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도서관에 한 남자가 있다.
그 남자는 앞에 앉은 그 여자를 쳐다본다.
꾸준히 그 여자를 쳐다 본다.
한 여자가 있다.
앞에 앉은 남자를 힐끔힐끔 쳐다본다.
다른 곳을 보는척 그 남자를 쳐다 본다.
남자는 고민은 하는 듯 보인다.
여자도 고민을 하는 듯 보인다.
서로는 그렇게 힐끔힐끔 쳐다보고
계속 고민하는것 처럼 보였다.
정말이지, 두 사람의 눈빛은 뜨거웠다.
그러나,
그게 전부였다.
무엇이 부족 했던걸까?
답을 안다면, 그 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는것도 알자.
순간의 용기는, 평생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는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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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2)
가끔 비가 내리는 날이면, 아직도 오래된 그날을 생각하곤 한다.
지하철의 앞에 앉아 있었던 긴머리의 청순한 그녀를
그 날은, 영어학원에서 돌아오는 날이었다.
일기예보는 듣지 못했고, 역에서 연결된 원룸이기에
우산을 살 이유도 없었던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친구들과의 만남이 예상보다 오래되어
12시쯤에 도착하게 도착하게 되었다. 원룸으로 통하는 길에
지하철역의 셔터는 내려져 있었다.
" 비맞아야겠다. "
씩씩대면서 올라갔다. 그날 빗줄기는 강하지 않았지만
새로 맡겼던 드라이 했던 옷이라 그 옷이 젖는게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시야에서 사라졌었던 내 바로 앞에 앉아 있던 그녀가
입구에서 우산을 들고 서 있었다.
누구를 기다는거라 생각하고 비를 맞으며 걸어가려고 하던
순간에 뒤에서 그녀가 조심스럽게 우산을 씌어 주었다.
" 비 맞으면 안돼요. 같이 쓰고 가요. "
그녀가 왜 가지 않고 기다렸으며, 그 많은 남자들이 비를 맞고 가는데
나를 씌어줘야만 했는지는 시간이 흘러서 짐작만 할 뿐이다.
그렇지만, 그 때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이
'따뜻한 차 한잔 권하는 배려' 없이 그렇게 보냈는지
그것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는 알 수 있다.
그녀가 나에게 호감이 있었든 없었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비 오는날의 그녀를 기억하는것은 단순히 용기 때문이다.
그 밤에 모르는 남자에게 우산을 씌어준다는것,
자신의 옷이 젖어가면서까지 우산의 반을 씌어준다는것,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였지만 같이 쓰고 가자고 말했다는것.
그것이 얼마나 힘든일 인줄 잘 안다.
긴 생머리에 청순하게 생겼던 그녀는
정말 예뻤던 다른 어떤 여자보다 기억에 오래 남았다.
그 후로 어떤 여자도 나에게 우산을 씌어주는 경우는 없었고,
찾으려고 해도 이미 비오던 날 그녀는 떠나고 없었다.
오직 그 용기에 대한 기억만 존재할 뿐.
용기는 사람을 아름답게 하고
용기는 사람을 기억하게 한다.
설령 그것이 서툴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