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 같습니다..

합리적인선택 작성일 16.09.22 04:5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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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10년만에 하고있는 학생입니다. 나이는 27 입니다.

 

혹시 여러분은 자신이 지극히 정상이고 이성적이며 옳다 아니다를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고 계시나요..?

 

저는 제가 그런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이 여자를 만나서 연애를 하기 전까지는요..

 

 수 없이 많이 싸우고 화해하였습니다. 처음엔 어떠한 일이든 이성적으로 해결 가능하며 똑같은 일로 다시는 싸우지 않을것 같았습니다. 제 스스로 이것이 맞다고 판단하고 서로 잘한것과 잘못한것을 따져서 잘못한부분은 사과하고 다시 그러지 않도록 노력하면 다 해결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같은 싸움이 반복되면서 여자는 이성으로 대화하는것이 불가능하다는 글들을 보며 내 잘못이 아니라 그냥 화가난 상태여서 대화가 통하지 않는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때문에 고칠 수 있는 일이 없을 수 도 있다고 판단하였고 그런 일이라고 생각이 된다면 이번에도 싸우고 또 화해하겠지, 이렇게 넘어간것 같습니다.

 

 그런데 너무 서운했습니다. 이런 이해같은 무시가 반복되어가고 있는 어느 순간, 모든것을 그 여자는 그런가보다 그렇게 이해하고 넘어가려고만 하는 제 자신이 너무 가여웠습니다. 내가 화나는 순간에 달콤한 한마디 해주면 눈녹듯 나쁜마음 녹아 없어져 당장이라도 앞에서 웃을 수 있을것 같았기때문에요.. 저도 제 욕심대로하고싶고 화내고 싶고 말도 안되는 어리광 부리고 싶었습니다. 싸우더라도 한번이라도 이성적으로 판단해주고 이 싸움이 빨리 끝나도록 서로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 보고싶었습니다..

 

 이때부터였을꺼에요 제가 집착하기 시작한 시기가요.. 저는 제가 잘못한것 다 적어서 이 부분은 내가 다시는 너 앞에서 해서는 안될 일, 우리 사이가 건강해 질 수 있도록 내가 고쳐야할 일, 이렇게 제 스스로에게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그러지 않도록 엄청 노력했습니다. 참고 참고 또 참고 계속 참았습니다.

 

 물론 제가 다 잘한것은 아닙니다. 제가 잘못한 부분도 있었고 반드시 고쳐야 할 일이었습니다. 그치만 저는 분명히 판단하였습니다. 이것은 내가 잘못한것이니까 내 스스로 고쳐버릴 것이다 라고요. 저는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을 믿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말이 그 사람이 어떻게 노력하는지는 고려하지도 않고 결과의 가능성을 처음부터 무시해버리는 말이라고 믿고 사람은 변할 수 있지만 스스로 변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말도 언젠간 또 틀리다고 느낄 날이 올 수 도 있겠죠..?

 

 저는 계속 집착했습니다. 나는 이렇게 노력하는데 너는 하나의 노력도 보여주지 않느냐고요.. 기분이 좋을 때는 서로 고쳐야될 부분을 같이 인정해놓고 막상 상황이 닥치니 못고치겠다, 그거 해줄 수 있는 여자를 만나라, 힘들다, 지친다 이런 말만 하는 이 여자 앞에서 제 이성도 무너져 갔습니다.. 저도 어느 순간 이성을 잃고 누구의 잘못이니 아니니 이런것만 따지면서 윽박지르고 욱하고 화내고 있었습니다. 너무 괴로웠습니다. 제가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도 전에 여자친구는 그런 제 모습에 실망하니까요.. 제 노력은 보이지도 않았고 제가 화낸 결과만 놓고 저를 다혈질의 시비걸고 화내고 욱하는 성격의 사람으로 생각해버리는게 너무 슬펐고 제 스스로 어떻게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만 내가 이런 사람이 아니었다고 말을 전할 수 있을까 막막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요. 제가 이 싸움을 부추기고 있다는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는 10년만에 연애를 하고있습니다. 그동안 연애를 안했습니다. 정확히는 못했습니다. 10년 전 17살 너무 어리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저에겐 큰 충격이었습니다. 한 살 많은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일년을 만나다가 여자친구의 이별통보를 들었습니다. 임신을 했데요.. 제가 아니라 저도 모르는 어떤 남자의 아이를요. 당시에 저는 미친여자라고 욕하고 헤어진게 다입니다. 별로 충격적이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저에게 어떤 큰 영향을 미쳤나봐요. 저는 과묵해졌습니다. 그냥 과묵해졌습니다. 말 수도 적어졌고 친구들과 어울리는것도 싫고 혼자있는게 좋았습니다. 많은 친구들 있었지만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여자를 안좋아한것은 아닙니다. 매번 짝사랑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좋아한다고 말하고 아니라하면 집착했습니다.

 

 고등학교 때 이별한 여자친구는 가끔씩 연락이 옵니다. 잘지내냐고요.. 전 싫다고 그만 연락하라고 말하지만 자꾸 연락이 옵니다. 저한테 미안해서 그런지 이유는 모릅니다. 저도 연락이 올때면 당황스럽습니다. 그때 기분이 자꾸 생각나고 그냥 시간이 흐른만큼 누나 동생으로서 지내야하는지, 절대 그럴 수 없는 사이인건지 햇갈릴때도 있습니다.

 

 대학에 와 늦게까지 공부하다가 우연히 소개로 만난 이 여자친구는 제 이상형입니다. 너무 사랑스럽고 어디하나 마음에 안드는 곳이 없을 정도로 너무 아름답습니다. 이 여자친구는 제 과묵한 성격이 좋았나 봅니다. 그래서 시작한 사랑이 지금껏 이어오고 있는데 지금은 싸움 투성입니다. 심지어 싸우면서 처음에 이런 사람인줄 몰랐다 하는 여자친구를 보면서 절망했습니다. 난 정말 이런 사람이었을까..

 

 최근에 싸우면서 들었던 여자친구의 말은 제가 별것도 아닌일에 삐지고 서운해하고 그런답니다.. 그래서 처음엔 풀어주려고 했는데 그럴 수록 더 심해지는것 같고 이제는 저한테 집착이라 할만큼 너무 심하다고 합니다. 저는 너무 괴롭습니다. 처음엔 제 잘못이 아니라 여자친구의 잘못으로 여겼지만 점점 심해져가고있는 제 모습을 볼때면 저 스스로도 느낍니다. 무언가 잘못됐음을요.. 저한테 보통만 좋아해주고 보통만큼만 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사랑받는것은 좋지만 너무 심해서 조금만 잘못하면 또 싸울까 불안하다고 합니다.. 저는 이 여자 아니면 안된다. 절대 놓쳐서도 안되고 무슨일이 있어도 내가 해결해야한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냥 안맞으면 헤어지고 다른 사람 만나야겠다는 생각 자체를 못하겠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할까요.. 어떻게 해야 여자친구가 말하는 보통의 사람처럼 여자친구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요..

 

덜 좋아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제 방식이 집착이라면 고치겠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고쳐야하는지 보통의 사람이라 말하는 잣대는 어떻게 생긴것인지 궁금합니다.. 제 여자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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