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 무렵, 반 아이들이 여럿 모여 여름이니까 콧쿠리상이나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다들 동아리에서도 은퇴할 무렵이었기에, 나도 포함해 꽤 많이 모였다.
방과 후 교실에서 시끌벅적 모여 콧쿠리상을 시작했다.
역시 누군가 손가락에 힘을 줬다.
"야, 힘 넣지 마!" 라고 한소리 할 작정이었는데,
참가하고 있던 여자애 중 한 명이 몹시 화를 내기 시작했다.
평상시에는 잘 웃는 보통 여자애였는데,
누군가 손가락에 힘을 준 순간 [이상한 짓 하면 저주받아!] 라며 험악한 얼굴로 소리치는 것이었다.
주위 녀석들도 저런 애였구나 싶었는지, 곧 분위기도 식었다.
다들 더 하고 싶질 않아 해서, 그날은 다들 그냥 돌아갔다.
다음날, 콧쿠리상을 했던 책상 위에 사람 이가 놓여있었다.
앞니부터 어금니까지, 위턱에서 아래턱까지
나란히 줄지어 차례대로 놓여있었다.
그날 두 번째로 일찍 왔던 내가 직접 봤다.
가장 먼저 왔던 여자애는 대경실색해 넘어져 있었다.
잇몸까지 붙어있어서 꽤 끔찍한 꼴이었으니, 그럴 만도 하지..
학교 안에서는 엄청난 소란이 일었고 범인을 찾으려 온갖 수단이 동원됐지만,
범인은커녕 학생 중 이 하나 빠진 사람 없었다고 한다.
마치 이를 펜치로 잡아뽑아
그대로 살점이 붙어 있는 것 같은 모습은 지금도 생생하다.
출처: VK's Epit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