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감 극복하기

쓰발넘들 작성일 14.01.20 20: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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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처럼 열등감이 강했던 사람이 또 있을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왜그랬나 싶을 정도로 본인은 마음의 여유가 부족한 사람이었다. 지금도 스스로의 모습 어딘가에 그때의 정신적상흔이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겠거니 생각하면 오싹한 일이지만, 어느 정도 내적인 평화를 찾은 것에 다행이라여기며 감사히 살고 있다.

스스로 뭔가 자존감이 낮았던 본인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남에게 증명해야 된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었다. 학창시절에 그 대상은 주로 아버지였다. 아마 첫째여서 그랬는지는모르겠지만, 계속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고 그 수단으로 공부를 했더랬다. 누구한테는 재수없게 들리겠지만, 소위 명문대를 들어가서도 여전히 "아버지의 기대에 못 미친거 같다"는 생각을 도저히떨칠 수가 없었고, 그 결과 신입생 초기에 개판을 쳐놓고선"기왕에 이렇게 된 거 반수를 하자. 차라리 잘됐다"는 마음으로 수능을 새로 준비했다. 마음 한켠엔 홀가분함보다는 "이번에 실패하면 아버지 얼굴을 보느니 죽는 게 낫겠다" 라는 위험한 생각을 간직하고서.

수능점수를 받아들고 합격을 낙관했지만, 막상 합격자 소식을 들으니극도의 희열이 밀려왔다. 30분 동안만. 그리고나서 한없이 허탈하고 우울했다. "이깢게 뭐길래..."의 마음이랄까. 그 우울감을 스타로 달래며, 신입생 OT조차 가지 않았다. 막상개강을 하니 본격적으로 정신적인 나락에 빠지는 기분이었다. "아버지에게는 학업으로 날 증명할수 있었는데, 이제는 뭘 어떡하지?" 이런 생각이었다. 그도 그럴게 다른 애들을 보면 다들 나만큼은 공부를 잘했고, 오히려더 유명한 고교 출신에 집안도 더 유복해 보이는 인상들이었으니까. 멀끔해 보이는 음대생이나 경영대생을보면 더 심한 열등감을 느끼고, 뻘한 생각으로 위안을 삼았다."쟤네들이 부모가 돈쳐바르고 과외받아서 여기까지 왔겠지, 인생을 뭘 제대로 알기나하겠어?" 그리곤 한없이 외롭고, 무기력해 했다. 영화와 스타만이 유일한 낙으로 삼던 20살의 모습이었다.

이건 가슴시리게 솔직한 나의 개인사다. 나만 아는 나의 얘기지만, 동시에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이 공감할 거라고 본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신만의 문제'라고 여기는 것들은 사실 모든 사람들이 고민하는 문제이기도하니까. "왜 나만 빼고 다른 사람들은 다 즐겁게 살까?"라는 고민을 혹시나 하고 있다면, 위안이 되는 얘기를 해주겠다. "그것은 감기처럼 흔한 고민에 불과하다"라고. 심지어 누군가는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을 보고 "저사람은행복해 보이는데, 왜 나는 이런가"라고 생각을 하고있을 수도 있다. 서로가 서로를 대상으로 삼아, 자신의 열등감을부추기고 있는 뻘짓의 뫼비우스의 띠랄까.


행복하게 살려면 이것부터 종결해야 한다. 자신의 자존감을 갉아먹는열등감의 극복에 대해 말해보자.

1. "나만의 문제"라고생각되는 것일수록, "모두의 문제"이다

-> 어떤 심각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수록, 정신적 고립감을 느끼기 쉽다. "나만 왜 그럴까", "왜 하필 나여야만 했을까" 와 같은생각을 하고, 극한의 정신적 침잠에 빠져들게 된다. 그 고민의원인이 돈이건 외모건, 부모와의 문제건, 어릴 때 당한 성추행이건, 직장의 문제건 간에 이점을 기억하라. 굉장히 흔한 고민일 거라는것을.

같은 고민의 크기도 "나만 왜 이럴까"의 시각을 벗어나 "남들도 이런 고민을 겪는구나"라고 물러나서 볼 수 있게 되면, 그 심각성을 객관적으로볼 수 있게 되며 문제를 해결하진 못해도 마음에 다소간 여유가 생긴다. 어떤 문제든, 그 문제 자체보다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중요하다. 문제에 정신이온전히 압도당해서 완전한 무기력에 빠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가끔 유명 기업인이나 공무원, 혹은 유명 연예인의 자살 소식을 듣게된다. 그리곤 많은 사람은 자살의 원인을 듣고는 공감하지 못한다."그래도 나보다는 훨씬 사정이 나은 양반이, 왜 죽고 난리야?" 문제가 주는 정신적 고립감과 좌절에 빠져서, 객관적으로문제를 파악하지 못했을 때 일어나는 일이라고 본다. 남보다 훨씬 좋은 조건을 여전히 갖추고도 자살을택하는 이가 있듯이, 더 큰 고민을 가진 사람이 봤을 때는 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극한의 열등감을 느끼는사람들이 있다. 마음의 여유를 갖자. 남들도 다 그렇다.


2. 나의 인생을 살자

-> 남과 비교하는 습관은 자신에 대한 정신적 학대다. 스스로를 누군가와 비교해서 우월감을 느낀다면, 똑같은 기준으로 더잘난 이를 만났을 때 열등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우월감은 결국, 열등감을가진 이의 다른 가면에 불과하다. 애초에 그런 기준 자체를 도입하지 말자.

한국의 경우, 성적지상주의 풍토가 강하기 때문에 학창시절부터 남과비교하고, 서열을 나누는 줄세우기 놀이에 익숙하다. 그러다보니성장기에 부모는 자연히 나를 남집 아들과 비교하고, 나는 학교에 가서 내 친구와 성적을 비교하고, 대학에 가서는 학교를 비교하고, 사회에 나가서는 연봉을 비교한다. "나는 걔보다 더 좋은 학교를 나왔고, 직장도 더 괜찮으니까걔보다 더 우월하네. 그럼 행복해해도 되겠다~" 이런줄세우기에 과연 끝이 있을까. 가여운 짓이다. 그런 비교가과연 우릴 얼마나 행복하게 할까.

남과 비교하면서 사회가 세운 기준에 근거에 경쟁을 하다보면, 어느순간에는 경쟁에서 이긴 뒤에 허탈함과 우울감이 밀려오게 되어 있다. 애초에 그게 자기가 원하는 것이었는지고민도 안해보고, 등떠밀린 듯 경쟁에 나서서 앞만 보고 달려왔으니까,1등을 해도 진심으로 기쁠리가 없다. 답은 하나다. 경쟁을할 때 하더라도, 내가 정한 기준으로, 내가 원하는 분야에서, 나 자신과 경쟁을 해야 한다. 괜히 알지도 못하고, 본적도 없는 다른 사람들과 서열놀이 하면서 내가 얼마나 더 나은지, 아님못한지를 따지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사고방식이다.


3. 남을 쉽게 판단하지 말자

-> 우리는 남에 대해 생각만큼 잘 알지 못한다. 그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고민이 있는지, 부모와는 잘 지내는지 등에 대해 별로 아는 바가 없다. 그리고선이런 생각을 한다. "저 사람은 얼굴도 잘생기고, 키도크고, 여친도 이쁘고, 차도 좋으니 얼마나 행복할까... 정말 부럽다" 근데 막상 알고보면 그사람은 여친은 바람피고, 차는 할부를 못내서 독촉장에 시달리고, 당장 근무하는 병원에서 의료사고를내서 짤리는 것은 둘째치고 곧 구속수감이 될지도 모르는 알콜중독 의사일 수도 있다.

정보의 비대칭성을 생각해야 한다. 나는 나의 가장 찌질하고 병맛스러운부분까지도 알고 있지만, 남에 대해서는 그사람이 보여주는 이미지 말고는 아는 바가 없다. 알고 보면 다 똑같이 불쌍한 중생인데, 뭘 서로 우월하네 열등하네부럽네 하고 있어야 하나. 사람은 누구나 부정적이고 피상적인 것에 더 쉽게 현혹되기 마련이다. 나의 부정적인 면에 과하게 집착하고, 남의 좋은 이미지만 보면서그에 열등감을 느끼는 것은 굉장히 비합리적인 행태다. 사람 다 거기서 거기고, 각자의 고민이 있기 마련이라는 걸 명심하자.


4. 자신을 인정하자

-> 자신을 인정하려면, 먼저자신을 잘 파악해야 한다.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인생을살고 싶은지, 어떨 때에 가장 행복한지 등등부터 파악해야 어렴풋이라도 목표가 생기고, 그 목표에 비추어 자신이 괜찮게 살고 있는 지를 파악할 수 있다. 이게잘 안되면, 사회가 정해준 기준을 가지고 더 많은 연봉, 더많은 여자, 더 많은 차 등만 생각하면서 남과 계속 자기를 비교하는 정신적 습관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자기 스스로에 대해 파악이 되었다면, 자신이 특별할게 없는 하나의인간이라는 점을 겸허히 인정하되, 동시에 단점말고 장점 또한 갖춘 괜찮은 인간임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스스로의 가치가 외적인 성취나 성공으로 입증되는 것이 아니라, 좋은사람으로써 원래부터 갖추고 있는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스스로를 인정해야만 남에게 자신을 증명하려는거지근성을 버릴 수 있다.

필자가 계속 아버지에게 인정을 받으려 했던 애썼던, 그런 똑같은 실수를저지르지 않길 바란다.


5. 학벌컴플렉스를 벗어나자

-> 한국남자 중에 여기서 자유로운 사람 몇 안되는 걸로 알고있다. 본인은 이에 굉장히 자유로운 편인데, 그게 객관적으로좋은 학부 출신이어서만은 아니다. 인생을 살면서 경험적으로 체득한 바,어떤 사람의 학벌은 그사람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심지어명석함조차) 느슨한 상관관계만 있다. 학벌이 좋은 사람 중똑똑한 사람이 많을 확률이 좀 더 높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게 내 판단이다.

오히려 학벌은 특정인의 집안배경이나 10대 후반의 성실함에 대해서는꽤 상관성있는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집에서 적당히 서포트를 해줬고, 본인도 10대 후반에는 나름 책을 봤기 때문에 명문대에 들어갔을테니까. 그외엔 딱히 IQ대로 대학이 갈리는 것도 아니고, 사회에 나와서는 사회적 지능이 뛰어난 (센스가 좋고 빠릿빠릿한) 고졸출신보다 나을 것이 별반 없다고 본다. 이에 비하면 사회가 부여하는학벌낙인이나 개인이 갖는 학벌컴플렉스는 극히 오바스럽다.

한번은 네트워크 마케팅으로 크게 성공해서, 책을 여러권쓰고 강연을다니는 중졸출신의 어떤 사업가를 만난 적이 있다. 그분은 엄청난 카리스마로 강연장의 좌중을 휘어잡았는데이에 크게 감명받은 본인은 추후 소규모 강연에서 그분을 다시 찾아갔다. 강연이 끝나고 참석자 몇사람을 대동하고 음식점을 갔는데, 이런 저런 얘길하다 어쩌다 학교 얘기가 나왔다. 평소 자랑도 그렇다고부끄러워 할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본인은 그냥 솔직히 얘기했는데 그때문에 10분간을 설교를 들어야했다. "왜 좋은 대학을 나온 사람이 성공할 수 없는지","왜 당장 대학을 관두고 자신의 일을 배워야 하는지", "명문대졸업자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 등에 대해 거의 민망할 정도로 그는 열변을 토해냈다. 그때 그분이 어떤 얘길 했는지 내용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내가받았던 인상은 또렷하다. "중졸로서 얼마나 컴플렉스가 심했으면..." 그사람에게 가지고 있던 리스펙트는 눈녹듯 사라지고, 그냥측은해 보였다.

자기가 만약 학벌이 안좋다면 굳이 그것을 변호하지 않는게 좋다. 그에대해 얘기할수록 구차하고 없어보인다. 중졸사업가가 그때 "좋은학교를 나왔지만, 성공은 그것과는 다르다"는 논지로얘기를 가볍게 언급하고 넘어가는 정도였다면 훨씬 더 좋은 인상을 남겼을 것이다. 허나 이건 단순히 "어떤 인상을 남길것인가"의 이미지메이킹을 떠나서, 그냥 내려놓는 게 인생에 도움이 된다고 간곡히 말하고 싶다. 10대 후반의 학업성적에 근거한 학벌놀이 장단에 맞춰 자신의 가치를 저울질 하는가. 좋은 학벌만 믿고 게으르게 사는 사람보다, 별로인 학벌을 가졌어도자신의 가치를 믿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장래에 더 좋은 결과를 얻게 될 확률이 높다고, 본인은 "교훈적으로"가 아닌 "현실적인 판단"으로서 믿고 있다.

열등감에 대해 드는 큰 생각을 몇꼭지 써봤다. 제목은 저렇게 붙여놨지만열등감은 '극복'하는 게 아니라, 그냥 털어내는 거라고 생각한다. 극복은 외부에서 오는 악조건을 넘어서는걸 말하는데, 이건 자기가 스스로 한계를 지우는 셀프암바와 같으니까.암바 풀어내듯 정신적 짐을 훌훌 털어내고 해방을 얻는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란다. .


훈애정음 블로그 http://blog.naver.com/terryt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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