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써보는군요..^^;

FadeToCrow 작성일 13.04.19 02:03:05
댓글 7조회 1,251추천 0

안녕하세요.^^

전에 이어 두번째 글을 쓰게 되는군요.

이번에도 역시 도움요청 반 넋두리 반입니다...^^;

 http://fun.jjang0u.com/articles/view?db=296&search_field=subject&search_value=%EC%B2%98%EC%9D%8C&x=0&y=0&no=24303

 

앞전에 제가 쓴 글이구요. 리플로 관심을 가져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말씀을 먼저 올리겠습니다.

 

 

대략 간추리자면... 같은 회사에 다니는 여직원이 있는데 첫눈에 반한 저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끙끙 앓습니다.

나이차가 11살인 나는데다 여태 연애를 해본적은 커녕 여자랑 제대로 말 나눠보지도 못하고 살았던 저로서는

섣불리 그녀에게 다가가는것도 쉽지 않고 차이는것도 겁나고 같은 회사직원이라 뒷감당도 어려울거 같았죠.

그러서 전 고민고민끝에... 이곳 짱공연애S.O.S에 글을 올렸는데요.. 많은 분들의 격려의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그에  용기를 얻어 저는 그녀에게 대쉬하기로 했습니다만 애인이 있으시다는 얘기를 듣고 좌절했다...가

앞전에 글과 리플이 달리며 있었던 일인데요..

 

문제는 그 후입니다...

 

제가 생각해도 어의없을정도로 그녀를 많이 좋아하고 있더라구요... 목소리만 들어도 제 온 신경이 그녀를 향하고

웃음소리에 가슴 두근거리고 기침소리에 설랠정도니 보통 중증이 아닌게죠.. 애초에 자격지심에 그녀에게 다가가지

못한만큼 애인이 있으시다니 그만 마음을 접고 포기하려고 했지만... 그게 도통 맘처럼 되질 않더라구요...

그냥 혼자 끙끙 앓고 이또한 지나가리라 란 말만 되새이며 허벅지만 찌르고 지냈습니다..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제가 가지지 못한다는 느낌인가? 박탈감인가? 어쨌든 그런 기분때문인지 더욱 애타고 더욱 그녀가 간절해지더라구요.

인고의 시간이었습니다..ㅠㅠ;; 이거 정말 장난아니게 아프더군요. 평소에 연애물이나 드라마 뭐 그런거 일절

관심도 없는데다 어쩌다 가끔 보게되면 남자 주인공이 여자한테 징징거리고 혼자 끙끙거리며 눈물 찔끔거리는

장면을 보며 병신같다고 생각했거든요.... .....지난날의 제 오만함을 크게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약간 오바해서 말하자면 세상에서 제가 제일 힘든거같다라는 병신력 높은 생각까지 들더라니까요...;;

 

그러다 문제가 봇물 터지듯 터지고 말았습니다.

회사 일이 애니메이션 일인데 제가 팀장이라 애들 작업물을 1:1로 앉혀놓고 감수를 해주는 일을 해야합니다.

애니메이팅을 가르키거나 틀린점 고쳐주고 머 그런일을 하는데... 문제는 그녀의 차례가 온거죠.

먼저 얘기할것은 그녀가 일을 드럽게 못합니다..-_-;; 재능의 문제인지 먼지 여튼;;;

그래서 항상 일도 제일 늦게하고 작업물도 썩 좋게나오질 않더라구요.. 그 덕분에 불타는 금요일 정상퇴근은

물건너가고 늦게까지 남아서 마감을 해야하는 상황에 온겁니다. 전 그녀와 '얘 좀 그만뒀으면 좋겠다 싶은 찌질한놈'이

일을 늦게 하는 바람에 남들 다 퇴근한 사무실에서 뺑이를 치고있었죠..

 

잠시 이 찌질한놈에 대해 얘기하자면...

저랑 입사동기인데 경력직인 저와는 다르게 신입인 이녀석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대답도 제대로 못하는 녀석이었습니다.

애니메이션쪽에 종사하시는분들이 다 그렇다는건 아니지만 애니만 좋아하고 애니나 보며 혼자 세상에 빠져 사는 사람이

애니메이션이나 그려야지 하고 이쪽에 발을 들여놓는 어떤 전형의 모습이 있는데 군대에서 말하자면 고문관이고

일반회사에서도 어쩌다 가끔 나타나는 무개념 회사부적응자가 딱 이런 타입입니다.. 유독 이쪽계열에서 많이

등장하는데 그 전형적인 형태의 녀석입니다.

또 이녀석이 정말 맘에 안드는건 그녀와 집이 가까워서 항상 같이 퇴근한다는거죠..-_-;

 

여튼....

그녀가 작품을 완성하고 그녀의 작품을 감수하기위해 옆에 앉혀놓고 얘기하는데... 그녀와 가까이 붙어있으니..

충농증으로 냄새 구별도 잘 못하는 제 콧구멍으로도 그녀의 채취가 향기롭게 들어왔고(변태같이 킁킁거리진 않았습니다ㄷ)

불금이랍시고 데이트약속이라도 있는지 평소보다 이쁘게 입고 온데다... 옅은화장까지 했더라구요...

제정신 못차릴 만반의 상황을 갖추고있었는데요...

뭐... 일단 일은 일이니 그녀의 작품을 감수하며 그녀가 지루해할까봐 농담도 조금씩 해주고 조언도 해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짬짬히 사담도 좀 했는데... 애인이 있는걸 알고 있고... 또 저야 그냥 좋은 팀장으로 그녀곁에있고자

했기에 '오늘 데이트 못가서 어쩌냐?' '평소보다 신경 많이 썼는데 아쉽겠다...'등의 질문을 하면 부끄러워하면서

귀엽게 대답하더라구요...ㅠㅠ 에구 얜 멀 해도 이리 이쁘담;;

어쨌든 그러다 사귄지 얼마나 됐느냐란 질문을 했습니다.

28일 됐다는군요...

음... 그때 제 머릿속의 어떤 끈이 뚝 하고 끊기는 그런 기분을 느꼈습니다..-_-

28일이라... 짝사랑만 3개월을 했던 저로서는...환장할 노릇이죠...

물론... 제가 첫눈에 반한 그시점부터 그녀에게 대쉬를 했다해도 성공할 가능성도 없고

대쉬하자 마음먹었을땐 이십몇칠일 지났을테고 또 그전에 남자쪽에서 작업이 있었으니

제가 그 순간 억울해한다거나 분노해야할 타당한 이유는 사실상 없습니다.

그런데도 전 정신을 잃고 그녀에게 화를 내고 있더군요.

나 처음 너 볼때부터 좋아했고 지금도 미치도록 좋아하고있는데 왜 28일이냐

소릴 지르거나 한건 아니고... 약간 끙끙거리며 말했는데.. 여튼 머 말도안되는 소릴 한거죠..-_-;;

(일레느님께서 조언까지 해 주셨는데...죄송합니다..ㅠㅠ)

 

지금껏 여자가 간절한적도 여자를 원한적도 여자가 그리운적도 별로 없이 살아온 저로선... 여친만들기엔 떨어지는

자신의 모습을 그냥 ㅋㅋ 내가 그렇지 머..  뭐 어때? 라고 약간 자포자기에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면...

이번엔 정말 내가 원하고 정말 내가 바라고 두번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두근거림을 가져다 주는 아가씨를

만났는데 스스로의 자격지심에 손발을 묶어두고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제 눈이 항상 그녀에게 있던 사이에

병신같이 그녀를 잃은거라 생각하니.... 난 대체 왜 이모양이고 대체 왜 이렇게 쳐 살았는가 하는

스스로에 대한 분노였습니다

 

약간 당황한듯 떨떠름한듯... 농담이 지나치시다고... 장난하지 마시라고 말을하더군요.

제가 자포자기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이야기는 계속 진행됐습니다.

'나도 이게 그냥 장난이었으면 좋겠다고...'

'저 애인있는거 알면서 왜 그러셨어요?'

그순간 전 병신같이 토로했습니다.

'너무 억울하고 서럽고 아쉽고 슬프고 아파서... 그냥 혼자 삭히기 힘들어서... 첨엔 혼자 맘 정리할라고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 힘들어지고.... 그냥 너 모르고 혼자 좋아할랬는데... 옆에 앉혀놓고 오래있으니 견딜수없어서... 부담 안줄려고 장난처럼 꾸몄지만... 내가 지금까지 고심한게 장난이었던 것처럼 되버리는게 견딜수없어서... '

대강 이렇게 얘기 했던거 같습니다.. 아오 돌이켜보니 내가 저런 손발이 마구 오그라드는 중2병같은 소릴 했다니..-_-;;

제정신이 아니었던게죠..;;

 

그다음 어떻게 됐나구요...?

 

뭐 뻔하지만.......... 완전 어색하게됐습니다.ㅠㅠ

어린 여자애들 특성상...혼자 고민을 안고 살지 않잖아요..ㅠㅠ 몇몇 그녀와 비슷한 나이대의 여직원들이 절 피하고...ㅠㅠ

그녀도 절 피하고.. 저도 그녀를 피하고...ㄷㄷ

그래도 회사고 팀장이고 일은 해야하고 상황은 수습해야했기에...

정식으로 사과하며 싸질러놓은 제 똥을 치우며 어찌어찌 사태가 수습되는가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습니다.

아는 형님이 교통사고로 급사하셨다는 소식을 들은 뒤로 제정신이 아니었죠..ㅠㅠ;

일이 바빴지만(위의 일렬의 사태로 제대로 일 진행을 제대로 못해서 좀 밀렸었죠.) 전 경기도부천인데

고인이 되신 그분의 김해라서 일찍퇴근하고(7시에 퇴근하면 일찍입니다) 그분 상가집에 가려고 나섰습니다.

그런데 나가는길에 위에 말한 그 찌질한놈이랑 같은 엘레베이터를 탔습니다.

이녀석이 뻘쭘해 하길래 부담 덜어주려 사담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지나가는 말로 애인 있냐고 물었습니다.

이때 물은 이유는....

사실 그놈이 좀 여러가지로 의심스러운게 많았거든요. 제 무디디 무딘 촉으로도 먼가 감지되는게 있었거든요.

일단 그 찌질한놈과 그녀를... 싸잡아 얘들이라 칭하자면...

얘들이 사라지면 비슷하게 사라지고 나타나면 비슷하게 나타나는데 미묘하게도

지들끼리 절대 같이 안있을라 하고 그런듯 하면 또 웬지 실과 바늘처럼 한쪽이 가면 한쪽이 시간차를 두고

사라지고 그러는게 여러번 목격되었거든요.

성격상 딴 사람이 어떻든 신경도 안썼겠지만 저야 항상 그녀만 바라보니 그게 자꾸 눈에 밟히더라구요.

한번은 그놈 불러다가 너 집 가깝다고 쟤(그녀) 꼬시면 죽여버릴줄 알아라 란 으름장까지 주기도 했었죠..

여튼 느낌이 그렇고 그러하고 그녀랑은 꼬이고 먼가 되는건 없는데 자꾸 감정이 주체가 안되서

막 오락가락하는데 그놈까지 눈에 밟히니까 참 그렇더라구요...

그때 마음속으로 다짐한게... 그녀가 사귀는게 저놈이면... 차라리 건물옥상에서 뛰어내리던가...

칼로 목을 찌르던가... 접시물에 코박아 죽어버리자!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애인이 있다는군요... 시기가 그녀가 애인생긴거랑 맞아떨어지는데다...

'어쩌다 만났냐?' '머하는 분이냐?' 라는 질문에 우물쭈물 병신같이 말도 못하다가...

..혹시 XX(그녀이름)냐? 라고 말하니 뜨끔 했다가.. 그건 말 못한다고...

언제 술 한잔 하면 그때 말씀드리겠다고...

 

이런...ㅅㅂㄻ가 누굴 호구로보나... 이쯤되면 누가 못알아차릴까요...

 

그때 진짜 울면서 집에 갔습니다....

흐흐흐ㅡㅡ 으헝헝허ㅇㅇ ㅋㅋㅋ ㅅㅂ 이게 머야 크크ㅡ 하하 흐흐허ㅓ허어엉어어엉 하면서요..--;;

지나가는 사람들이 저 찌질한새끼는 머지? 했을껍니다. 카메라에 안찍힌걸 정말 다행이라 생각하구요.

그때 진짜 평소에 생각하던데로 확 죽어버릴까 생각했습니다.

저 ㅅㅂ 내가 생전 봐 왔던 찌질한 놈들 순위를 매겨도 상위에 랭크될 녀석이...

내 연적.. 아니 쟤 꼬시면 죽여버린다라고말한 절비웃듯 제 사랑을 낚아채간겁니다...크하하하

맨붕도 이런 맨붕이 없더라구요...ㅋㅋㅋ

그러곤 아는형님 상가집도 못가고... 집에 술사들고 가서 고주망태가 됐습니다....-_-;;

죽고싶은 마음이 제일 컸습니다.

현실을 비관하고 이 고통으로 부터 해방되고 싶은 자살이 아닌...

저딴 찌질한 새끼한테 두번다시 올까 말까한 사랑하게된 여자를 두눈 시퍼렇게 뜨고도

빼앗겨버린 병신중에서도 상 병신같은 나라는 새끼를 죽여버리고 싶었습니다.

왜사냐 인간아 ㅋㅋㅋ

-_-; 머 버젓이 살아서 이런 푸념의 장문을 작성하고 있는것만 봐도 죽을 배짱은 없는놈이더라구요.

 

여튼 그러고도 지금까지 계속 지내고있습니다.

이 한쌍의 바퀴벌래들이 간간히 질러주는 커플염장속에(애들이 어려선지 먼가 잘 숨기지를 못하더라구요...)

폐속의 공기를 모두 쥐어짜듯 한숨을 내쉬며 물만 벌컥벌컥 마시기도 하고 자릴 뜨기도 하고 눈을 감기도 하고요.

제 제어를 벗어난 제 신경은 아직까지 그녀에게 하나 하나 고정되어 웃음소리 말소리 기침소리(회사 공기가 나빠요ㅠㅠ

그녀가 기침을 자주함.ㅠ.ㅠ)에 가슴이 아프고 아려서 고막이 찢어져라 이어폰을 크게 틀어넣고 지내며

실없이 혼자 울고 혼자 웃고(웃는게 웃는게 아니긴 합니다만...) 그러고 지내고있습니다..

팀장이라고 자리에 있지만 하루하루 가시방석이며 날 피하는 것들은 여전히 피하며...(얘들아 정작 당사자는

괜찮타자나..--? 니들이 왜 설래발이니 이 어린것들아...)하루에 수백번 한숨쉬고 수십번

아오 걍 다 때려치우고 부산내려갈까(고향이 부산입니다)... 머 그런 고민들을 하며 하루하루 보내고

아직 제 감정은 진행형이고...  상황도 진행형입죠..ㅋㅋ

 

뭐 그래도 모든게 다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제 자신에게 변화가 생겼거든요..

우선 크게 깨닳은 점은... 여자 훗 그딴거 필요없어 연애? 그런걸 머하러 해?하고 살았던 오만한 저는

대자연이 만든 크나큰 법칙과 그 흐름속에 있는 그저 한 마리의 인간수컷에 불과하다는것을요...

결국 저도 사람이고 좋아하는 여자도 생기고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어한다는 아주 당연한 사실을요..

지금껏 도피했던 세계에 이젠 적극적으로 뛰어들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번의 사태를 예를 들어 말하자면... 축구가 발로 차는 스포츠라는 사실도 모르는 무지렁뱅이가

갑자기 시합에나가 룰도 기술도 아무것도 모른체 혼자 멍때리다 관광당하는 생쑈를 연출한거나 마찬가지잖아요...

33년동안 연애한번 안한놈이 원하는 여자를 얻기란... 공한번 안차본놈이 센터링패스를 받아 골을 넣는것과

마찬가지겠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할것입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여성들과 만나보려구요.. 무슨 픽업아튼가 거창한건 아니고... 커뮤니티든 사이트든

여러 방법을 통해 여러 여성과 대화를 나눠보며 룰에 익숙해지려구요...

그리고 이번 사태를 통해 제가 연애쪽은 완전 유리맨탈이라는걸 깨닳게 되었습니다...

힘들고 괴롭고 어렵고 짜증나고 더럽고 거지같은 일에 모두 견뎌온 스스로를 강한 맨탈의 소유자라고

착각했었는데 이번 사태를 통해 전혀 아니올시다를 깨닳게 된거죠..ㅠㅠ;

지금...첫사랑 이후로 13년만에 만난 두번째의 여인에게 이토록 맨붕을 겪었는데...

워낙 익숙치 않고 경험이 없고 내성이 없어서 그렇다 생각합니다... 여러 여자한테 차이고 까이고 꺠지고

뺨맞다보면 차츰 적응되서 맨탈도 강해지고 초연해질수있겠죠..

 

긴글 읽어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크롤 압박이 올정도의 넋두리의 글이었는데

마음에 쌓인게 많아서 이렇게 글로라도 쓰지않으면 너무 답답해서 두서없이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종종와서 조언을 구하도록 할게요

나이만 먹고 연애는 쪼랩이라 여러분의 많은 도움을 필요로합니다.

뉴비우대좀해주세용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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