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자애는 과연 제게 관심이 있었던건가요?

ironmad 작성일 13.12.18 17: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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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가입하고 쓰는 첫 글이네요. 

간략하게 제 소개를 하자면 내년 여름 입대를 앞두고 있는 연애경험이 없는 미국대학생입니다.

이제 끝난일이기는 하나 여름 말 ~ 한달전까지 제가 말하고자 하는 여자애 (A라고 부르겠습니다)와 있었던 일들에 대해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A가 저한테 무슨 감정을 가지고 있었는지에 대한 제3자분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시작은 이렇습니다.


무더웠던 이번 여름방학 어느날 제 옆 고등학교를 다녔던 친구 B를 통해서 A와 다른 친구들과 함께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친구 B(남자)는 저의 친한 친구이기도 하고 A와는 중학교때부터 베프수준으로 가까운 친구입니다.

A는 제 대학에서 5시간정도 떨어진 대학에 다니고 있고요. 


A를 본 첫 소감은 이쁘다 정도였지 관심을 가지진 않았습니다.

당시 A는 남자친구가 있는 상태였고 오히려 그날 나온 다른 여자애한테 더 관심이 갔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A와 저가 같은 동네에 살더군요.

A가 많이 취한 상태이기도 하고 통금을 넘기기 직전이라 집앞까지 아무생각없이 데려다주었습니다.

또 시간되면 보자라는 형식적인 인사를 한뒤 한두번 페이스북으로 안부정도만 묻고 그 외의 연락을 취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한달 후 8월말쯤에 다시 똑같은 멤버들로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날 알게 된 사실이지만 A가 남친과 깨졌다는겁니다. 

별 생각없이 술을 마셨는데 A가 또 취했습니다. (A가 주사는 없지만 신체적으로 힘들어합니다)

집으로 가는 택시안에서 딱히 할말도 없다 싶어서 깨진거 너무 마음에 두지말고 힘내라라는 식으로 위로를 해주었습니다.


다음날 동네에서 부모님과 식사를 하던 도중 갑자기 A에게 페이스북 메세지가 왔습니다.

자기 한강에서 산책할건데 나오지 않겠냐고. 

솔직히 A가 이별에 대한 하소연을 할것 같아서 나가고 싶진 않았지만 산책하며 식사 소화도 시킬겸 잠깐 보기로 했습니다.

예상했던대로 만나니 처음에 굉장히 어색했는데 그래도 시간이 지나니 의외로 대화가 잘 풀리더군요.

제 얘기도 나름대로 많이 하고 딥톡을 하게 되었습니다. 가정사, 성장배경, 고민, 미래에 대한 비젼등 다양한 주제의 대화를 나누었습니다.A가 굉장히 제 얘기를 잘 들어주고 재밌어하더군요. 그러다보니 그날 밤 한강에서 거의 4시간동안이나 얘기를 하게되었습니다. 그렇게 분위기 좋게 헤어졌고 며칠뒤 다른 친구들과 함께 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뒤 저와 A, 제 대학 베프, 그리고 A와 제가 둘다 아는 여자애와 함께 동네에서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날 고기 먹고 술마시고 노래방가서 굉장히 재밌게 논 후 헤어졌습니다.


출국을 앞둔 3일, A가 저에게 페북메세지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무슨 노래를 들었는데 너가 노래방에서 부르던게 생각이 난다~ 이런 조금 수위있는 멘트를 날리기도하고

다양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A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었고 편한 친구로 생각한지라 아무 부담없이 드립도 치고 대화를 잘 나누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다시 학교로 돌아왔고 계속 매일같이 A와 연락을 했습니다. 

저는 원래 친한친구들이랑은 매일 연락을 하는지라 그 여자애도 별 다를게 생각안하고 상대했습니다.

오히려 먼저 연락하는 빈도는 A가 잦았고 자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어느날 A가 고민을 얘기하는데 자기 전남친이 자꾸 들이댄다는 식으로 얘기하다가

며칠뒤 이제 자긴 힘들다고 남친하고 이제 다시 보지 말자고 마음을 정리했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냥 힘들겠구나 힘내렴식으로 위로를 해주었습니다.

참고로 전 남친이 A를 찼었습니다.


그렇게 가끔씩 진지한 대화를 하기도 했고 그렇게 1달여간을 매일 연락하며 지냈습니다.

그러다보니 저도 자연스럽게 A에게 관심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A의 성격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고 여태 봐온 여자들과는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전혀 가식없고 털털한 모습도 보이고 다양한 대화를 나눌 줄 아는법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A가 페북에서 제 사진, 태그된 사진, 과거사진 다 좋아요 누르기도 하고 

지속적으로 저한테 아빠같다, 보고싶다는 얘기도 하고 카톡으로 애교도 많이 부려서 (털털하다보니 애교를 잘 안부리는 편입니다)

얘가 저한테 관심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제 베프가 A가 저한테 관심이 있는것 같다고 좀 들이대보러다군요.

어쩔수 없이 바람이 들어서 제가 무리하게? 연락을 많이 하게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여자애 반응이 조금 시큰둥해지고 연락이 조금씩 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학교생활하느라 바쁜데다가 여자애에게 부담을 준거 같아서 한 발 물러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3-5일에 한번정도는 문자/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솔직히 초조한 마음이 생기긴 했지만 제 학업도 중요하기도 하고 해서

A가 겨울에 한국을 가니 그때를 노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11월말 추수감사절이 다가왔습니다.

딱히 갈곳도 없고 해서 제가 고등학교를 다녔던 지역에 가게 되었습니다.

A도 그쪽에서 고등학교를 나온지라 짧은시간이긴 하지만 짬내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만나기 1주일전부터 우리 담주면 만나네~ 신난다식의 대화를 나누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A가 혹시 B도 껴서 볼까?라고 제게 물어봤는데 

그때 우리 둘만 보자라고 해야하는것을 그냥 다 같이 만나자라고 해버렸습니다.

그래도 A가 가족행사때문에 굉장히 바쁜데도 불구하고 시간을 내준것이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저도 친구들을 만나느라 정신없었지만 A는 꼭 보고가야겠다고 해서 토요일저녁을 아예 비워놨었습니다.

그리고 이날 잘되면 어느정도 감정표현/고백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만나기 직전 B가 말해준것인데 A가 한 한달전쯤 다시 전남친과 형식적으로 사귀는 관계라고 하더군요.

굉장히 충격적인 소식이긴 했으나 A를 좋아하긴해도 엄청은 아닌지라 부담없이 넘길수 있었습니다.

만나기전 한달간 연락이 뜸했던것도 A가 다시 사귄다는 저에게 얘기를 안한것도 딱 맞아 떨어졌습니다.

그렇게 A,B,저가 만나서 밥을 먹고 카페에서 얘기를 나누다가 집에 갈시간이 되었습니다.

B가 제가 머무는곳이 자기 집근처니 데려다 준다고 했는데 A가 굳이 나서서 데려다주겠다고 하더군요. (A는 1시간이상 거리에 삽니다)


그래서 A의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기 시작했습니다.

차안에서 재밌게 대화를 나누다가 왠지 분위기가 고백분위기로 흘러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A가 갑자기 저보고 비행기티켓이 비싸서 겨울에 한국에 못가게 되었다더군요.

그 순간 고백할 마음이 싹 사라졌습니다.

저는 내년 여름에 입대할 예정인데 (A는 모릅니다) 겨울에 한국에서 쇼부보지 못하면 더 이상 볼기회가 없기 떄문입니다.


아무튼 차를 타고 가던 도중

갑자기 저에게 여자 없느냐라는 질문도 하고 제 페북월에 글을 자주남기는 친한 여자애 (A는 모르는)가 있는데 걔랑 무슨 관계냐등 조금 난감한 질문들을 던졌습니다. 그래도 아무렇지 않게 쿨하게 위트있게 잘 넘겼습니다.


그리고 집앞에 도착한 후 차안에서 정적이 흘렀고 어색한 분위기때문에 저는 잘가라고 하고 그냥 차에서 내려 집에 들어왔습니다. 앞으로 몇년간 볼기회도 거의 없는데다 이미 전 남친과 재결합했다면 건드릴 생각조차 하기 싫었습니다. 고백은 섣부르다 생각했고요.A는 저에게서 뭔가 더 원하는 느낌이긴 했지만 그냥 저는 쿨하게 접는다는 생각으로 헤어졌습니다.


그날 밤 A가 밤에 뭐하냐고 또 메세지를 보내기도 해서 다시 연락을 많이 하게되었습니다.

며칠뒤 대화를 나누다가 알게 된 사실인데 저랑 만나고 다음날 학교로 돌아가서 전 남친에게 완전히 관계를 접자고 했다고 합니다. 1달전에 다시 사귀기로 한건 맞지만 형식적인 관계였고 실제로 거의 안사귀는거나 다름없다

그러면서 자기 마음은 이미 걔한테서 떠난지 오래다. 저에게 외롭다.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랑 사귀고 싶다. 라고 애기를 하더군요. 아쉬움이 남긴했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ㅎㅎ 


저는 이미 A에게 관심이 어느정도 접힌지라 위로좀 해주고 그냥 요즘엔 가끔 연락하는 친구처럼 지내고 있는중입니다.


사실 A가 굉장히 이쁘고 성격이 좋아서 외국/한국애들 안가리고 엄청난 인기녀다보니 외향적인것 같았는데

의외로 외로움을 잘타고 속이 깊은애더군요. 나중에 들은거지만 연락하는 남자도 거의 없었더군요.


이야기를 마치면서 제가 궁금한 점은

a. 앞으로 A와 어떻게 관계를 유지해야할까요?

b. A는 저를 어떻게 생각했던걸까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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