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ch] 바람이 세게 불던 날

금산스님 작성일 22.11.30 11:3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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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봄,

 

바람이 무척 세게 불던 날이 있었다.

 

 

 

 

등유가 담긴 통을 넣은 커다란 케이스가 현관 앞에 있었기에,

 

혹시 바람에 날려가지는 않을까 걱정되어

 

형과 함께 둘이서 확인을 위해 문밖으로 나섰다.

 

 

 

 

케이스는 현관에서 2m 정도 날아가

 

집 앞 도로까지 떠밀려 가 있었다.

 

 

 

나는 황급히 케이스를 멈추고 옮기려 했다.

 

하지만 형은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뭔가 날고 있어..]

 

위를 올려다보니, 하늘에 수많은 인간이 바람을 따라 날고 있었다.

 

 

 

 

강풍 때문에 사람이 날아갈 정도인가 싶었지만,

 

그렇다면 우리도 바람에 날려가고 있을 터였다.

 

 

 

 

둘이서 그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니,

 

사람이라고 생각한 게 사실은 사람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형태는 사람 모양이었지만,

 

날아다니는 것은 하나하나 다 다른 물체였다.

 

 

 

 

마시멜로 같은 하얀 덩어리가 있는가 하면,

 

구멍이 뚫린 치즈 같은 모양도 있었다.

 

 

 

 

형은 [사람 모양을 한 풍선인가 보다.]라고 말했기에,

 

나도 그럴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뉴스에서는 사람 모양 풍선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고,

 

인터넷을 찾아봐도 비슷한 이야기는 보이지 않았다.

 

 

 

 

3일 뒤, 형은 갑작스럽게 쓰러져 그대로 세상을 떠났다.

 

죽기 전에 [나도 날려진다, 나도 날려진다.]라고 몇 번이고 중얼거렸다.

 

 

 

 

출처 :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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