헐....뭐야.. 트랜스젠더 뭐 이런거야?? xx.. 너 그쪽이냐??
전화는 차단하면 되잖아??
[동생] : 미쳤어? 그럴리가 없잖아???
쟤도 멀쩡한 남자새끼가 몇주 전부터 저러고 다니는거야.. 미췬놈이..
전화 차단하면 안받는거랑 다르게 신호음이 안가잖아 아예.. 차단한거 티 다나게..
[나] : 그건 그렇고 쟨 왜 저러고 다니는거야?? 전화는 왜 미췬듯이 하고???
[동생] : 아 나도 모르지..
몇달 전에 xxxxx 찍을 때 쟤랑 나랑 게이바 직원 연기를 잠깐 했었는데
그거 하면서는 아무렇지도 않았거든?
그런데 두달 전 쯤부터 자꾸 여장을 하는거야 xx새끼가...
그래서 도대체 왜 그러냐고 물어보면 그게 더 편하다면서 자꾸 이상하게 굴잖아..
[나] : 뭐.. 개인취향이야 존중해야 하는거긴 한데..
왜?? 너 꼬시려 그러디?;;;;;;;ㅋㅋㅋㅋㅋㅋㅋㅋ
[동생] : 그런거 아니라니까 진짜..
얼굴에 하얗게 화장 떡칠하고는 다 벗고 집안에서 돌아다니질 않나..
자다가 깨보면.. xx..
그 화장 떡칠한 하얀 얼굴로 머리맡에 앉아서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질 않나..
아 진짜 이상하더라고..
근데 쟤 여친도 있어 형... 게이가 아니야 저거..
전화해가지고 자꾸 놀러가자고 꼬시는데 저꼬라지를 하고 어딜가 가긴..
xx새끼가...
[나] : 니 도대체 뭐하고 다녔냐?? 2년이나 살았다며?? 취향 그런쪽인거 몰랐어??
[동생] : 딱 두달 됐다니까? 저러고 돌아다닌지???
나 형네 집에 오겠다고 한게 쟤 징그럽고 이상해서 오겠다고 한거야..
[나] : ....뭐 딱히 피해준게 있어?? 왜 여기와서 저러고 있어? 여기를 어떻게 알고?
[동생] : 아 나도 모르지.. 촬영장에서 따라왔나부지... 형 근데 이거 한번 볼래?
동생이 보여준 핸드폰엔 "기다려" 라는 문자가 와있었습니다.
[나] : 뭐야...xx 이거 뭐야?? 뭘 기다려??
[동생] : 아까 낮에 온거야.. 형..
얘 나한테 이런 소리 할만한 일이 전혀 없거든? 근데 이게 아까 뜬금없이 오더라고..
도대체 이거 무슨 소리야?
[나] : 그걸.. 나한테 물으면 내가 뭐라고 해야되냐?
여기 와서는 쟤하고 한번도 연락 안했어??
[동생] : 초반에 그냥 사촌형네 와있다고 이야기만 하고 안좋은 일이 있어서
당분간 잠수탄다고 했는데 계속 전화질해서 씹었지..
근데 이 문자가 너무 이상하고 찝찝해서 하루종일 밖에도 못나가고 있었던거고..
[나] : 야.. 그 문자.. 그거.. xx.. 혹시.. 니 기도원.. 그거 아니냐?
주) 대화체 종료
티는 안냈지만 솔직히 저번에 동생에게 귀신 이야기 들었을때보다 더 무서웠습니다
그땐 그냥 막연히 괴담 듣는 기분이였는데 제 집앞에 저런 애가 앉아있으니..
이런저런 이야기 하고 있는데 갑자기 동생이 조용히 하라고 제스처를 취하더라구요.
깜짝 놀라 입을 다물었더니 복도에서 딸깍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 무슨 3류 공포이야기 쓰는 기분이고, 또 그래보이는 이야기라 기분이 참 묘하네요)
잠시 제가 살던 원룸 건물 형태를 설명해야 될거 같습니다.
한 층에 10호까지 있는데, 복도식 아파트처럼 생긴 생긴게 아니라 복도를 중심으로 양쪽에 원룸이 5개씩 붙어있구요,
호텔이나 모텔처럼 방끼리 마주보는 형식으로 생겼습니다.
계단은 복도 왼쪽 끝에만 있고, 제 방은 가장 오른쪽 끝에 있는 방입니다.
딸깍 거리는 소리는 왜 나는건지 설명드리면
누가 지나가면 동작을 인식해서 복도 천장에 있는 불이 자동으로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센서가 여기도 당연히 설치되어 있었는데
그게 엄청 싸구려였던지 켜지고 꺼질 때마다 딸깍 하는 소리가 났었습니다.
저와 동생이 그 소릴 들었다는건 누가 복도에 지나가고 있었다는 거죠..
조용히 숨죽이고 있는데 이게 좀 이상한게 딸깍 하고 불 켜지는 소리가 났으면 계단으로 누가 내려가는 소리가 들리던가 현관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가 나야되는데 그런 소리가 전혀 나지 않더라구요.
그냥 딸깍.. 하는 소리가 나고 한참 후에 조금 가까이서 딸깍 하는 소리가 나고..
제가 태어나서 그렇게 무섭다는 생각이 든건 중3때 겪었던 사건 이후로 처음이였습니다.
저도 그렇고 동생도 그렇고 서로 얼굴만 쳐다보면서 숨죽이고 있다가
이러고 앉아있는게 너무 우습다는 생각이 들어 살짝 허세 겸 해서 동생에게 한쪽으로 안보이게 비켜나 있으라 손짓하고, 일부러 문을 소리나게 벌컥 열고 나갔는데요,
아까 그 여자.. 아니 남자가 앞집 현관문에 귀를 대고 내부 소리를 엿듣고 있었는지 급하게 문에서 물러나더라구요.
너무 깜짝놀라서 저도 모르게 "아 깜짝이야.. 뭐야 씨x..." 라는 말이 입에서 튀어나왔는데
희한하게 동생 친구도 저랑 똑같이 똑같은 타이밍에 똑같은 말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까진 웃긴 순간이였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이거 쓰면서 다시 생각하니까 이게 본인도 놀라서 나온 소리라기보다는 절 따라한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여튼 그 순간 얼굴을 정확히 볼 수 있었는데요.
진짜 잘생겼다기 보다는 남자답게 눈썹도 진하고 하관도 뚜렷한 전형적인 20대 후반 남성의 얼굴이였습니다.
다만 얼굴에 뭘 그렇게 찍어발랐는지 하얗게 되어 있었고 입술도 빨갛더라구요.
좀 혐오스러웠습니다.
저하고 마주친 동생 친구는 아무렇지도 않게 도로 계단을 내려갔는데요.
저도 혹시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뒤따라가서 편의점에 들러 맥주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이 xx놈이 3층 올라가는 계단 구석에 서서 고개만 슬쩍 내밀고 계단을 지나 복도로 들어서는 저를 쳐다보고 있더라구요. 안보이는줄 안건지..
주) 대화체 변경
[나] : 야.. 니 친구 복도에서 나하고 마주쳤는데 앞집 문에 붙어서 소리 엿듣는거 같더라..
도대체 왜 저러는거냐? 얼굴은 또 꼴이 그게 뭐야???
이 한겨울에 저런 얼굴로 치마까지 입고 여기까지 온건가봐...
하....xx 꿈에 나올까 싶을 정도로 징그럽더라...
[동생] : .....
[나] : 전화 안와??
[동생] : 형.. 오늘만 50번도 넘게 왔어..
[나] : ... 야.. 어떻하냐? 저거 어떻게 해야돼??
또 길건너에서 현관문만 쳐다보고 있는거 아냐? 너 나올때까지??
[동생] : ......
[나] : 조용히 해봐... 지금 막 딸깍 하는 소리 나지 않았냐??
[동생] : 아.. 형 왜그래...
그렇게 잘 놀고 자주 싸움도 일으켜 경찰서를 들락날락 하던 동생이 겁에 질려 있는 모습이 제게는 너무나도 이상해 보였습니다.
말은 거짓으로 할 수 있어도 그런 모습은 거짓으로 지어낼 수가 없잖아요..
맥주를 사온 후 동생과 이야기 하던 중 딸깍거리는 소리를 저는 분명히 들었는데 동생은 못들었다고 우기더라구요.
또 나가보는 것도 이상하고 해서 그냥 조용히 혼자 맥주를 마시고 동생이 기도중인 것을 보면서 저는 먼저 잠들었습니다.
출처 : 네이트판 http://pann.nate.com/b333206759 엘샤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