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도와주세요...너무 힘드네요

범인은시체당 작성일 06.06.19 09:5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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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여자친구와의 이별...
솔직히 말해서 저한테 이별이란 절대 오지않을 그러한 저세상의 것인줄만 알고 있었습니다.
정말 말이 안되요... 사건의 정황은 이렇습니다...

저는 편의점에서 알바를 합니다. 야갼에 근무를 하는데, 요즘 월드컵 시즌이라 그런지
손님이 무척이나 많았습니다. 힘들고, 짜증나고, 덥고 그리하여서 맥주한캔을 벌컥벌컥
들이마셨더랬죠... 주량이 쎈편은 아니지만 약한편도 아니여서 근무중에 손님이 없을시
이따끔씩 맥주한캔을 마셔되곤 했었는데... 어제따라 몸이 많이 고되여서 그랬는지
맥주한캔에 금방 취해버리더군요. 그리 심하게 취한건 아니었지만 정신이 약간 알딸딸한
정도였습니다.
요즘따라 부쩍 사소한 것들로 인해 여자친구와 잦은 말다툼이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심하게 말다툼이 오고가는 건 아니였습니다. 문제는 싸우면 그날그날 바로 푸는게 아니라
다음날에서야 그 화를 푼다는 거였습니다. 잦은 다툼도 문제였고요. 꽤 힘들었죠. 잦은 다툼...
여자친구가 저보다는 더 많이 힘들었을 거에요...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저에게 세상은
투명한 유리알에 담긴 흐릿한 아지랑이로 보이네요.
뭐 아무튼... 잦은 말다툼과, 그때그때 바로 풀지 못하고, 담아두고 그것을 억지로 삼키고,
혼자 힘들어하는 고민으로 인해... 한순간 확터저버렸습니다. 저의 화가 말입니다...

여자친구는 화가 나면 저를 아닐하게 대했습니다. 상처주는 말도 많이 하고... 당연히
자기에게 먼저 사과를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시간이 갈수록 자신을 좀더 이해하고
생각해 달라고 하는 그 모습... 그래도 저는 좋았습니다. 여자친구와 있는 그 순간이
좋았고 행복했고... 두 손엔 때묻은 먼지와 잔잔한 상처들, 주머니엔 동전 몇푼이
남아있을지라도 여자친구와만 있다면 저는 세상에서 제일 특별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정말 그녀는 제 세상이고 인생이고 또다른 저였습니다...

그런 그녀의 모습들을 저는 억지로 삼켰는데... 어느 한 순간 토해냈더니... 그녀는 저에게
이별을 선물했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제가 그녀에게 이별을 선물했습니다...

어제 역시 사소한것으로 그녀와 말다툼일때... 저는 소리를 지르며 짜증을 냈고, 어느순간
"우리 그냥 헤어지자" 라는 말이 저의 목구멍을 타고 입으로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몇시간이 지나고... 저의 알바가 끝나고... 다음날 아침.. 저는 먼저 그녀에게 문자로
되돌릴수 없겠냐고, 화김에 그런건데 되돌릴수 없겠냐고... 아무 대답이 없었습니다.
가슴이 쓰라려오는 감정을 겨우겨우 참아내며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고 마침내 그녀는
저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솔직히 받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제가 그러한 문자를 보냈으니 말이죠... 전 그녀에게 말했습니다. "되돌릴수 없냐고...
어제 술에취해 화김에 그런거라고..." 그녀는 단호했습니다... "그럴생각없다고, 나도 그러기로
마음먹었다고..." 너무 아파요... 정말 힘들어요. 여러분 저 정말 아파요......
차라리 죽고싶은걸요... 이제 제 나이21살... 청춘입니다. 그러나 전 지옥입니다. 절망입니다.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비틀대며 걸어갑니다. 바로 앞에 펼쳐져 있는 절벽을 향해...

이런고백 처음입니다. 너무 아파서 견딜수가 없는걸요.... 이제야 전 사랑하는 아픔을 배웠고
값비싼 수업료를 지불해가며 그 이별의 아픔을 배웠습니다.....

사실 전에도 그녀는 저와 이별하려고 했었습니다. 무려 2번이나요...
그녀는 잘나가는 대학교의 3학년생이고... 저는 대학교를 한번 자퇴한 경력이 있는...
그것도 이제 전문대 1학년생에 군대도 아직 갔다오지 않은, 미래가 불투명한 한 소년에
불과하니까요... 그녀에게 있어서 지금은 매우 중요한 시기죠. 졸업도 다가오고 취업도
해야하고... 언제까지나 사랑이라는 것에 안주해서 시간을 보낼수는 없겠죠.
그렇지만 그 이별은 그녀의 본심이 아니라... 저와 그녀 모두에게 더나은 미래를 위한
지금의 작별이라 말했습니다. 전 그녀를 잡아냈습니다. 2번이나 모두...
제가 말했습니다. 정말로 너도 헤어지길 원하는건 아니지 않냐고... 그녀가 울면서 제게
말했습니다. 당연하지 바보야... 너무너무 사랑한다고...

제가 이별을 꺼냈을때 그녀역시 저처럼 사랑을 잡아주길 원했습니다. 간절히 바랬습니다.
그런데... 그녀도 마찬가지로 이별을 꺼내들었습니다... 잡아주지 않았습니다. 놓았습니다...


시간은 말이에요... 정말 되돌릴수 없는 건가요?

너무 아파서... 전 왜 좀더 강하게 태어나질 못했을까요? 좀더 가지질 못했을까요?
왜 전 그녀를 좀더 사랑해주지 못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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