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월 17일 화요일 저녁,
회사에서 퇴근해 집으로 온 나는 플레이어에서 구입한 가방이 경비실에 있나 경비실에 내려가 보아야했다.
그래서 신고왔던 컨버스 대신 오랫만에 구두로 갈아 신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왜, 나는 여기서 구두를 신었던걸까? 아직도 이해가 잘 안감;;)
엘리베이터를 내려서 가뿐히 경비실에 도착!
"경비아저씨, xxx호 택배온거 있어요?"
"음 ,,,, 보자, xxx호는 오늘 택배 없어~"
"아...그래요?"
"지금 집에 부모님 계시니? 어른이 싸인해야할께 있는데....."
"아.. 저희 집에 부모님이 9시는 넘어야 들어오세요"
"그렇군,"
"그럼 수고하세요~"
경비아저씨와 간단한 대화를 끝내고..집으로 가려던 찰나
구두까지 신었으니, 왠지 집으로 최단 경로로 가기는 싫어,
아파트를 끼고 책방과 편의점 마트를 지나는 약 50m가량을 더 걷어 가기로 하였다.
마트를 지나고,, 책방을 지나고,, 편의점을 지나던 순간,!!!
어떤 여자사람이 검은색 스타킹에 핫팬츠를 신고 검은 코트에 갈색 가방을 메고 편의점에서 나왔다.
그 순간, 첫느낌이 너무 좋아서 나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고 말았다..
(하아... 솔로 5년차란 ㅠ ㅠ .. 그래도 이런 느낌은 정말 1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함.)
그렇게 그냥 아파트 엘리베이터까지 오면서 나도 모르게 그녀 생각이 났다.
'하아.. 다리도 이쁘고, 옷도 센스 있는게 딱 내스타일이였는데....'
엘리베이터가 내려오면서 마구마구 고민을 했다.
'아, 따라가서 번호라도 물어볼까? 돈도 없는데 여자는 무슨... 그래도 모르잖아!'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아저씨 한 분이 나오시고..오픈된 엘리베이터를 등지고 난 거칠게 아파트를 빠져나왔다.
일단 편의점 앞에서 서서 그녀가 사라진 방향을 보고, 난 막 달리기 시작했다.
그녀와의 시간차이는 대략 2분 정도..
찾을 확률 보단 못 찾을 확률이 훨씬 큰 시간이였다.
그 길은 무려 3갈래 아니 4갈래의 길이였고, 아파트도 여러개가 있었다.
하지만 난 직감적으로 이 길이다! 라고 생각하고 평소 가던길로 뛰어갔다
"헥,,헥,, 어디있지?"
두리번 거리며 뛰다보니, 어느 덧 모 중고등학교까지 왔다.
앗! 그녀가 보인다.
살짝 뒤돌아서 심호흡을 하고 그녀를 따라갔다
'두근 두근, 으앇 미치겠넹 ㅠ ㅠ 왜케 떨려?'
역시 경험이 거의 전무한 단지 따라가서 번호만 물어보는 일인데도 내게는 정신까지 혼미해져온다.
결국 횡단보도까지 따라왔다.
난 1초의 주저도 없이 그녀 왼쪽(그동안 공부해온 여성에게 접근할땐 핸드백 반대방향으로 접근하라를 실천했다!!!)으로 접근을 했다
- "저기! 혹시 이동네 사세요?"
= "아...네 저 이 앞 아파트 살아요."
(돌아보며 말하는 그녀, 역시 생각대로 귀엽다. 밤이라 그런가?)
- "그래요? 저 괜찮으시면 저 연락처 좀 받을 수 있을까요?"
= (한발짝 물러서며 머믓머믓)
- "제가 지방에서 올라와서 이동네 친구가 없어요^^;;"
(마구 떨려오는 목소리...행순머치 자동 실행된다..)
= "저.. 고등학생 인데.."
- "네? 정말요? "
(하아..시련이 찾아오는건가)
= "몇살이세요..?"
- "저는 23살이에요.."
(나도모르게 1살을 줄여버렸다.. 나이를 말하고 뭐라뭐라 말했는데 기억이 나질않음...ㅠ)
= (고민하는 그녀)"음......."
- "안되시면 할 수 없구요.. 그럼..."
= "아, 드릴께요 ^^"(휴대폰에 직접 찍어준다..)
그리곤 횡단보도 불이 바꼈다..
- "그럼 들어가세요 !"
= "네, 조심히가세요"
후우, 결국 번호를 땄다.
집에와서 문자도 했고, 말도 놓는 사이가 되긴 했지만 일단은 나만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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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처음 본 사람에게 번호를 물어본게 이번에 처음이였어요.
물론 여러번 마주쳐서 물어본 적은 한번 있긴했지만..
그땐 아무런 준비도 안해서, 당연히 까였습니다...
지난주 일요일에 코엑스가서 데이트도 총 8시간 정도는 했었어요^ ^(서울태생인데 코엑스 처음가봤더군요;;)
이번주에도 한번 얼굴보고 개학전에 놀러가자고 할껀데 잘 될지모르겠어요;ㅎ
사실 어제, 얼굴이나 보려고 했는데 살짝 까였네요 ㅋ
그래도 연락은 계속 되서 다행... 아직은 나이차이가 있어서 부담스러운가 봅니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