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아이디가 친구 아이디임을 밝힙니다. 원래 아이디는 yong88이구요. 원래는 이 사이트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다가
소문듣고 와서 상담 한번 받아보고 싶었는데, 아이디를 만드니 훈련병이라 친구 아이디로 올립니다.
저는 88년생 07학번 20살 청년입니다. 참고되실진 모르겠지만, 키는 175cm에 몸무게는 77kg입니다. 국립대에는 약간 모자른 성적으로 장학금을 준다는 지방전문대에 다니고 있습니다. 워낙 산 좋고 물 좋은 곳이라, 고등학교 시절 품었던 대학캠퍼스 생활은 온데간데 없고, 좁은 캠퍼스에 정말 제한된 여자들만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군대 가기전에 여자 한번 못 만나보면 그 이후에도 쫑"이라는 말을 믿고 이리저리 나낸 끝에 고2의 여자아이를 '만나고' 있습니다. 거의 200일 정도 연락하면서 10번 정도 만났으니 그리 자주 만난것도 아니고 거의 돈은 쓰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어쨌건 연애게시판에 말을 봤을때 저는 어장관리를 당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군요. 그리고 갑작스레 많이 하게 된 전화에 기본 요금이상 나오게 된 전화요금 때문에 그 여자아이와 입을 맞춰서, 일단 부모님께서는 애인으로 알고 계시고, 미용실을 하시는 어머니의 말로 이미 이런저런 친구들이 제가 여자친구가 있는 것으로 알게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뭐, 이렇게 된 이상 저는 어장에서 자유롭게 있으면서 이런 거짓말이 되어버린 것을 진실로 만들려고 하던 어느 때입니다.
9월달에 접어들어, 방학시즌이 끝나고 개강을 시작하며, 저희 과에서는 개강파티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 곳에서 여자동기와 급친해지게 됩니다. 그냥 옆자리에 같이 앉았을 뿐인데, 평소보다 서로에 대해 말도 많이하게 되고 술이 한잔두잔 들어가면서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고 단 둘이 가는 것을 약했습니다. 그리고 술 먹고 기분이 좋아지면서 평소라면 생각도 못할 스킨쉽을 하기도 하였고, (허리를 휘감거나, 들어올리거나, 가슴에 안기거나, 무릎베개를 하거나) 회식 중에
cc로 몰아주려는 사람들 앞에서 능청 떨며 연인인 척하기도 하면서 어쨌건 취중이지만 잘 놀았습니다. (2차 3차 이야기도 있
지만, 필름이 중간중간 끊겨서 그만 두겠습니다.)
잘 놀았지만, 다음 날부터가 문제였습니다. 제가 남자들에게는 게이로 취급 받을 정도로 스킨쉽을 잘하고 하는 편이지만, 여자들에게는 그렇지 못합니다. 초등학교 이후로 거의 남자들하고만 보낸 6년이었기에 남자들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지만, 여자들에게는 손 잡는 정도에 선만 넘어가도 닭살이 돋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입니다.(남녀 공학이었지만, 여자반 복도로 가는 것조차 금지 되어있던 학교생활을 했습니다.) 취했을 때는 의식하지 못했지만, 그 놈의 고질병이 도졌습니다. 여자애는 계속 스킨쉽을 해오는데 저는 그렇지 못하는 겁니다. 그리고 팔짱끼고 허리감고 하는 것은 연인들끼리만 하는게 아닌가요? 아니면 서울 여자애여서 그러는 건가요... 될 수 있으면 스킨쉽을 피하려고 강의실에서 멀찌감치 앉았는데, 강의가 끝나고 이동하려고 보니 우산이 없는겁니다. 그 때 대뜸 그 여자애가 와서 같이 쓰자고 했고, 하루종일 이동을 같이하게 됩니다.
도서관에 같이 가서 강의과제에 대한 전문서적도 같이 찾아보고, 서점에 가서 같이 책도 사고, 뭐 이런 것까지는 그다지 문제 없었습니다. 그 이후에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점심을 먹으러 식당을 가자는데, 제가 밥을 먹으러 가면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위기에 봉착한 것입니다.(집안 * 때문에, 제가 벌어서 돈을 쓰는데... 전날에 개강파티 회비를 내니 돈이 없었습니다.)
식당은 한걸음 한걸음 가까워지고, 저는 식당 계단으로 내려가기 전에 사실대로 말했습니다. 아무래도 급친해졌어도 어색해질 것을 생각해서 한참 망설이다 말이죠. 하지만, 의외로 대답은 명쾌히 끝났습니다. "그럼 우리 집에 가서 먹자."... 돈이 없다고 사달라고 말하려고 했던 것인데... 뭐 이렇게라도 이야기 했으니 거절하기는 더욱 껄끄러워서 그 의견에 승낙했습니다. 그리고 그 여자애의 자취방으로 향했습니다. '여자애 혼자 사는 집인데 괜찮을가...' 가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제 나름 어색하지 않게 갔지만, 그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뭐... 결과적으로는 라면만 잘 끓여먹고 끝. 같이 가는 길에 한 선배님을 만나기도 했지만, 그다지 별탈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자. 저희 학교는 정말 산 좋고 물 좋은 깊고 깊은 곳에 지방대학이라 자취방에서 다시 대학 캠퍼스 까지 올라가는데 40분이나 걸립니다. 오르 내리는 동안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우산은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여자애가 들면 시야를 가려서 제가 뺏어들었습니다. 하지만, 비가 거세지면서 비를 맞는건 여전하더라구요. "계속 비 맞네." 하고 중얼거리니 그 여자애가 "팔 이리 줘봐"하면서 자신의 목에 팔을 휙 두릅니다. 정말 뭔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오싹함? 야릇함 같은게 생기면서 제대로 걷기 뭐하더군요. 몸이 둔해지면서 계단길에서 잠깐 발을 엇갈려. 얼굴이 거의 5cm간격으로 놓여졌을땐...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어차저차해서 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그 여자애가 데려다주고 돌아갑니다. 뒤돌아선 모습을 봤을 때, 저와 같이 우산을 같이 써서 오른쪽이 홀딱 젖은게 돌아가는 내내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리고 돌아가는 시간이 꽤나 길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돌아와서 친한 친구들과 형들에게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냐고 많이 물었습니다. 반응은 둘이더라구요. '아무리 급친해졌어도 어장관리에 들어간 것일 수 있다.' '기회가 왔으면 잡아라'... 연애 초년생이라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다가 일단은 그 여자애를 몇주간이라도 지켜보고 확신이 들면 고백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새벽녘, 저는 잠이 안 와서 컴퓨터를 켜고 네이트온 메신저에 접속해 있는 친구에게 혹시 그 여자애의 메신저 아이디를 알고 있을가, 생각하고 직접적으로 이야기 못하고(학년 초에 ot를 했을 적 그 여자애를 좋아한다는 친구가 있어서) 과 애들 등록하게 몇몇 아이디를 불러달라고 했습니다. 4~5개 부른 아이디 중에서 그 여자애의 아이디가 있었습니다. 등록을 하니까 아이디가 뜨네요. 아쉽게도 오프라인 모드입니다. 알림말은 ' 몸살감기다아~ ㅠ_ㅠ' ...
왠지 씁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강의도 나오지 않더군요. 끝내 마음에 걸려서 집으로 찾아갔습니다. 몸살감기라더니 아주 힘든 얼굴로 나오더군요. 아프다고 하는데 약국도 멀고, 해줄 수 있는게 마땅치 않습니다. 그래서 몸이 좀 낫으면 먹으라고, 김치찌개와 밥을 한 다음. 보일러를 켜주고 자취방에서 나왔습니다. 왠지 남자친구도 아닌데(없다고 하지만;) 이러고 가는게 뭔가 상당히 부자연스러워 보일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켜보기로 한게 1달인데 3일만에 이러니......
그리고 또 몇일 지나서 교수님 세미나를 참여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갔었는데, 근처 피시방에서 하루 먼저 올라가 머무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녁 9시쯤 해서 여자애가 네이트온에 접속하더니 내일 서울 어떻게 갈거냐고 물었습니다. 근처 피시방에서 잘거라고 하니까, 자기네 집으로 오라고 하더라구요. 혼자 있는 것도 아니고... 부모님 다 계신다니까... 좀 불편해도 피시방보다는 훨씬 낫겠다 싶어서 가서 하루 머물고, 다음 날 아침밥을 저번에 답례라고 얻어먹었습니다. 뭐... 난 엄청난 사건이라고 써놓고 보니까 별거 없군요.
이제 저는 네이트온 생각날 때면 매번 접속했었습니다... 며칠전 문제가 생겼네요. 제가 여자친구가 있는 걸로 아는 누님께서
그 여자애에게 제가 여자친구 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후에 대화명에는 'end.' 그리고 하루 연락 없은 후 'restart...' 무슨 일이 있은 걸가요... 뭐 설마 사실을 알고 다시 정리했다고 생각하는건 제 비약이겠죠? 이후에도 많은 말들이 있지만 이만 줄이겠습니다. 처음이라 ... 뭔가 엉망이여도 순애보 같은 이야기지만, 냉정하게 해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그 여자애를 지켜본 지 2주 째 되는 날입니다. 일단 1달이 지나도, 그 아이가 제 눈에 좋아보이고... 아니 좋다면 서울로 직접 찾아가서 고백할겁니다!... (근데 이게 한심한 생각이라고들 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