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일주일 전쯤 수능이란 고비를 넘기고 막 살아나온 고 3 학생이랍니다. (소개가 너무 거창 했나요?) 저에게 1년전부터 마음속에 있던 이야기를 꺼내려 몇 글자 적어 봅니다.
그녀를 처음 본건 2학년 때 였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새 학기가 되면 마음이 뒤숭숭해서 같은 반 아이들도 제대로 다 못 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저도 엄청 긴장했었나봐요. 그녀를 처음 본게 2학년이 되고 나서 3주 정도 후 였으니까요. 하지만 처음 보자마자 첫눈에 반해 버렸다는건 아니예요~ 모랄까.. 내성적인 아이 같았어요. 조용하고 항상 공부를 열심히 했어요. 쉬는 시간 빼고 매일 책상에 앉아서 공부를 했죠. 반면에 저는 수업시간엔 책상과 대화를 나눴고, 쉬는 시간엔 복도에서 경주를 하는 철없는 야생곰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그녀에게 관심이 갔는지 모르겠네요.
그러던 어느 날 저에게는 곰가족이란 그룹이 생겼습니다. 총 5마리에 곰들과 3명에 사육사.. 쉬는 시간만 되면 사육사에게 복종하며, 이리 뒹굴로 저리 뒹굴며 각 종 묘기를 선사했죠.
원래 유치하게 노는거 싫어하는데 학기 초반이니까 눈에 띄고 싶었나봐요. 왜 그런거 있잖아요. 관심 받고 싶어서 바보짓하고 괜히 장난치는.. 하지만 그녀는 절 좋은 시선으로 바라 보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곰들에게 부탁을 했죠. 노래방에 같이 가게 도와달라고.. 곰들은 선뜻 도와주겠다며 그녀를 꼬시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저희는 곰들과 그녀 그리고 사육사한명 이렇게 노래방을 가게 됬습니다. 야자시간에!! 처음이라 그런지 다들 서먹서먹 했습니다. 그때 제가 마이크를 잡고 선곡을 불렀습니다.
노래에 자신 있는 저는 작년에 축제에 나가서 SG와사비라는 이름으로 Timeless를 불렀던 감을 살려 열창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에 반응은 무덤덤.. 좌절을 하고 말았죠ㅠ 그런데 갑자기 그녀가 학교에 간다고 하는거 아닙니까..! 그래서 저도 같이 가주겠다고 갔습니다. 단둘이 학교까지 걷는 찬스!! 떨렸습니다. 처음으로 하는 대화였거든요 *-_-*
제가 처음으로 그녀에게 한말은..
쿠마 : 뭐야~ 갑자기 왜 학교에 하는거야?
그녀 : 어..? 아.. 나 면학실하거든.. 오늘 야자시간 빼먹었으니까.. 보충하려구~ 넌 어디가..?
쿠마 : 아! 나? 나도 면학실 해!!
그녀 : 정말?
당연히! 안하죠-_-.. 책상과 대화할 내공을 쌓은 저인데.. 면학실을 왜 하겠습니까..! 하지만 이때 안친해지면 언제 친해질까해서 거짓말을 해버렸습니다 ㅠ 그래서 결국 면학실을 하게 됬었습니다.. 9시부터 11시... 중간에 쉬는 시간 딱한번! 이 두시간은 정말 저에게 있어.. 2년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제 옆자리! 심심하면 수시로 질문을 했죠. 질문을 할때마다 그녀는 "나 잘 모르는데.." 하면서 저의 질문 아닌 질문을 다 받아주며 하나하나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정말 좋았죠! 첫출발은 일단 너무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녀 주위에 그녀의 친한 친구가 너무 많았습니다. 남자는 아니였지만 쉬는 시간에 그녀는 타반으로 갔죠. 약속을 정하고 싶어도 주말에 교회를 다닌다고해서 놀자는 말도 못 했습니다. 그래서 그녀와 지낼 수 있는 시간은 면학실뿐..
그런 면학실도 그만 뒀습니다.. 질문하는것도 미안해지고 그녀는 항상 친구와 같이 있었거든요.. 제가 끼어들수 없는 분위기.. 버티고 싶었지만 안되더라고요..
그 후로 저는 그녀에게 할수 있는 말은 "숙제 했어?", "나 좀 보여줘" 이런 말들 뿐이었고 문자를 해도 그녀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하루하루 시간을 지루하게 보내고 있던 어느 날.. 제 친구 팬더가 고민이 있다네요.. 전 고민이 뭐나며 다 말하라고 했죠. 그 고민을 듣자마자.. 제 머리는 터질 듯 했습니다.. 팬더가 그녀를 좋아한답니다.. 그녀 생각이 자꾸 난다네요.. 제가 좋아하는걸 알면서.. 왜 저한테 고민 상담을 원했을까요.. 전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팬더를 도와줄까.. 아니면 사랑의 라이벌로 생각해야하나..
결국..
고민 끝에 팬더를 도와주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렇게 체념 하고 있던 저....
그런 저에게 갑자기 팬더가 와서 하는 말..
팬더 : 쿠마야, 아무래도 나 그녀 좋아하는거 같진 않다..
쿠마 : ......
팬더 : 미안 ㅋ 내가 열심히 도와줄게! 근데 너 그녀 이제 안좋아한다고 했지..?
쿠마 : 응..
팬더 : 그럼 다행이네~ 휴~
쿠마 : 다행이네..
뭐야.. 난 체념했는데.. 널 위해 체념했는데! 힘든데.. 그녈 잊으려 마음을 도려내고 있었는데.. 결국 상처받고 아픈건 저 혼자뿐.. 그 후로 그녀를 저 혼자 몰래 좋아했습니다.. 간간히 문자하며 이야기 몇마디 정도 했습니다... 하루하루 보내다.. 로즈데이라는 염장날이 왔습니다.. 저는 솔로부대에 인원으로써 조용히 날을 보내려고 했는데 여자친구 있는 제 친구가 꽃을 사러 같이 가자는 말에 갔다가 혹해서 그녀에게 주고 싶은 꽃 한송이를 저도 모르게 들고 있었습니다.. 원래 맨트, 장소 이런거 다 계획하고 줘야하는건데.. 저는 화장실 앞에서 그녀에게 줘버렸습니다 -_-.... 우정의 꽃이라고요.. 푸핫 -_- 지금 생각해보면 참.. 이 장미꽃 한송이가 저와 그녀 사이에 촉매역할을 해줄꺼라 믿고 싶었어요.. 아니 믿고 있었는데..
정반대였습니다.. 별루 친하지 않았던 사이.. 더더욱 멀어져갔죠..
그렇게 시간이 흘러 2학년 겨울방학이 왔습니다.
메신져로 간간히 사이를 좁혔지만 그녀를 보면 인사도 못하는 저입니다..
또 한순간에 그녀와 멀어졌습니다. 이제는 메신져에서도.. 문자도.. 할수가 없습니다..
제가 용기가 없는 건가요..? 2년정도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데.. 이제 졸업하면 만나기 힘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