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늘 눈팅만 하던 24 남자입니다.
어떤 여자의 심리가 궁금해서.. 또 답답해서 연애 경험 많으신 분들의 조언을 듣고자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2살 연상의 26 누나인데요. 알고지낸지는 꽤 오래 되었습니다. 같은 동아리를 4년동안 하고 같이 졸업을 했는데요.
어쩌다 보니 최근에 자주 만나게 되면서 조금 많이 친해진 것 같습니다. 그전까지는 그냥 누나동생사이였죠. 누나가 밤마다
같이 살 빼자고 산책하자고 해서 최근까지 밤 10시쯤에 누나 자취집 앞으로 가서 1시간정도 거의 매일 산책하고는 했습니다.
누나가 남자친구가 있는데 멀리 떨어져 있어서 많이 외로워 하더라구요. 그래서 이야기를 들어 보니 최근에 한번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데 저한테 얘기하는 걸 보면 다시 만나도 남자친구가 안챙겨줘서 힘들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다 사건이 하나 터졌
는데 누나가 원룸에서 자취를 하는데 누나집 앞에서 어떤 놈이 초인종을 새벽 네시에 계속 눌렀다고 하더라구요. 누나가 막
무서워하고 경찰부르고 나서 새벽 4시 반쯤에 저한테 와줄 수 있냐고 전화를 하더라구요. 저는 자다가 전화를 받고 깨서 가겠
다고 하고 택시를 타고 달려갔죠. 가보니 문앞에는 아무도 없고 누나 집에 들어가니 누나가 그제야 무서운게 가셨는지 막 제
앞에서 엉엉 울더라구요. 그렇게 여자가 우는것도 처음봐서 참 여러 생각이 들더라구요. 역시 누나도 약한 여자구나 이런 생
각도 들고 안쓰럽기도 하고.. 그 이후로는 더 많이 친해졌습니다. 제가 느끼기에요. 누나도 누나네 가족도 그 사건 이후로 발
칵 뒤집어져서 그 집 빼고 더 안전한 집을 찾으려고 했구요. 그러다 누나가 그집에서 자야하는데 혼자 자는게 무섭다고 같이
있어달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알겠다고 하고 하룻밤 같이 잤구요.(물론 아무일도 없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 날 이후에 누나
가 전화가 왔는데 그.. 있잖아요. 물론 제가 조금 콩깍지가 씌여서 그렇게 느끼는 걸 수도 있지만 '그냥 잘 있나 궁금해서 전화
했어' 라던지.. '이번주에 꼭 한번 보자' 라던지 말을 하더라구요. 제가 약간은 설마... 이렇게 느끼는데 그 다음 전화 끝쯤에
저한테 이러더군요. '00야 나 너 좋아해. 원래 좋았었는데 더 좋아졌어.' 그 말 들으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더군요. 그래서 가슴
떨린다고 말하고 전화 끊고 처음 10분간은 막 좋아했었는데 또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불안해지더라구요. (누나가 남친이랑 헤
어졌다가 다시 사귀는데 그때는 헤어진 상태였어요.) 누나가 연하는 싫다. 이렇게 이야기 해 놓았고 그 전에 누나랑 이야기 많
이 했었을 때. 사정상 누나가 절 사귀는 것도 우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누나랑 만나도 이성으로는 안 좋아지게 많
이 경계했었습니다. 물론 안 만나는게 최고 좋은 방법이지만 저도 많이 외로웠거든요;; 암튼 누나 말 듣고 나니까 정이 들었는
지 막 누나가 좋아지더라구요. 그런데 그 담에 만나보니 분위기 보면 알잖아요. 그냥 동성 친구가 좋아지듯. 선물로 받은 곰인
형이 좋아지듯 그런 의미의 좋다라는 뜻이더군요. 그래서 제가 누나는 그냥 장난처럼 말한건데 나 혼자 너무 심각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답답하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 했더니 누나가 저한테 딱 이렇게 물어보더군요. '너 나 이성으로 좋아해?' 그
상황에서 '그래' 그럴 수 없어서 어물쩍 넘겼습니다. 하지만 참 실망스럽더군요. 누나가 날 남자로 보지 않는다는건 알았지만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물어볼 정도일 줄이야. 그러니 기분이 팍 상하더군요. 어찌어찌 해서 그날 헤어지고 다음날 전화를 했
더니 그때도 이성으로 좋아하냐고 물어봅니다. 그래서 저는 그냥 누나가 말한 그정도 의미로 좋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누나
가 오해했다면 미안하다며 부담안느껴도 되지? 이러는데.. ㅎㅎ 좀 확실해 지더라구요. 내가 누나한테 이리저리 끌려 다녔구
나.. 누나는 그냥 외로워서 나 본거구나. 그 이후로 누나 딱 안보려고 했는데...했는데.. 그래서 오늘은 보기 그렇다.. 그랬는
데 제가 의지박약이라 그런지 누나가 애교로 보자보자 해서.. 또 만나서 보고.. 또 연락하고.. 다시 보니까 누나는 남자친구랑
다시 사귀고 있더군요. 하지만 사이가 좋은 건 결코 아니구요. 저는 정말 답답합니다. 저보고 동생이라고 남자로 안본다고 말
하고 그러면서 계속 불러내고 전화하고 그러면 차라리 부르지 말거나 내가 오늘 보기좀 그렇다 하면 눈치채고 부르지 말지..
차라리.. 너 세컨드라고 말해주면 마음이 좀 편할까요? 아니면 세컨드조차 될 수 없기에 이러는 걸까요...답답하고 조금은 화
가 납니다. 제 관심이 그렇게 싸구려는 아니라고 생각하니까요. 지금은... 그냥 사태의 추이를 보고 있다고 할까요.. 원래 제
가 누나와 연락도 보는 것도 딱 끊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하지만.. 잘 안되네요. 요새 생각도 많아지고.. 긴 글 읽어 주셔서 감
사합니다. 원래는 그냥 짧게 물어보자 하고 적었는데 적다보니 길어졌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