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괴담] XXX GP의 지원 요청

금산스님 작성일 19.10.31 09:4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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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전역한 20대 청년입니다.

2012년도에 먼저 전역한 친구에게 들었던 괴담입니다.

 


친구네 부대는 최전방과 가깝긴 하지만,

최전방에 투입되지는 않는 부대였답니다.

 


어느 날, 친구네 부대로 지원 요청이 와서 한 개 소대가

최전방에 있는 A소초와 다른 소초로 10명씩 투입이 되었습니다.

 


당시 제 친구는 막 병장으로 진급했었고,

B초소로 처음 지원을 가게 되어

자기 부사수인 후임과 같이 근무를 섰다고 합니다.

 


한참 시간이 지나고,

지루하던 참에 무전기가 울리더라고 합니다.

 


무전기를 받으니 무전기에서는

[치직.. 치직.. 치이이이익..] 하는 잡음뿐 말이 없었습니다.

 


[혼선인가?] 하고 무전기를 내려놓았는데,

한 번 더 울리더랍니다.

 


[치직.. 치이이익..]

원인을 몰라 그냥 내버려 뒀는데, 무전기가 재차 울렸습니다.

받아보니 이번에는 무전기에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XXX GP에 적 도발이 시작되었습니다!

 A소초에서 빠른 지원 부탁드립니다! 빨리 와주시기 바랍니다!]

급한 목소리와 함께 무전기는 꺼졌습니다.

 


친구는 급한 마음에 A소초에 연락하여

[XXX GP에 도발이 시작되었으니 빠른 지원 부탁드린답니다!]라고 보고했습니다.

 


A소초의 통신병은

[뭐지.. 우선 알겠습니다.]라는 반응만 보였답니다.

 


친구는 병장짬에 괜히 지원 왔다고 욕을 하며,

진짜 전쟁이라도 나면 어쩌나 엄청 긴장하고 있었다네요.

 


15분 정도 지났을까요.

근무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다음 근무자가 오더랍니다.

 


[저기, 지원 온 분들 지금 근무 교대해주고 소초로 복귀하라고 합니다.]

친구는 그대로 후임하고 복귀를 했더랍니다.

 


그런데 같은 시간대에 근무했던 근무자들이

죄다 소초 앞에서 엎드려 있었습니다.

 


소초장은 친구와 후임마저 엎드리게 한 뒤,

이유도 모를 얼차려를 내린 뒤 생활관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친구는 무슨 일인지 모르고

기껏 파견 나와서 얼차려나 받는 게 너무 억울했습니다.

그래서 소초장에게 찾아가 따졌다고 합니다.

 


[아니, 적 도발이 시작됐다는데 얼차려를 왜 받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부대에서 지원 온 건 고맙게 생각하는데, 근무 첫 투입부터 장난이나 치면 어떻게 하나?]

 


소초장은 오히려 친구를 타박하며

이따 호출할 테니 오라며 보냈다고 합니다.

 


그렇게 친구는 생활관에서 쉬다가 흡연장에 나와 흡연을 하는데,

소초장에게서 호출이 왔답니다.

 


소초장실로 가봤더니,

전화를 받으라고 하더랍니다.

친구네 부대 중대장이었습니다.

 


병장 달고 파견 나가서 고생하는 건 알겠는데,

조금만 참으라는 말과 함께 금세 전화가 끊겼다고 합니다.

 


그리고 곧이어 날아든 소초장의 말에,

친구는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소초장이 얼차려 준 이유는 너네 시간 때 투입한 B, C, D 초소에서

 동시에 연락이 와서 XXX GP에 포격 도발이 일어났다고 똑같이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다.]

 


같은 근무시간에 투입된 초소에서

전부 똑같은 말을 했다는 것입니다.

 


[XXX GP는 6.25 이후로 없어진 GP인데 모든 초소에 그런 연락이 올 리가 있겠냐?

 너희들이 짜고 장난친 거라고 보고 얼차려를 준 것이다.]

 


친구는 딱 사흘 더 있다가

더는 무서워서 지원 못하겠다고 후임들 데리고 부대로 복귀했답니다.

 


혹시 6.25 때 병력 지원을 요청했던 무전이,

먼 시간을 뛰어넘어 2012년에 수신된 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출처: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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