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오네요... 정신은 아직도 비틀비틀~ㅠ.ㅠ 결국 헤어졌습니다.

범인은시체당 작성일 06.09.01 02:2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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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오는군요. 그보다 1시간가량 썼던 글이... 컴퓨터 이 씨퐉놈의 횡포로 인해
모두 다 날라갔습니다. 1시간이나 썼는데... 힘이 다 빠져버려서 그냥 갈까 했는데...
짧게나마 몇글자 끄적거리다 가고 싶어서 이렇게 다시 키보드를 잡습니다...ㅠ.ㅠ
저 아시는 분이 있을까 싶지만...
제가 많이 힘들 때 이 곳에 글을 두어번정도 쓴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제 닉네임으로
검색을 해보면 찾으실 수 있습니다. 그냥 한번 읽어주셨으면 좋겠네요. 그러면 이 글 또한
읽으실 때 이해가 되실꺼 같구요...

여자친구와는 결국 헤어졌습니다. 벌써 2달이 다 되어가네요.
사귄지는 6개월정도... 반년정도 사겼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 헤어질 때 보단 지금이 한결 가볍습니다. 그렇지만 아직도 그립고
잊지 못하는건 사실입니다. 헤어진지 얼마 안되었을 땐, 그 땐 그냥 그녀와 함께 했던
시간들이 마냥 생각나기만 했는데 요즘은 그런 생각보단... 그녀 그 자체, 그냥 오로지
그녀만 생각이 나네요. 생긴 모습이나... 했던 말들, 뭐 이런거 말입니다.

여자를 처음 사겨보는건 아니었지만 그녀는 제게 첫사랑이었습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무엇인지,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어떤것인지, 사랑해주는 법은 어떤것인지
그녀와 함께 하면서 배울 수 있었습니다. 수업료가 부족했던 탓인지 이렇게 이별을 했지만요.

이별을 하면서 제가 가장 아파했던 것은 무언가 절실히 아끼던 것이 사라짐에 대한 상실감,
그 상실감이 너무나 컸습니다. 나를 위해서만, 나에게만 웃어주던 그 미소나 달콤한 입맞춤,
내 걱정만 해주고, 내 생각만 해주고, 나만 보살펴주고 심지어 나를 위해 흘리던 눈물마저
잃어버림에 대한 상실감.
그 상실감은 저에게 후회로, 원망으로, 분노로, 아픔으로, 아쉬움으로, 결국엔 그리움으로
저를 짓누르고 짓밟고 도려냈습니다. 제 머릿속을, 가슴속을 그렇게 찢어 발라냈습니다.

그녀가 제게 말하더군요. 네가 분명 좋기는 한데, 너와 통화하고 있다가도 어느순간
며칠전에 본 멋진 남자가 갑자기 생각난다고... 사실 제가 이 말에 발끈만 하지 않았다면
지금 전 그녀와 오붓하게 앉아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을겁니다. 저는 너무나 화가난 나머지
그녀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아무리 널 좋아하고 자존심 다 버리면서까지, 무릎꿇는 모습까지
다 보이며 널 붙잡을려 하고 있지만 네가 날 좋아하지 않고 단지 나의 애원에, 단순히 정에 끌려
내 옆에 있을려는거라면 내가 아무리 아프고 슬플지라도 이별을 할꺼라고... 바보 같았나요?
휴~... 그녀는 결국 제게 헤어지자고 하더군요. 제가 모자른 놈이었어요. 능력도 안되고...

정말 좋은 여자였습니다... 그녀의 눈엔 저보다 능력좋은 다른 남자가 보이게 돼버렸지만...
세상에 두 번다시 없을 좋은 여자였어요.
부자집 공주님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아르바이트를 마땅히 하고 있는 것도 아니면서
제 지갑이 가벼울때면 어김없이 그녀는 저의 두 손에 돈을 쥐어주었습니다. 용돈이라면서...^^
너 돈 있는 거 다 아는데 지금 당장은 네게 돈이 없으니 일단 맡겨두는거라고...
3~4만원이나 되는 돈을 저의 두 손에 쥐어주면서 이정도밖에 줄 수 없어서 미안하다고
오히려 제게 사과를 하는 그녀였습니다. 물론 그 돈을 넙적 받을 저도 아니었기에 줄때마다
연신 뿌리쳤습니다. 정말 급할땐 그녀에게 만원씩 용돈아닌 용돈을 받아 타쓰긴 했지만요...;;
오히려 제가 된장남(?)입니다. 그녀는 잘못이 없어요. 미쳐 깊게 생각못한 저의 이런 행동들이
그녀에겐 다른 남자가 눈에 보일 수 밖에 없는 것들이었겠지요. 그래도 저는 나름대로 그녀에게
모든걸 다 주고 있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심지어 그녀와 좀 더 같이 있고 싶어서, 그녀에게
더 해주고 싶어서 학교까지 휴학해가며 그녀와 시간을 보냈지만 그것마저도 그녀에겐
부족했나봅니다. 솔직히 더 노력할 수 있었습니다. 훨씬 몇배는 더 잘해 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노력하지 않았어요. 학교 휴학하고 알바하면서 그렇게 돈을 모우면서 그녀에게
더 해줄려고 했지만 마음 한 구석으론 고민들이 너무 많았고 갈등도 많았고... 어쩌면 말이죠,
그녀보단 제가 먼저 우리사이에 이별이 올것임을 깨달고 있었을지도 몰라요. 또한 제가 먼저
그녀에게 헤어지자고 했을지도 모르죠... 불안해하는 그녀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다독거려주고 헤아려주진 못할 망정 제 입장에서만 그녀를 바라본거 같습니다.
그녀는 저를 이해해줄려고 노력했는데 저는 이해조차 해줄려 하지 않았던거 같아요.
제가 나쁜놈이죠. 있을 때 잘해야하는데... 제 자신은 너무 구역질 나는 x놈입니다. 병x이요...

정말 미안해. 너무나 보고 싶어하던 연극한번 보러 데려가 주지 못해서...
짧게라도 여행한번 제대로 데려가주지 못해서... 미안해 항상 말뿐이어서...
큰 선물보단 그냥 같이 옆에 있어주길 원했던 너인데 그런 너를 나는 이해조차 해주려 하지않고
내 말만 앞세우며, 내 마음만 내세우며 너에게 이해를 강요했던 나였지...
그런데 지독하리만큼 착한 너는 그런 나를 끊임없이 아껴주고, 사랑해주고, 보살펴주고,
이해해주고, 걱정해주고, 내가 항상 잘 되길 빌어주던 너...
있잖아... 또 다시 이런 이별을 겪게 되더라도, 또 다시 아파할지라도 다시 한번 더 너의 곁에
있고 싶다. 너는 내 인생이라 말하며 말만 앞세웠던 나였지만 마음만은 정말 진심이었어.
항상 내가 불러주던 너의 애칭...
애기공주님! 이렇게 못난 똥같은 나를 잠시나마 곁에두고 보살펴주어서 정말 고마워.
아니지... 정말 고마웠어... 훨씬 좋은, 돈 엄청~ 많은 남자 만나서 떵떵거리며 살아야 돼!
정말로... 고마워!

요즘의 난 늘 외치고 다니는 말 한마디가 있습니다. "난 늘 술이야~♪..."
이렇게 이도저도 아닌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정을 펜으로 들고 글을 쓰니 별 시덥잖은 하소연이 되어버렸네요.
제게 좋은 조언을 해주시던 많은 분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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