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란 자고로
첫만남, 인사 트고, 대화 몇마디 나누고, 그 사람을 알아가고, 호감이 생기고, 연락하고,
데이트 하면서 그 사람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게 되고, 호감이 커지고, 가까워지고,
'이 사람이면 지속적으로 만나도 괜찮겠다' 라는 약간의 확신이 들고, 고백하고, 사귀는거지.
위에서 중간 중간 쉼표마다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둘 중 한 명이 떠나가는거고.
근데 여기 대충 보면 눈웃음치며 인사만 해도 그린라이트인가요, 썸타는거 같아요, 고백 할까요, 이러고 있네.
그리고 조언해주는 댓글들도 '여자는 남자랑 달라서 천천히~, 확신이 들 때~,' 이러고 있고.
내가 첫 문단에 쓴 프로세스나, 댁들이 말하는 소위 '여자들의 연애 방식' 이란걸 당신들이 직접 실행해보면,
댁들이 하는 것보다 만나는 여성은 적을 수도 있지만, 훨씬 연애다운 연애를 할 거라고 장담해.
물론 남자니까 매력적인 이성을 보면 불끈불끈하겠지만,
아랫도리는 뜨거워도 머리는 차갑게 두고 이성을 대하면 좀 더 수월해질텐데.
그리고 거기에 필요한 테크닉은 고백 멘트나 데이트 장소, 선물이 아니라 여성의 말을 잘 듣는 거.
밑에 읽었던 글 중에 자세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대충 내용이
'소개팅을 했는데, 커피 마시고, 밥 먹고, 영화보고, 여자가 배아프다고 하고 화장실 가고, 얘기 좀 하다가,
분위기 좋게 집에 갔는데 점점 연락이 뜸해지네요.' 였나? 이런 고민 상담 내용 비슷한게 있었는데,
모르긴 몰라도 상대방 여성이 화장실에서 오래 있다가 나왔을때 어디 안좋냐고, 약 사먹어야 되는거 아니냐고,
걱정해줬으면 훨씬 분위기가 좋았을 거 같아.
여성이 당신과의 사랑에 빠지는 순간이 언제일까? 티파니에서 좋은 목걸이 사줬을때? 비싼 레스토랑 데려 갔을때?
다 필요없고 엘리베이터 문에 몸이 부딪혔을 때 진심으로 걱정하고 괜찮냐고 물어봐주는 모습이라더라.
글 쓰다보니까 처음 적으려고 했던 이 게시판 사람들 욕하려던 목적에서 살짝 빗나간거 같은데...
아무튼 이 게시판의 목적이 원래 이렇게 '픽업 아티스트' 스러운 곳이라면 내 글이 잘못된 거지만,
그런 곳이라고 보기에는 다들 진지하게 고민하고 아파하기도 하고 그러는 거 같더라고.
나도 요즘 눈에 밟히는 이성이 있기도 하고, 이 게시판 들어와서 글 읽어보니까 재밌고 설레기도 하고,
그래서 한 번 글 적어봤어요.
그러니까 결론은, '연애'가 하고 싶다면, 아랫도리는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 귀는 잘 열어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