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1살 건설회사 대리입니다.
남중 남고 공대 군대 공대(복학생) 건설회사(국내현장) 건설회사(해외현장) 의 저주 테크트리 탔으며
입대전 1번(6개월) 제대후 1번(1년) 2번의 연예경험 있으며 솔로생활은 26살부터 5년째입니다.
5년이라는 기간은 솔로탈출을 꿈꾸며 외로움을 느끼기에 충분한 기간이긴 하지만
인턴, 취업준비, 졸업, 입사, 신입사원, 현장발령, 현장적응, 해외발령, 해외 적응 의 테크트리로
정신없이 보낸 탓에 외로움을 느끼기보다 주변 상황의 적응하는게 우선이었고 뒤돌아보니
어느새 31살 혼기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일도 주변상황도 조금 여유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사실 주변의 여자가 없어서 특별히 신경을 안썼던 것 같기도 합니다. 건설회사 입사후에는 여자사람을
구경하는거 자체가 힘들었었고 특히 현재 근무하는 50도 중동사막 해외현장은 T.T
만명이 넘는 거대한 핵발전소 현장내에는 한국인식당 영양사 아주머니 1명을 제외하고 모두 남자입니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 사막에 오아시스 같은 존재가 신입사원으로 들어왔습니다.
여직원이 해외로 발령이 나서 제 부서로 들어온 것입니다.
작은 얼굴 커다란 눈 날씬한 몸매 27살 저랑 4살차이 누가봐도 한눈에 반할 매력있는 여자입니다.
차 없이는 식당까지 이동이 어렵고 밥도 못먹는 열악한 환경에서 면허증없이 현장에 들어와 제 차에
태워서 함께 식사를 하고 이것저것 많이 챙겨주며 지낸지 2달 되었습니다. 일욕심도 있고 예의도 바라서
제가 업무중에도 큰 도움을 받고 있으며 업무숙련도도 다른 신입사원의 비해 높습니다.
처음에는 특별한 감정이 있었다기보다 어색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냥 그렇게 지냈었습니다.
특히 1000명의 한국인 9000명의 외국인들이 제가 젊은 여자를 데리고 차에 내려서 같이 밥먹으면서
애길 나누고 함께 일하고 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부러운 눈빛 ㅎㅎㅎ 마치 로또라도 맞은 것처럼
기분이 좋았습니다. 직장상사들이나 거래처 직원들이 저랑 대화할 기회가 생기면 꼭 물어보곤 합니다.
'잘 어울리네~' '둘이 잘 해봐~' 그런 애길 들을때마다 그냥 웃어넘기며 대화를 마무리지었습니다.
주말이 되어 회식을 하고 숙소쪽으로 걸어가며 애길 나누다가 어느순간 눈을 마주쳤는데 설레였습니다.
커다란 눈 바라만 봐도 떨려서 갑자기 말문이 막혔습니다. 제가 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줄 알고 잠들었다가
다음날 같이 아침을 먹고 있는데 같은 감정이 계속되는걸 확인했습니다.
업무시간에는 진지하다가도 점심시간이나 퇴근하고 저녁을 먹으러 갈때 어깨나 등을 툭 치며 제가
쳐다보면 '그냥요~히힛' '대리님 보면 장난치고 싶어요' 하며 저를 대할때 상당히 귀엽습니다.
퇴근후 대화를 더 나누는걸 원하지만 장소가 조금 애매합니다. 사무실엔 고참들이 야근중이시고
벤치에 앉아서 둘이 속닥속닥 대화를 나누는것도 주변 시선이 조금 부담스럽고
숙소는 개인숙소라 여자방에 제가 들어가기도 남자방에 이친구가 들어오기도 애매합니다. T.T
바로 옆방이긴 하지만 퇴근후에는 주로 카톡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오늘 있었던 일들
영화 음악 등의 소소한 이야기들 만으로도 카톡 대화는 풍성해집니다.
저한테 관심이 있는건지 생각해봤는데 제 부서의 제 위로는 과장 차장 부장 모두 유부남의 아저씨입니다.
당연히 저랑 친해질 수 밖에 없는 구조이고 관심사도 많이 비슷해서 대화도 잘 통합니다.
음악듣는걸 좋아해서 차에 항상 음악을 틀어놓고 숙소에서 사무실이나 식당으로 이동하는 20분의
시간동안 항상 대화를 나눕니다. 대화 자체가 너무 즐겁습니다.
주말에 답답하다고 해서 도시로 데리고 나가 함께 쇼핑도 하고 장도 보고 맛있는것도 사먹고 들어왔습니다.
평일에도 과장님한테 한소리를 듣거나 우울해보이면 칼퇴하고 외출해서 가볍게 맥주를 한잔 마시고 들어옵니다.
술이 좀 더 고프면 보드카를 몇잔 더 마시고 들어오곤 하는데 취했을 때 몇번 제가 돌리고 돌리고 돌려서
떠(?) 보곤 했습니다. 남자친구가 없는 것 까지는 알겠는데 그 이상은 전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냥 이대로 사이 좋은 직장동료로 지내면 좋겠지만 중요한건 제 감정이 싹트기 시작하여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불편한것입니다. 일하러 먼곳까지 온 애한테 제 감정을 강요해서 부담을 주고 싶지도 않습니다.
우선은 제 감정이 진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진짜 좋아하는 감정인건지
5년솔로의 외로움이 극에 달하고 주변의 부러운 시선들을 즐기면서 괜히 한번 어떻게 해볼려고 하는건지
그리고 이 친구가 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혹시 조금이라도 감정이 있는건지
그냥 어쩔수 없는 주변환경의 의해서 친해졌고 대화가 잘 통할뿐 그 이상도 그이하도 아닌건지
다음주에 저는 한국으로 15일동안 휴가를 가게 됩니다. 과장 차장들이랑은 지금도 조금 불편해하는데
아침은 제때 잘 먹을 수 있을지. 동선이 조금 복잡해서 따로 안챙기면 조금 애매해질 수도 있는데
걱정도 됩니다. 한국으로 휴가를 가는 즐거움보다 이 친구를 15일동안 못본다는게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휴가를 가서 제 감정을 제 생각을 잘 정리하고 돌아올 예정입니다.
그사이 이 글을 읽고 남겨주실 리플들을 모두 조언으로 받아들이고 생각을 더 잘 정리하기 위해서
이렇게 장문의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고민입니다. 연애 S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