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한 시

ochoa 작성일 13.07.06 18:4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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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양현근-


키큰 나무와 키작은 나무가 어깨동무하듯
그렇게 눈 비비며 사는 것
조금씩 조금씩 키돋음하며
가끔은 물푸레나무처럼 꿋꿋하게
하늘 바라보는 것
찬서리에 되려 빛깔 고운
뒷뜨락의 각시감처럼
흔들리지 않게 노래하는 것
계절의 바뀜을
누구보다 먼저 알아채는 것
새벽길, 풀이슬, 산울림 같은
가슴에 남는 단어들을
녹슬지 않도록 오래 다짐하는 것
함께 부대끼는 것
결국은 길들여지는 것. 

  

사 랑                                              - 박승우


당신이 연두빛 몸매로 왔을 때 나는 몰랐습니다
그저 작은 들풀이려니 생각했습니다
이름도 기억하지 못한 채 어느날 홀연히 사라질
일년생 들풀 중의 하나려니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나의 정원에 뿌리를 내린 당신은
그리움을 먹고 자라는 목마른 나무였습니다
날마다 그리움의 파란 엽서를 가지끝에 매달고
손흔드는 갈망이었습니다
보고싶은 마음에 담장을 넘어
하늘로 목을 뻗는 키 큰 나무였습니다
서러움과 슬픔의 열매들이 열리고
고독의 뿌리가 깊어지지만
그래도 기다림의 나이테를 만들며
희망으로 물관부를 채우는 꼿꼿한 나무였습니다
이제는 너무나 커버려 옮겨 심을 수도 없는
내 정원의 키 큰 나무는 사랑이었습니다

 

 

사랑 그대로의 사랑                 - 유영석


내가 당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이른아침 감은눈을 억지스레 떠야하는 피곤한 마음속에도
나른함속에 파묻힌 채 허덕이는 오후의 애뜻한 심정속에도
당신의 그 사랑스런 모습은 담겨져 있습니다.

내가 당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층층계단을 오르내리며 느껴지는 정리할 수 없는 감정의 물결속에도
10년이 훨씬넘은 그래서 이제는 삐꺽대기까지 하는 낡은 피아노
그 앞에서 지친 목소리로 노래를 하는 내 노래속에도
당신의 그 사랑스런 마음은 담겨져 있습니다.

내가 당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당신도 느낄수 있겠죠
내가 당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당신도 느낄수 있겠죠
비록 그날이 우리가 이마를 맞댄채 입맞춤하는 아름다운 날이 아닌
서로 다른 모습으로 잊혀져 가게 될 각자의 모습으로 안타까워 하는
그런 슬픈날이라 할지라도 나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내가 당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건 당신의 사랑을 받기 위함이 아닌
사랑을 느끼는 그대로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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