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에서 지지직 대는 잡음에 귀가 뜨이면... 난 눈을 뜬다...
허우적 거리며 핸드폰 시계를 보면 어김없이 오후 4시 30분...
어제 밤새가며 영화보고 맥주 한잔 즐긴 탓이거니...무료하게 반복되는 일상이다..
별 생각 없이 부시시한 눈으로 인터넷을 클릭한다...
쏟아지는 여러 정보들...
아 어제 올린 짱공 리뷰나 한번 볼까...조회수 100에 추천 1개라...괞찬다...
누군가가 나의 글을 보고 동의를 해준 것만으로 만족하니까...
순간 매 시간마다 틀어 논 음악이 울린다...여인의 향기 Ost
잠시나마 늦은 모닝 담배 한 모금과 음악에 취해본다...
머리속으로 생각해본다... 오늘은 뭘 해야 하지..?
별 다른거 없다... 오늘도 늦게까지 영화..아니면 게임 좀 하다가 다시 잠들겠지...
변화를 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오랫만에 바람이나 쐬볼까...?
거울을 보며 옷을 주섬주섬 입으며 쓴웃음을 짓는다...푸석푸석해진 피부에,...퀭한 눈빛..시체나 다름 없다...
문득 지갑에 손이 간다... 단돈 1000원도 없다... 아 알밧돈 들어왔나 확인이나 해봐야지...
아직 들어올 때가 되지 않을 걸 알면서도 스스로 목적거리를 찾았다며 위안하며 퀭한 방문을 닫고 나온다...
난 이제 일어나서 걷는데...벌써 주위는 어둡다...가로수엔 눈 송이만 쓸쓸하게 떨어진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사람들도 별로 없다...순간 고요해진 대도시에 홀로 서있는 느낌이 이런걸까?
역시나 카드에 돈은 들어오지 않았다...
혼자 쓴 웃음 지으며 현금지급기 거울에 비친 내 자신을 다시 한번 본다...
껍데기만 쒸운 해골이 웃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순간 술 한잔이 간절하다...허나 집 떠나 외지인인 내게 술 한잔 기울일
친구도 없다...갑자기 서글퍼지는 내 자신을 위로 하며 텅빈 대학로를 걷는다...
가로수 불빛에 한올한올 떨어지는 눈송이들을 바라보며 담배 한가치를 입에문다...
가슴에 차가운 바람과 쓰디 쓴 연기가 가득 찬다...그렇게 멍 하니 추억거리를 떠올려보다 다시 발걸음을 집으로 돌린다...
길을 걷다 문득 떠오른다...
짦지 않은 23년 시간동안... 추억으로 회상하는 시간은 별로 없다...인간은 추억으로 먹고 사는 동물이라거늘...
갑자기 바다가 보고 싶다...노킹 온 헤븐스 도어의 영향일까...바다를 보면 모든 게 정리 되어 질것만 같다...
현실엔 무거운 검은 문 앞에 서있는 내가 있다...조잡한 키를 돌려 문을 따고 들어오면 어둑한 방이 나를 삼켜버린다...
그렇게 오늘 하루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