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조외할머니 장례식날,
친척분에게 들은 이야기다.
증조외할머니 시신 곁에 짧은 창이 있길래
이상하게 생각해 친척분에게 여쭤봤었다.
그 창은 증조외할머니가 직접 마련해 두신 것이었다고 한다.
옛날, 증조외할머니의 친척이 돌아가셨을 때,
증조외할머니가 향을 올리려는데 시신이 움직였다는 것이다.
증조외할머니는 기겁해서 어머니를 불렀다.
그러자 고조외할머니가 안방에서 짧은 창을 가지고 나타났다.
그랬더니 시신이 거짓말처럼 움직임을 멈추더라는 것이다.
증조외할머니가 사는 곳에는
이따금씩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한다.
그렇기에 혹시 모를 가능성을 대비해
부적 삼아 짧은 창이나 날붙이를 시신 옆에 놓아두는 것이다.
혹시 죽은 게 아니라, 아직 살아있던 사람이 움직인게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확실히 몸이 차가워지고 심장도 멈췄었다고 한다.
동네 사람들한테 물어봐도 [죽은 사람이 되살아났었다고!] 라던가,
[목을 졸릴 뻔 했었어.] 라고 하는 사람들마저 있었다.
그 때문에 증조외할머니는 생전부터 자신이 죽으면
꼭 시신 곁에 짧은 창을 두라고 누누이 말씀하셨다고 한다.
왜 짧은 창인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도 지켜지고 있는 풍습이다.
산 속, 그리 많은 사람이 살지는 않는 시골 마을 이야기였다.
출처: VK's Epit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