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남자 ---
그 만화 기억나니?
하루에 한가지씩 소원을 들어준다는 우리 친구... 바람돌이
난 아직도 기억나... 그 만화보면서 매일 생각했었거든
만약에 나한테 바람돌이가 나타나서
하루에 한가지씩 소원을 들어준다고만 하면
매일 장난감 자동차를 하나씩 사달라고 할 생각이었어
그땐 그게 나한테 제일 절실했으니까...
너하고 만나는 동안은 그 만화 생각을 한적이 없었던거 같애
더 바랄 소원이 없었으니까... 많이 행복했었으니까...
그런데 오늘 예식장에서 돌아오는데 다시 그 만화 생각나더라
이제 내가 빌수있는 소원은 그런거겠지 아마
하루에 한가지씩 너와의 추억을 잊게해달라는... 소원
결혼축하한다... 행복하게... 잘살아...

--- 그여자 ---
고마워... 정말 와줄지 몰랐는데...
다른 사람 통해서 그런 소식 들으면 마음이 더 안좋을거 같아서
내가 직접 전화할려고 했는데... 그게 잘안되더라... 미안해
기억하니? 작년 이맘때 너무 추웠던 날... 너랑 나
따뜻한 곳을 찾다가 무작정 모델하우스에 들어갔었잖아
너 거기 놓인 침대에 드러누워서
몇년후엔 우리도 이렇게 예쁜집에서 같이 살자고...
그날 돌아오는 길...
우리 걸음을 멈추게 했던 건... 웨딩샵 쇼윈도우...
어깨가 살짝 드러나던 웨딩드레스...
아직은 다 기억하고 있어... 하지만 오늘까지만 기억할꺼야
내일이면 다 잊을꺼야...
너두 그래줘... 잘살께... 그니까 너두 꼭 행복해...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