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즐거운 명절 보내셨나요?
이번 명절은 제겐 상당히 마음아픈 기억으로 자리잡을 것 같네요.
독서도 안하며 심지어 글을 조리있게 쓰지도 못하지만, 여러분들에게 객관적인
그리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듣고자 이렇게 제 이야기를 풀어봅니다.
저에겐 얼마전까지 여자친구같이 지내온 여자가 한명 있습니다.
이 여인은 저와 함께 작년 상반기 회사에 입사한 신입사원입니다.
외모에 대한 묘사를 잘 못하기에 어떻게 설명할지는 모르지만,
누가봐도 이쁘게 생겼고 키도 컷습니다.(172cm)
연예인으로 치자면 요즘 핫한 EXID의 하니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할까요?
특히 눈이 인상적인데, 째졌다고 표현을 해야 하나요? 무튼 쌍커풀 없는 눈이 매력적인 여자입니다.
일을 하면서 신입사원끼리 공감가는 일도 있고, 자주 술자리를 갖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보니
많은 부분이 서로 이해가 되고 무엇보다 소통이 잘 이루어지다보니 자연스럽게 호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주에 한번씩은 만나며 일에 대한 얘기, 연애 얘기, 기타 잡다한 이야기를 시간가는지 모르며 나누었고
그 여인이 현재 남자친구와 5년간 사귀고 있다는걸 알게됩니다.
이런 얘기를 듣고도 저는 그녀와의 단둘의 술약속을 거부하지 못할 정도로 빠져버렸습니다.
그녀는 술을 마시면서 손을 잡는다거나 가슴을 터치한다거나 하는 등의 어찌보면 가벼운 스킨십을 해왔습니다.
지금생각해보면 이 스킨십을 거부했어야 햇는데... 저도 좋다고 손도 잡고 가까이 붙어 앉으며 술을 마셨습니다.
하루는 네명이서 술을 꽤 많이 마시게 된 날이 있습니다.
저와 그 여인 그리고 2명의 다른 신입사원(남1여1) 총 남자2 여자2로 분위기가 좋았는지 술을 꽤 마셨습니다.
한창 즐겁게 노래도 부르고 소맥도 말아가며 노는 와중에 잠깐 화장실을 나왔는데 그 여인이 화장실 앞에 있더군요.
가볍게 인사하고 남자화장실로 들어가려는데 이 여인이 와락 안겨옵니다.
이 여인이 술이 되었는지 혀가 조금씩 꼬이고 뭔가 축 늘어져 있다는 느낌이 안긴 품에서 느껴지더군요.
이렇게 안긴채 무슨 이야기를 했는진 기억이 나지 않지만 뭔가 한참을 달래주다가 너무 안들어오는 저희를
찾으러 다른 신입사원 남자(A씨)가 와서 비로소 품에서 떨어지고 원래 볼일인 화장실 들렀다 다시 술자리로 들어왔습니다.
다시 소맥을 말아가며 즐겁게 놀다 화장실을 다시 가게 됩니다.
볼일을 보고 나오는데, 그 여인이 화장실 앞에 있더군요. 다시 한번 안겨옵니다.
무슨 얘기를 했는지 기억은 잘 안나지만 무언가에 대해 달래주며 안겨있는 그녀를 떨어뜨려 봅니다.
그랬더니.. 뭔가 눈을 감고 뽀뽀?를 요구하는 듯한 자세를 취합니다.
이때 정말.. 진짜 엄청난 고민에 휩싸입니다.
이걸 정말 해야되나 말아야되나...윤리적으로 이럼 안되는거 아닌가.. 혼자서 체감상 몇분은 고민한거 같습니다.
그동안 그 여인은 계속 그자세로 벽에 기대 있더군요.
제목을 나쁜놈이라 표현했지만 이건 그보다 더한거 같습니다.
뽀뽀를 하고 그 여인을 데리고 비상계단으로 갑니다.
계단에 앉아 또 얘기를 하다 이젠 정말 거침없이 뽀뽀를 하며 설왕설래까지 오고갑니다.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앞서 말한 신입사원 A씨가 뭔가 눈치를 채고 이야기를 잘 해줬는지 찾으러 온다거나
전화가 온다거나 하지는 않더군요.
이 하루를 기점으로 우리의 사이는 뭔가 정립하기 어려운 정상적이지 못한 사이를 이어가게됩니다.
정말 애인사이같이 시도때도 없이 연락하고 자기전에 전화와 화상통화도 하고...
서로 이게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있기에 밀어내고 한참 연락을 안하기도 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서로를 밀어내며 연락을 안하면 또 아쉽고 보고싶다는 감정이 너무 커졌지만 지금 끊어내지 않으면
앞으로 더 힘들어질거라 생각하며 연락하고 싶은걸 참고 또 참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항상 먼저 연락을 해온건 그 여인입니다.
술먹고 전화와서 보고싶다고 얘기를 하며 저는 안그랬냐고 묻기도 하고... 전화를 왜 받았냐며 칭얼대기도 하고..
참 바보같이 전화가 오면 받지 않아야 되는데... 받아버리는 제가 병신같았습니다.
이런 전화통화를 하게 되면 어김없이 이전과 같이 사이가 급 좋아지고 또 하루하루가 즐거운 나날이 이어집니다.
마냥 좋다가 밀어내고 다시 잡고의 굴레를 이어가다가 어제 사이를 정확히 정립하기 위해 끊어내자고 말을 했습니다.
서로 어느정도 배운 지성인답게 (이제와 지성인이라 하기엔 뭔가 모순되네요.) 알겠다고 하고 서로 좋아했다는
문자를 하며 헤어진게 19일 어제입니다.
반가운 친척들과 만나 얘기도 하고 근황을 묻기도 하며 다들 즐거운 와중에 저만 혼자 덩그러이 놓여 세상근심 혼자
다 떠앉은 듯 방구석에 쪼그려 앉아 생각없이 TV를 보다 잠들고 친인척 모두 떠나 집에 돌아와 침대위에서 멍하니 있다
잠이들었습니다.
한창 자던중 새벽에 진동소리에 잠이깨 전화기를 보니 그녀의 이름이 떠 있더군요. 다시한번 병신같이 전화를 받고
이야기를 듣습니다. 보고싶다 보고싶다 보고싶다.. 수십번은 같은 말을 반복하며 얘기를 하는 그녀에게 전
어떤 말도 꺼낼수가 없더군요. 이성적으로 안되는걸 알지만 감성적으로는 저를 좋아한다는 얘기
술을 많이 먹고 생각나는게 저밖에 없다는 얘기. 너무 보고싶어 미치겠다는 얘기 등을 들으며 고작 꺼낸 얘기가
넌 나보다 남자친구를 선택하지 않았느냐, 이런 상황을 만든게 정말 미안하다 하며 통화중 전화를 끊어버렸습니다.
이렇게 하루가 지나고 그녀의 카톡 프로필을 보니 저와 마셨던 커피집에서의 머그 2잔과 하트를 표시해 놨더군요.
지금 이 상황이 너무 한심하기도 하고.. 그런한편 너무 보고싶기도 하고.. 이성적으로 안되는 짓들을 해왔지만
제가 먼저 멍청한 짓을 할까봐 글을 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