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 은퇴가 1-2년 남으셨습니다. 한 직장에 오래 계셨기에, 현직에 있으실때 결혼시키시고 싶으십니다. 물론, 당신들의 상황에 자식의 혼사를 끼워맞춘다고 보실 수 있으나, 좀 더 생각해보면 그렇게 바라시는 것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조금 어이없었으나, 잘 생각해보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3. 저도 결혼이 싫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결혼을 매우 원하는 상태는 아닙니다 (현재 싱글) 우선 일이 바빠 일상에 여유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 아직 몇년은 안정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위에 말한 상황으로부터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아 고민스럽습니다.
4. 자기관리가 엉망인 상태입니다
입사 후 주중엔 거의 일에 매달리고 주말엔 퍼져서 쉬거나 친구들을 만나서 진창 술마셔 온게 거의 일년 반이 되어서, 몸이 걷잡을 수 없게 불어났습니다. 한때 60까지 뺐었는데, 지금은 85가 넘어버렸네요..
5. 결혼 자금엔 문제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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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소개받은 분이 한 명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본론이네요. 나이는 27이고, 외모는 평균정도? 성격은 아직 못 만나서 잘 모르겠지만 괜찮은 것 같습니다. 직업은 초등학교 선생님,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해왔던 배우자 상입니다.
7. 고민
제가 결혼을 원해서 이분을 만나는 것이 괜찮은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전에, 첫사랑이자 첫 여자친구를 위해 모든 것을 다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비록 2-3년 밖에 안되었지만, 제가 가진 모든 것을 포기하고서라도 함께 하고 싶었던 사람이고 도전했습니다만, 오래지 않아 여자친구의 변심(많은 이유가 있지만 이렇게 일축하겠습니다)으로 해어졌었습니다.
그 이후로 스스로 되돌아보기에 여자를 볼 때, 내 감정보다는 조건을 더 보게 된 것 같습니다. (조건 차이가 컷던 이별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건은 아주 적절한 여성분을 소개 받았는데, 스스로 마음가짐에 대해 떳떳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적나라하게 표현하자면, 조건이 좋으니까 맘에 안드는게 있어도 좋게 왜곡해서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다른 의미로 깍지가 씌여서 관계를 진행하다가 나중에 실망하고 깨버리게 되진않을까 하는 고민이 많네요..
다른 한 가지 고민은 제 자신의 외모에 대한 고민입니다. 상당히 과체중인 상황이라,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는 상황이거든요. 최근들어 운동을 다시 시작하고 조금씩 관리해나가고 있지만, 곧 이 여성분과 만남이 있을 예정이고, 그때까지 제 스스로의 자존감에 충족하게 준비가 될 수 없어 보입니다.
쉽게 생각하면 그냥 내가 지금 어떻고 간에 소개를 받았으니 일단 만나고 봐야하지만, 시기 상으로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고, 마음 한켠으론 그냥 내키는대로 많은 사람을 만나보는 가운데 관리에 집중해서 자존감도 키우고 몸도 키우자 라고 생각도 합니다.
제가 좀 많이 조심스러운 성격이긴 합니다만, 지난 경험으로 사랑은 인연은 타이밍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고 그것 때문에 아직 부족한 저를 아주 이상적인 배우자 상 앞에 헐벗고 나서 기회를 날려버리는게 아닌가 고민하게 됩니다.
이 글을 보고 답답하다고 생각하실 분들이 많겠지만, 어느 방향으로든 제가 보고 깨닫는게 있길 바라며 몇 줄 적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