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글 올린 한 남자입니다.. 그냥.. 넋두리... 남깁니다...
간신히 술은 마시지 않았지만.. 정말 괴롭고 힘들군요..
이미 글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전 3년을 넘게 사귀어 왔고.. 그대로 왔떠라면 오늘은 1202일 째군요..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여자친구의 양다리로 인해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토요일 밤 그때 그렇게 잠시 눈이 뒤집어지고.. 소리지르고.. 주위 사람들 다 쳐다보고..
그러면서 바로 올라오라 했습니다..
그러면서 신용산 역에서 가까운 숙대입구 역 근처 피씨방에서 죽치고 앉아 무작정 기다리기 시작했습니다..
네이트온을 들어가니 고민상담해준 그 친구가 있습니다.. 당장 말을 걸었더랬죠..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갑자기 그냥 그 남자에게 전화를 걸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잠깐 밖으로 나가서 전화를 걸었죠.. 물론 발신번호표시금지로 ㅋㅋ;;
'xx 남친 되시는분 맞으시죠..?' 하니까 '네 맞는데요~' 합니다
순간 억장이 무너집니다..... 간신히 억누르고 있는 사실을 이야기합니다..
혹시 믿지 않을까봐 그녀가 제 폰으로 보낸 문자 내용과, 말투를 하나하나 다 기억하고 말하였죠..
그렇게 다 얘기한 후 전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렇게 한달여동안 거짓말만 하고 살아온 그 여자랑..계속 사귀실 겁니까?' 돌아오는 대답이.. '네'
하도 어이가 없어서... 그러면서 이렇게 물어옵니다 '그럼 이제 확실히 끝난 건가요?'
아놔... 순간 욕나올 뻔 했습니다;
'네.. 그런여자 줘도 싫으니 가져가세요.. 끼리끼리논다고.. 잘 가져가세요' 이런식으로 말하고 끊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여자가 도착한 후.. 9시 59분 차로 타고 오라고 했는데.. 알았다 하고 안오더군요;
다시.. 막차가 10시 37분에 있어서..(아직도 시간까지 기억나네요...;;)
이거 타고 오라 하니 알았다고 하고 또 안오더군요..... 내일온다며..
집으로 돌아가며..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분이 풀릴까.. 어떻게 해야 내일을 평생 잊지 못할 날로 만들어 줄 수 있을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나와 같이 보낸 3년 동안의 시간이..30일도 안되는 시간에 깨질 수도 있구나...'
참 인생이란게.. 한순간에 비참해질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새벽 2시쯤 다시 전화했습니다.. 전화하니 아직 밖이라는군요.. 그 남자와 같이 있다 합니다
또 저 자신을 억누르며.. 그 남자와 언제부터 사귀었는지 물었습니다.. 대답을 안하더군요..
하긴 옆에서 듣고 있는데 어떻게 말하겠냐만은... 그래도 보챘습니다;
그때 제 심리는..지금 제가 생각하면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었지만..
그렇게라도 해야 조금이라도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 날짜를 듣고.. 그여자 험담을 하며 그렇게 토요일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침대에 누워서도 잠들지 못하며..오랜만에 아침을 보고 잠들었습니다
다음날.. 10시쯤 일어나서 전화해 보니 아직 자고 있습니다... 나참..
신경질을 내며 빨리 텨오라 했습니다..
1시 50분에 도착한다고 합니다..마중은 나가지 않았습니다
지하철 역으로 오라고 했습니다.. 자기는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른다는군요..
바로 어제 저와 같이 걸었던.. 그리고 신용산역은 근처에 4호선 지하철역이 두 군데가 있는데..
두 군데 다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길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저는 또 절망하며..길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이제서야 기억난다는군요.. 그리고 2시 40분에 역에 내렸다고 합니다.. 전 기다리라 하고 마중을 나갔습니다
가서 보니 웃으며 전화를 하고 있더군요;; 순간 뭔가 터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다가가니 전화를 끊더군요
정말 제가 여태 살면서.. 여자를 때린 적이 없는데... 장난으로 때려도 살짝 건드는게 전부였었는데..
그대로 따귀 한방 날렸습니다.. 살짝 피해서 빗맞았군요..
그대로 '따라와' 하고는 뒤도 안보고 집으로 걸었습니다
마침 부모님이 집을 비우셔서 집에 데려올 생각이었습니다.. 이여자한테 받은것들도 모조리 돌려주려구요..
거의 도착해서 뒤돌아보니.. 여전히 전화를 하면서 뒤를 따라오고 있더군요.. 순간 또 손 올라갈 뻔했습니다;;
집에 데려가려 하니.. 싫다고 합니다.. 제가 억지로 잡아끌며 엘리베이터에 태우고 집에 들어갔습니다..
늘 보는 강아지 두 마리가 시끄럽게 짖어대서 발로 차버렸습니다.. 그리고 안방에 가두었죠....
제 방으로 들어와서 의자에 앉습니다.. 이 여자는 계속 서있더군요
처음부터 다 말해보라 했습니다.. 자기는 할 말 없다고 하더군요;;
네가 한 거짓말들 차례로 읊어보라 했습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얘기하기 시작하더군요..
'그때 그 선배가 고백했을때.. 그냥 안된다고 했는데.. 계속 물어보더라.. 그랬는데 그때 우리 진짜 크게 싸웠잖아..
그래서 그 날 바로 사귀자고 했어.. 그때 남자 선배들이 둘이 사귀라고 계속 밀어줬고..
(압박 아닌 압박이죠.. 그 남자가 친구에게 시킨거겠지만..)
그리고 내가 사귀고 싶었어.. 이제 할말없어.. 내가 다 잘못한거잖아..'
이 말 하는데도.. 시끄럽게 그 여자 전화가 울립니다.. 그래서 나랑 얘기할 땐 배터리 빼라고 소리질렀죠..
그리고.. 전 이제 할 말 다 하고.. 물어볼 거 다 물어보고.. 이말 건넸습니다
제 집에 여자친구 한번 데려온 적이 있는데..
'이 방이 어떤 방인지 알지..?' 하니까 침대에 앉아서 펑펑 울기 시작합니다..
그 여자 뒤에 제가 매일 끌어안고 잤던.. 어제만 끌어안고 자지 않았던.. 그 여자가 십자수로 만들어준 쿠션이 보입니다
뒤를 돌아보라 했습니다.. 보고나서 더 웁니다..
이제 쇼핑백을 두 개 꺼내와서.. 그여자가 준 것들을 하나하나 담습니다.. 담다가 귀찮아서 이렇게 말합니다
'네가 주워'
말없이 집어넣더군요.. 그 여자가 준 것들.. 혹시 챙기지 않은 것이 있나 확인하고..
마지막으로 따귀 한방 제대로 날려주고 싶었습니다.. 말하니 그러라 하더군요
그래서 둘이 마주보고 섰습니다.. 훌쩍거리며 울고 있습니다.. 차마 손이 올라가질 않더군요........
그래서 이 말을 꺼냈습니다..
'네가 한 짓.. 나.. 나와 보냈던 시간..그 추억들.. 그 증거물들..
그 남자.. 나의 부모님.. 너의 부모님.. 무엇보다도 너 자기 자신에게..
정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거 알지...?'
안다고 합니다.. 그리고 더 웁니다.. 정말 손이 올라가질 않습니다.........
'저거 챙기고 빨리 이방에서 나가.. 꺼져.. 꺼지라고'
하며 그녀를 집에서 보냈습니다... 그녀가 현관 문을 닫기 직전 저는 중문(신발장-집 내부 사이를 잇는 문)을
아주 세게 쾅 닫아버렸습니다.. 그리고 나서 아까 막대했던 강아지들 꺼내고 일부러 큰 목소리로 귀여워해 줍니다..
들으라고.... 한것이지만요
'이제 너한테는 이렇게 안해줄거야 아니 해줄 수 없어.. 이제 이렇게 해줄 수 없어.....'
갑자기 눈물이 흐르더군요..
그렇게 울고 난 후 다시 찾아보니.. 시계.. 책.. 합격 기원 엿 상자.. 그녀의 사진.. 그녀와의 스티커 사진..
주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컴퓨터 안에 저장되어 있던 추억이 담긴 사진폴더들도.. 그녀의 손으로 지우게 하려 했는데
깜빡 잊고 컴퓨터를 꺼 버려서.. 제 손으로 지웠습니다.. 하나하나 보면 다시 눈물 날 것 같아서 폴더째로 지웠습니다
그리고 그 남자에게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이제 정말로 끝냈으니까.. 끼리끼리 잘 사시기 바랍니다..이만..'
정말.. 한 순간도 옆에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이 이렇게.. 믿음을 저버릴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이렇게 멍청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 사람이 저의 옆에 없다는 것이.. 이렇게 허전한 줄 몰랐습니다
집안 사정 때문에 원거리 연애를 오래 해와서.. 많이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항상 목소리라도 들으며.. 사진이라도 보며..
그렇게 저의 고등학교 3학년 시절과.... 대학교 1학년 시절을 보내왔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는 한번도 만나질 못했죠.. 제가 대학교 입학한 후 이제 그녀가 고3이 되더군요..
과외를 하며 돈을 벌고.. 주말 시간 아껴가며.. 그녀에게 달려갔습니다
들고 싶던 동아리.. 반 소모임.. 다 제껴가며 그녀를 만나기 위해 버스나 기차를 탔습니다..
부모님도 멀리 있으니 헤어지라 하셨지만.. 전 대들고.. 부모님께 말도 하지 않고 그녀에게 달려갔습니다
지금 되돌아보면... 그 때 그녀와의 기억의 1/3 이상이..
차창 밖으로 보이는 논.. 나무.. 도로.. 시골 풍경.. 이런 것들로 채워져 있군요..
그것들을 바라보며.. 이제 조금만 있으면 만날 수 있다는.. 조금이라도 더 빨리 보고 싶다는 생각만 하며 참았습니다
그리고 역에 내려서.. 택시를 타고 그녀의 집 근처에 가서 그녀를 기다립니다..
교복을 입고.. '나 좀 살 빠지지 않았어??? 친구가~ 나 살좀 빠졌대!!!' 하며.. 웃는 그녀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밤늦게까지 같이 시간 보내며.. '난 오빠밖에 없어!!' 라고 합니다..
그러던 그녀가 이렇게 변했습니다.. 그녀와 보냈던 시간..추억..그런 것들이
그 남자의 30일보다 더 가치가 없는 것이었을까요.. 의미없는 나날이었을까요..
도대체 그 30일에 어떤 것이 있었길래 3년이란 시간보다 더 중요한지.. 미치도록 궁금했습니다....
아직도... 물론 100시간도 지나지 않았군요.. 가슴이 찢어지게 아프고 그립고.. 허전합니다..
마음 속에서 그녀가.. 제 마음 속의 그녀만의 방을 비수로 찢고 없애 버렸습니다..
저만의.. 그녀만의 공간이.. 그렇게 사라졌습니다..
계속 피가 흐르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 멈추게 할 수 있을까요..
첫번째 글에 여러 답글 달아주신 것 감사합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이 매우 괴롭고 힘들고 그렇네요...
그냥.. 너무 힘들고 괴로워서.. 넋두리 남깁니다...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