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휴대폰 대리점에서 일했었다.
폴더폰이 고장났다고 한 부부가 사내아이를 데리고 가게에 찾아왔다.
찍는 사진마다 이상하게 변한다며, 부부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있었다.
하지만 정작 일선에서 수리를 하다보면 이런 일은 그리 드물지도 않다.
휴대폰도 기계니까 어디 하나 고장나는 건 흔한 일이고..
심령사진이라며 꺅꺅 떠들어대는 고객도 있지만,
대개는 그냥 단순히 데이터나 카메라에 고장이 생긴 것 뿐이다.
이번에도 아마 그럴거라 생각해 일단 사진을 보기로 했다.
사내아이의 얼굴과 목 근처에 빛이 들어온 느낌의 사진이 찍혀있었다.
수백 장은 더 될 사내아이 사진이 전부 다 그랬다.
하지만 일단 우연일거라 여기고, 손님에게는 수리를 제안했다.
확인을 겸해, 우선 그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보기로 했다.
가게 안이나 다른 직원들 사진을 찍어봐도 평범하게 나올 뿐이었다.
이상하다 싶어 이번에는 바로 그 사내아이를 찍어봤다.
찍고 나서 그 사진을 응시하고 있자니,
방금 찍은 사진에서 사내아이 얼굴 부분만 점점 무너져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되었다.
눈 앞에서 일어난 걸 보고,
손님은 물론이고 나조차 얼굴이 새파래졌다.
출처: VK's Epit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