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사귀던 사람과 헤어지면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리고 그 얼마되지 않는 기간 동안 정말 많은 감정 변화가 생기죠.
저 역시 2009년 5월에 7년 동안 사귀던 여자와 헤어졌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 거의 두달간 하루에 밥한끼 제대로 못먹고, 신경안정제 없이는 잠도 못자는 지경이었는데
그 모습을 보다 못한 누나가 저를 태우고 드라이브를 했더랬습니다.
저는 멍한 상태로 누나에게 물었습니다.
"정말 이해가 안가.. 7년 동안 그렇게 사랑했던 사람인데, 내 목숨보다도 더 사랑했던 사람인데.. 왜 이렇게 미울까?
정말 사랑했던 사람이니 행복을 빌어줘야 옳은건데.."
그러자 누나는 한참동안 말이 없습니다. 그러다 이렇게 말합니다.
"왜 그런지 나는 알지."
저는 누나를 쳐다봤습니다. 누나는 확신에 차서 얘기하더군요.
"그건 니가 너 자신을 더 사랑하기 때문이야."
선뜻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무슨 말이냐고 되물었죠. 누나가 대답합니다.
"니가 그 사람을 미워해야만 이 상황을 견딜 수 있다는 것을 너 자신이 잘 알고 있는거야.
니 잠재의식이 그 사람을 미워해서라도 이 위기상황에서 너를 보호하고 싶은거지.
결국 그 사람이 미워지는 것은 스스로를 더 사랑하기 때문인거야."
저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았습니다.
미움이라는 감정이 자신에 대한 사랑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곤 생각해 본적도 없으니까요.
그 뒤 저는 그 사람을 잊기 위해 몸을 혹사해가며 투잡을 뛰고,
평생 들어본적도 없었던 동호회를 가입하는 등 정말 무던히 노력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 8개월이 지난 지금에도 그 사람과의 기억을 지워버릴 순 없었습니다.
다만,
아프기만 했던 그 기억이 서서히 아름답게 물들어 가더군요.
평생 괴롭힐 것이라고 생각했던 기억들이 추억으로 변했습니다.
시간이 약이라고 하더니 진짜인 모양입니다.
물론, 지금은 예전의 그녀보다 나를 더욱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 잘 사귀고 있습니다.
이별에 아파하는 당신.
지금 그 사람이 죽도록 밉다면, 그것이 자신을 더욱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하세요.
아픈 기억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만들려 애써보세요.
어느 순간 당신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 새로운 사랑을 나누고 있을 것입니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