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 귀찮아 하는 여자' 그 후

콘소메맛팝콘 작성일 14.03.02 23: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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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연락을 귀찮아 하는 여자' 글을 썼었는데요

 

http://fun.jjang0u.com/articles/view?db=296&search_field=&search_value=&no=26368&page=1

 

 

 

조언을 주신 대부분이 조급해하지 말고 연락이 뜸한 것이나 카톡의 반응에 대해 너무 의미를 갖지 말고 길게 보고

시간을 들여라 라는 반응들이었습니다.

 

 

 

상대방 여자가 소개팅 후 '싫다' 혹은 '부담스럽다' 혹은 '좋은 사람 만나세요' 등의 반응을 보인 것이 아니었고

만났을 때 얘기도 많이 하고 편하게 잘 대하지만 전화나 문자를 무척이나 귀찮아해서 너무나도 뜸한 그 문제 때문에

참 마음 고생 심했었는데요.

 

그래서 저도 마인드를 조금 바꿔봤습니다.

어차피 나 싫다는 거 아닌데, 조급해할 필요 있나 뭐,

제 톡이 쌓여가고 '읽음' 표시가 떠도 답은 여전히 뒤늦게 오고, 다음날 오기도 하고, 안 오기도 하고

전화 부재중이 떴을 텐데도 콜백을 안 하더라도. 개의치 않았죠.

 

솔직히 쉽지 않았습니다.

정말 어떤 때는 예의가 없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기도 했고

자존심 상하고 무시 당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포기하자 라고 마음도 여러번 먹었었고요.

 

그래도 가끔은 정말 뜬금없이 새벽 세시에 답톡이 오기도 했고요.

정말 가끔은 저의 부재중 통화에 콜백을 해주기도 했었지요.

근데 그게 정말 가끔이라.

 

정확히 어제 친구랑 술 마시면서도

이건 못 할 짓 같다. 그만 할랜다. 나만 지친다. 내가 왜 나이 먹고 이렇게까지 에너지를 쏟아야 하나 라면서 친구와 푸념을 늘어놓았는데..

그 상황이 문자 보내고 또 답이 없어서 그랬던 거였는데

정확히 11시간 50분 만에 답이 늦어서 미안하다며 또 보내주긴 하데요..

(아침 11시에 보낸 문자 답이 밤 11시가 되어 왔다는)

 

문제는 오늘이었어요.

 

오늘 뜬금없이 날씨가 좋다며, 자기 지금 산에 올라가려 하는데 같이 갈래? 라며 톡이 온 겁니다.

어제 마신 술 때문에 숙취가 있어서 솔직히 정말 귀찮았는데요.

날씨가 정말 좋기도 했고 뜬금없는 그 연락에 얼굴 보고 싶고 반가워서 호구처럼 또 나갔지요.

 

이 여자 참... 특이한데요.

쌩얼에 등산화에 등산복까지 다 차려입고 벙거지 모자까지 쓰고 절 반갑게 맞이하더군요.

전 그냥 대충 편하게 입고 나갔어요.

내가 아침도 안 먹고 나왔다 라고 말 하니까 김밥집 가서 주먹밥 두개를 사면서 하는 말이

자기가 연락 자주 못 하고 답도 바로바로 못 보낸게 많이 미안해서 오늘은 자기가 다 사겠다는 겁니다.

허...

그렇게 일단 등산을 했어요.

제법 힘들었죠. 동내 산이었지만 꽤 높거든요. 거기 정상까지 다 올라갔습니다. 땀 삐질삐질 흘리고

중간에 주먹밥 먹고요.

 

내려오면서 흙먼지에 땀에 둘다 꼴이 말이 아니었는데 기분은 좋았습니다.

그 차림으로 카페가서 음료 하나 마시고서 시계를 보니 어정쩡한 일요일 오후 세시쯤이더군요.

내가 던지듯 말했죠.

나 사실 오늘 머리 자르려고 했는데 괜찮으면 미용실 같이 갈래? 하고.

그 추리한 꼴을 하고 설마 같이 갈 여자가 있을까 싶었는데,

그렇게 또 뜬금없이 이 여자, 저를 선뜻 따라나서서

쌩얼에 등산복 차림에 미용실 가서 지도 머릴 이쁘게 자르데요?

 

간단히 저녁을 먹고선 내일 출근 때문에 오늘은 일찍 헤어졌는데요.

(이것으로 세번째 만남을 가졌습니다)

다음 주말에 만나기로 일단 약속을 걸어둔 상태.

 

뭔가 아쉬운 구석이 계속 내 마음에 남아서

아예 이참에 고백을 해 버릴까 하는 생각이 든 하루 였어요.

그래서 집에 와서 문자로 분위기 좀 잡아보려고 톡을 보냈는데요.

 

사귀자 이런 말은 아니고 털털한 네 모습이 마음에 든다 이런 내용.

역시 읽고서는 답이 또 없으시네요.

 

또 그렇게 한 주가 시작되나 봅니다..

전 또 참고 기다려 보렵니다... 12시간 안에는 오겠죠 뭐.

이젠 뭐, 포기하기에도 그렇고..참..

뭔가 잘 진행되어 가는 것 같기는 한데 안심하기엔 이른 것도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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