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변하는걸까요 .. 사람이 변하는걸까요..

시스 작성일 10.04.20 16: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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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헤어진지 3일째 ...

숨을 쉬면 한숨밖에 안나오고 ..

일도 손에 안잡히고 .. 밥도 못 삼키겠고 ..

 

남들 몇 번씩 겪는 일 ...

저도 몇 번씩이나 겪어왔었던 일인데 ..

하나도 익숙해지지 않은 것 같네요;

 

전 27살 남자입니다.

그 애 와는 복학해서 학교 선후배사이로 만났었죠..

 

참.. 사람이 웃기고 간사한게 ..

그 당시에 저도 여자친구가 있었고 .. 그 애도 남자친구가 있었고 ..

제가 지금 하는 일도 그렇고 .. 학과 자체도 그렇고 ..

다른 사람들 처럼 여유시간이 많이 있는편이 아니라서요 ..

꿈 하나만 바라보고 사는 직업에 .. 남들처럼 연봉 몇 천.. 지금은 하다못해 천도 안되구요 ㅎ..

스케쥴 맞추려면 주말이고 공휴일이고 나와서 일해야하는.. 뭐 그렇습니다 ;

 

점점 전 여자친구와의 관계는 소원해지기 시작하고 ..

그 아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할 때 쯤.. 그 아이는 남자친구가 서울로 올라간다고 ..

장거리라면서.. 잘 해봐야 겠다고.. 전 잘해보라고.. 잘 할수 있을거라고 ..

그랬는데 남자친구가 서울로 올라가기 전 날인가 ... 헤어졌다고 하더라구요 ..

너덜너덜하게되서 헤어져도 끝까지 해볼생각이었는데 남자쪽에서 장거리라 싫다면서 ...

... 그렇게 .. 그 애를 위로해주고 싶었고 ... 그 아픔 제가 다 감싸주고 싶었고 ...

 

.... 참 저도 죽일 놈이고 나쁜 놈이지만 ..

어쩌면 .. 그래서 벌을 받고 있는거란 생각도 들지만 ..

그렇게 .. 몇 달 후 .. 참 어렵게 ... 많은 반대와 안 좋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그 애와 사귀기 시작한지 일년 반 ... 너무 많이 힘들고 외로웠었나봅니다 ..

 

지금 그 애는 서울에 있고.. 저는 부산에 있거든요 ..

장거리로 돌아선 지는 4달 되었고 ...

저는 그 애가 서울로 올라가는 날 .. 짐꾼을 자처하며 같이 올라가 준 일 말고는 ..

설날 때 그 애가 부산에 내려와서 잠시 본 것 말고는 ..

서로 바쁘다는 핑계로  .. 멍청하게도.. 한 번도 올라간 적이 없었습니다.

 

제가 올라간다고 해도 저도 바쁘고.. 자기도 바쁘고.. 저 돈도 시간도 여유도 많이 없을텐데 ..

서울까지 올라오면 차비만 10만원에 .. 그냥 다음에 서로 여유 좀 생길 때 보자고..

그렇게 얘기하던 그녀라서 ..

 

제가 일을 좀 빨리 시작해서 .. 그 애가 아직 부산에 있을 때도 ..

한 달에 한 두번 데이트하고 .. ... 한 두번 얼굴보고...

그래도 내 상황을 .. 잘 알기에 모두 이해해줬던 그녀라서..

화 한 번, 투정 한 번 안부리고 .. 오히려 저한테 힘을 주던 그녀라서.. 모두 이해해줄거란

정말 멍청하고 안일한 생각때문에 .. 그녀를 떠나보내야만 했나봅니다.

 

.... 몇 주 전부터 전화를 하면서도 .. 메신저를 하면서도..

이별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는걸 마음은 느끼는데 머리로는 거부하면서도

끝까지 실낱같은 희망 하나만 붙잡고 .. 못 놓아 주고 있었는데 ..

 

지난 주 금요일 .. 통화와 메신저로 많은 얘기를 나누면서 그만 하고 싶다고..

하는 그 애를 보고 .. 그동안 한 번도 올라가 본 적도 없던 제가 ..

토요일.. 스케쥴이고 제사고 다 제쳐놓고 서울로 올라가는 걸 보고..

얼마나 바보같고 멍청했었는지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끝까지 .. 좋은 기억들만 남기고 헤어지고 싶다고 ..

절 보면 자기 맘이 흔들릴까봐 무섭고 .. 제가 잡아줘도 지금까지 겪어왔었던

시간들이 연장될 뿐이라 .. 그것도 너무 무섭고 ...

그래도 끝까지 만나서 얘기하자고.. 어르고 달래서 토요일 저녁에 만났습니다.

 

... 하루만에도 갔다 올 수 있는 거리였었는데 ..

그깟 돈이 뭐라고 .. 하아 ..

 

보자마자 눈물부터 뚝뚝 흘리는 그녀를 보면서 마음도 참 아프고.. 안쓰럽고 .. 죄책감도 들고 ..

끝까지 붙잡아 보자 .. 나중에 붙잡아 볼 껄.. 이라는 후회는 하지말자고 생각하며..

많은 얘기를 나눠보고 .. 많은 눈물도 흘리고 .. 참 우는 모습은 보여주기 싫었는데 ..

눈물이 글썽이는건 어쩔수가 없더라구요..

 

서로 여유시간도 많이 없고 .. 이번에 올라오면 다음에 언제 올라올 지 .. 기다리는 것도 힘들고 ..

옆에서는 다른 사람 만나보라고 부추기고 ..

어린 나이에 타지 생활도 처음인데다가 .. 많이 외롭고.. 힘들고 .. 그랬겠죠 ..

 

마지막까지 ..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 이제야 장거리연애.. 이거 어떻게 해야할 지 알겠다고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힘들겠지만 미안한데 우리 한 달만 참아보자고 ..

내가 자기 마음 다시 잡아놓겠다고 .. 한 달 뒤에도 변하지않고 힘들고 .. 외롭고 .. 지치고 그러면

그 때 가서 우리 다시 얘기해보자고 ..

 

그렇게 말하는 절 꼭 안으며 눈물 뚝뚝 흘리면서

제가 느끼는 감정이 자기가 그 때 느낀 감정이랑 똑같을 거라며..

잘 알고 있기에.. 그래서 더 힘들고 슬프고.. 어떻게 하는게 맞는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랜데 ... 일어나지 않은 일인데 .. 너무 무섭다고 .. 너무 힘들다고 .. 

인연이라면 나중에 다시 만날 수 있을거라면서 ...

그렇게 말하는 그 애를 보면서 ..

참 많이 힘들고 슬프고.. 그랬지만 ... 그냥 .. 보내줬습니다. 

더 좋은 .. 더 많은 ..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올 수 있게 ..

 

.... 하아.. 헤어지고 나니까 더 절실히 느껴지네요 ...

저에게 있어서 그 사람의 존재가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었었는지 ..

끝까지 지켜주고 싶었고 ... 이런 일 생각도 못해봤고..

우릴 기다리는건 그냥 .. 마냥 핑크빛의 미래일 거라고 생각했었었는데.. ㅎ

 

헤어지고 나서 잘 지내는 모습만 보여주면.. 저만 힘들고 저만 아파하면.. 그러면 되는데 ..

같이 아파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보이고 .. 들려오고 .. 느껴지고..그래서 더 힘든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잡고싶고.. 못 보내 주겠고 ...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고...

... 다 부질없고 저만 더 아파질 생각인데 말이죠..

오히려 미워지면 그나마 제 맘도 좀 편하고.. 그 애 마음도 조금은 편해질텐데 ..

잘 되기 바라고 .. 마냥 행복했으면 좋겠고 .. 이제 더 이상 외로워하지 않고..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걸 보면... 정말 많이 좋아하고 사랑했었나봅니다.

 

그냥 .. 제가 연인이라는 단어로 묶여버리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힘들고 지칠때.. 저한테 투정부리고 짜증내고 .. 기대고.. 그냥 그런사람이었으면 했는데 ..

... 이제 그러긴 힘들겠네요.. 모르겠습니다;

제가 그런 사람을 원하고 있었던걸지도.. 그래서 더 보내주기 힘들어 했던걸지도...

 

시간이란게 무서운게..

지금 이렇게 죽을만큼 힘들고 아파도..

언젠간 무뎌질테고... 그냥 좋은 추억거리들 중 하나로 남게될테고 ..

그래서 어떻게보면 .. 서로 좋은 기억들만 남아있을때 이렇게 된 게 잘된건가 싶기도 하고 ..

끝까지 함께했으면 좋았겠지만 .. 결국은 그냥 좋은 추억거리로 남게되버릴거란 사실 조차도

너무 슬프고 겁나고 .. 지나가고 다니는 곳 어디든 그 애와의 추억이 있고 그 애의 향기가 남아있는데..

 

뭐.. 결국 바래질테지만 .. 너무 힘들고 아프네요 ...

잘 해준 기억보다 못해줬던 기억들만 계속 떠오르고 ..

제가 너무 바보같고 멍청해서 .. 하아.. 그게 너무 견디기 힘듭니다;

다시 돌릴 수 없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제 마음조차 제 맘대로 안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

그냥 .. 제가 하는 일이 일에 매달려 있어야 되서.. 어디가서 하소연 할 데도 없고 ...

친구들 만나서 그러자니 시간도 애매하고.. 그래서요..

하소연하듯 남겨봤습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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