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 기억하세요?

다비드블랙 작성일 14.02.07 07: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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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맘 알다가도 모르겠다고 한풀이로 글 썼던 여대생이예요.

새해 잘 보내고 계시죠? 너무 오랫만에 글 쓰는거라 어디서부터 써야하는지..ㅎㅎ

일단,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__)> 넙죽.

 

 

 

친구 사연인데,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되는지 모르겠다 하길래 대신 글 써봅니다.

여기저기 조언을 많이 얻는 것 같은데 딱히 가슴에 와닿는 조언이 없다고 하네요.

물론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무엇을 골라잡느냐, 다 너 잘되라고 해주는 말들이다 따끔히 말했지만

이 친구 사정이 사정인지라..누군가 자신을 위로해주고 답답한 속까지 긁어주길 바라는 것 같아요.

친구에게 직접 글을 쓰라하니, 제 손으로는 통 키보드를 못잡겠다며 저더러 대신 써달라기에 씁니다.

 

 

사정은 이러했습니다.

언제부턴가 이 친구 카톡목록에 웬 낮선 남자가 추천친구로 뜨더랍니다.

처음에는 '어라, 누구지?' 했는데 따로 그쪽에서 자기에게 톡을 보내는 것도 없고 해서

바뀐 핸드폰 번호 주인의 지인이려니 하고 그냥 넘겼다네요.

그런데 어느날, 그 낮선남자에게 카톡이 왔는데 내용인즉슨 자기는 몇살이고 직업이 고등학교 교산데 댁은 누구냐 였대요.

그래서 친구는 혹시 바뀐번호 주인의 지인이시냐며, 핸드폰 번호 주인이 바뀌었다고 다른분에게 연락하시라 대답했고

채팅방을 바로 삭제하고 별 다른일 없이 친구들이랑 전화로 수다도 떨고 카톡도 했대요. 근데 웬지 찜찜했다고 하네요.

그 다음날, 그 남자에게 또 카톡이 와있었대요. 이것도 인연인데 안부카톡이나 하는게 어떻겠냐...

프로필 사진을 보니 이 친구 고등학교 다닐때 좋아했던 과목 선생님이랑 얼굴이 비슷한 사람이었더래요.

옛 추억도 새록새록 나고, 기분도 묘한것이 한참을 생각하다 좋다고 대답했대나봐요.

간단히 번호도 교환했지만 전화통화나 이런건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그쪽 직업도 직업이고, 제 친구는 학생이었으니까요.

그 뒤로 간간히 안부카톡을 했는데 연락한지 일주일 쯤 되자 학교와 집이 거리가 좀 멀어 자취하는 친구더러

대뜸 카톡으로 방학맞아 집에갈때 무거운 짐 이사시키고 이러는거 복잡할텐데 자기가 픽업해주겠다고 했대요.

그 외에도 자기에게 오빠라고 부르라고 했고, 늘 외롭다며 자기편은 없다고 우울하단 식으로 카톡을 보냈으며

하루는 알레르기 비슷한 증상때문에 등이 다 새빨개졌다며 등 전신사진을 보내기도 했다네요. 밑엔 속옷을 입구요.

아직도 기억한대요, 파란색 줄무늬 속옷. 친구는 나름대로 충격이 좀 컸나 봅니다.

저 사진을 보내기 전에는 연애를 한번 해보지 않겠냐고 했고, 모태솔로라고 했으며, 수업시간에 핸드폰하다 걸려

그 학생 벌주고 학생 폰 뺏었다고 인증샷이라며 학생 폰 찍은 사진을 보냈다고 합니다.

 

이 말을 듣는데 제가 다 어처구니가 없어서요. 국어교사라는 사람이 이래도 되나 싶을정도로 경멸감이 느껴지더라구요.

저 등 전신사진을 받고 친구가 '아, 이사람 연락하면 안되겠다. 위험하다.' 싶어서 안그래도 픽업 얘기가 나온것도 찜찜하고

애초부터 느낌이 싸했던게 진작에 끊을걸 후회가 되더래요. 그래서 앞으로 연락하지 말자고 바쁘단 핑계로 차단을 했다네요.

그 전에 한두번 친구에게 데이트신청을 했다는데, 나이차이도 열살 넘게 차이나고그래서 단호하게 거절 했다고 합니다.

그러고 홀가분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여름방학을 맞아 집에서 단잠을 자고 있던 날에 웬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더랍니다.

그래서 친구가 누군가 싶어 직접 전화를 걸었더니 웬 여자가 전화를 받고는 다짜고짜 뭐하는 여자냐며 묻더래요.

당황한 친구가 무슨말씀이냐 물으니, 나이는 몇이고 뭐하는 여자며 이 남자 알고있냐고 묻길래 차분히 말해줬대요.

나이는 스물두살이고, 지금 학생이다, 그 남자는 우연히 친구목록에 떴던 사람인데 이것도 인연이라 연락하자 톡을 보내서

내 고등학교때 과목 선생님이랑 분위기가 많이 비슷하여 주변에 교사 지인이 있으면 좋을것 같단 생각에 연락했었다

실례지만 그쪽은 누구시냐, 하자 여자가 그러길 "나 이 사람이랑 결혼할 사람이다." 라고 했다네요.

그래서 그말에 놀란 친구가 그 사람은 애인이 없다고 여러번 데이트신청도 했고 나한테 고백도 했다 라고 말해줬다네요.

그런데 여자는 친구의 말을 반신반의 했는지 만난 경험이 있는지, 선물은 받은적이 있는지 캐묻더랍디다.

그래서 친구는 그런 적 없고, 픽업해준다고 하길래 단호하게 거절한 적은 있었다, 선물은 받은적도 준적도 없다고 했대요.

그러자 고맙다며 이 시간에 전화해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고는 여자가 먼저 전화를 끊었다네요.

그러고 5분 뒤 MMS로 문자가 한통 왔길래 보니까 인터넷 쇼핑몰 결제내역이 찍힌 사진이었대요.

저장하고 확대해서 보니 이니셜 팔찌 같은건데 예를 들어서 JS♡MD 이렇게 총 7개가 결제되어 있었다 하네요.

그 중에 친구가 자기이니셜을 보고 소름이 돋았대요. 자기는 꿈에도 모르고 있던 사실이어서 무서웠대요.

 

그 뒤로 어떻게 됬는지는 모르겠는데, 그 여자 쪽에서는 친구를 불.륜녀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더래요.

모르는 번호로 두어번 전화가 또 왔었고, 그리고 그 남자는 친구를 생판 모르는 여자고 연락한적도 없을뿐더러

연락이 와도 친구가 먼저 카톡을 보냈고 자신은 그냥 읽기만 했을뿐 데이트신청은 개소리라며 헛소리를 했다네요.

덕택에 친구가 예비신랑 꼬신 년으로 낙인이 찍혀서.. 대인기피증에 우울증을 심하게 앓았다고 해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면서 너무 힘들어하는데, 이거 누명벗을 수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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