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반 5년차 커플입니다.
여자친구와는 일주일에 한번 꼴로 만나는데 이번엔 열흘을 좀 넘겨 만났습니다.
그동안 여자친구는 한동안 연락이뜸했던 14년 정도 알고지낸 오빠와 연락이 되어 요즘 자주 연락을 하였습니다.
이 오빠는 타 지역 사람인데 얼마전 결혼을 약속했던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현재는 솔로였고
위로 누나만 다섯명이라고 하더군요
여자친구와 서로 취미가 게임이라 평소 같이 게임 하면서 스카이프통화를 자주 했습니다.
이번에 새로 게임을 같이 해보려는데 평소 알던 이 오빠가 십몇년째 이 게임을 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하여
여자친구가 먼저 연락을 했습니다. 그 전엔 이 오빠가 사귀던 사람이 있어 여자친구가 연락했다가 혹시 오해할까봐
한동안 연락을 안했었다고 하더군요
게임 상에서 제가 남자친구라고 말을 안했습니다. 커플끼리 게임을 오래 하면 안좋게 볼 수 있는 인식 때문에
저도 이 의견에 별로 개의치 않았구요
그 오빠와 게임외적으로 자주 연락한다는 사실도 여자친구가 먼저 말해줘서 저도 알았고
여자친구가 그 오빠와 나눈 이야기를 저에게 해주더군요
시시콜콜한 잡담나눈 것부터 그 오빠가 하는 회사 일, 연봉, 부모님께 물려받는 재산등 민감한 부분까지
그런 이야기도 하냐고 물으니까 이 오빠가 전부터 말이 정말 많아서 그렇답니다.
이 오빠가 처음에 연락을 했을때 남자친구가 있는 걸 알고 혹시나 오해할까봐 여자친구에게 괜찮냐고 물었었는데
여자친구가 괜찮다고 했었답니다 저에게 동의는 구하지 않았지만 저에게 괜찮지? 라며 나중에 말을 하더군요
나중에 알았어도 예전부터 알고지낸 오빠인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 오빠와 연락이 되고 부터 약간의 변화를 제가 느꼈습니다.
여자친구의 목소리. 왜 여자들은 오래된 남자친구, 남편과 통화할 때와 새로운 이성과 통화할 때 목소리가 바뀌잖아요
저랑 스카이프를 하는데 여자친구 목소리가 연애 초기때 들었던 그 목소리톤이 나오는겁니다
혹시 그 오빠와 통화도 하냐고 제가 추측하는 계기가 되었죠
여자친구는 물어보면 거짓없이 말해주는 편입니다. 왠만하면 본인이 먼저 말해주기도 하구요
그 외에도 몇가지의 변화가 느껴졌고 여자친구가 이 오빠라는 사람의 연락에 요즘 영향을 받는구나 느꼈죠
하루는 퇴근하기 10분전인데 심심하다며 여자친구에게 전화가 왔었답니다 놀아달라고
여자친구는 10분 통화를 했고 시시콜콜한 잡담을 나누었죠
기분이 이때부터 안좋았던 것 같습니다. 왜 심심한데 제일 먼저 내 여자친구를 찾는거지? 하며 생각했죠
그리고 점심때가 되면 항상 여자친구에게 점심먹는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제가 몇번 툴툴거렸습니다. 요즘 그 오빠와 자주 연락하는 것 같다? 약간 질투심이 담긴 뉘앙스로
그럼 여자친구는 오래전부터 알고지낸 오빤데 뭐 요즘 반짝 연락되서 자주 하는거라고 말하더군요
그리고 제 기분을 풀어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제 기분은 오르락 내리락 했죠
평소 일주일에 한번 만났었고 이번에 만나는 날에 제가 평소보다 일찍 여자친구 집을 가서 여자친구가 씻는 사이
핸드폰을 한번 보려고 했습니다 통화내역과 카톡은 무슨 말을 했었는지
그런데 이번에 못보게 되었고 여자친구가 뒤늦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핸드폰이 느려서 우리 단톡방빼고 대화정리를 했고
통화내역도 삭제를 했다 그런데도 핸드폰이 안빨라진다고 평소에 여자친구 핸드폰이 종종 말썽이라 타이밍이 참 그랬지만 믿었죠
우리 오늘 봤으면 내가 오해할 수도 있었겠다라고 말했죠. 저는 벼르고 있었는데 여자친구 핸드폰은 지워져있었으니..
그리고 한 이틀 뒤 잠결에 그 오빠와 단톡방에 대화가 삭제되었다고 또 말해주더군요
두번까지는 믿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믿어주었습니다.
그리고 한 11일만에 만났습니다 평소보다 한시간 일찍 갔죠
여자친구 집에 다와갈 무렵 여자친구가 일어났다고 전화가 왔고 제가 곧 집이라고 하니까 놀래더군요
왜 이렇게 빨리 왔냐고 제가 그 오빠가 오늘 아침에도 연락이 왔냐고 물으니까 왔었다더군요
심지어 오늘 아침에 전화통화되냐고 연락이 왔었답니다
무슨 중요한 일도 아닌데 아침에 통화는 제 상식선을 벗어난 것 같아 여자친구에게 너 혹시 꼬리쳤냐고 물었습니다.
여자친구가 어이없이 웃다 정색하더군요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냐고
그럼 왜 그 오빠란 사람이 하는 정도가 점점 심해지는 거냐고 받아쳤죠
그리고 여자친구 집에 도착을 했는데 문 열어라니까 문을 안열어준다는 겁니다.
시외에서 한시간 걸려서 왔는데
그렇게 몇 분 실랑이를 하다 문이 열렸습니다.
여자친구 집에 들어가서 핸드폰부터 봤죠
일단 통화내역은 다 지워져서 근 3일간 그 오빠와의 통화는 없더군요
그리고 카톡을 봤는데 여자친구가 전날 밤에 내일은 좀 바쁠거 같다고 연락이 안될수도 있다고 했더군요
남자친구 만난다고도 안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일어났다고 카톡이 온 뒤 아침에 전화 되냐고 연락이 온거죠
다른건 안보더라도 이것만으로 대충 유추가 되더군요
어제 미리 오늘 연락이 안된다고 해서 지금 통화하려고 하는거 아니냐
이사람이 너에게 하루에 얼만큼 통화해야하는 할당량이 있는거냐
전화도 왔었는데 안받았답니다 여자친구가
여자친구는 이 오빠란 사람 꼬리친적 없다 그냥 단순히 아는 오빠로 연락하는거다.
저는 단순한 오빠가 자기 일어난거 보고하고 밥먹는거 보고하고 저녁에 자는거 보고하냐 그리고 너와의 통화엔 왜 집착하는거냐
그냥 친한 동생이라 챙기는 거겠지라는 여자친구 말에 그럼 지 위에 다섯 누나는 저렇게 살뜰하게 챙기냐고 물었습니다.
게임 때문에 연락하게 되었으면 게임상에서 끝낼 일이지 사적으로 연락하는 정도가 점점 심해지는게 이해가 안갔습니다
여자친구는 제가 한 말에 크게 이해는 못하는 것 같아요 그 오빠가 어떻든 자신은 마음이 없으니 괜찮다
자기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그러더군요 이 오빠랑 그냥 연락을 끊을까
나 빼고 세상 모든 남자와 연 끊고 살 수 있냐고 니가 처신을 잘 해라고 그랬죠 여자친구가 잘 받아주는 성격이기도 합니다.
극에 치달았다가 풀리긴 했는데 서로 이해관계가 달라 마음이 후련하진 않습니다.
다른 분들의 생각을 들어보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