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폈네요. 답답하네요.

매너남이요 작성일 20.07.17 16: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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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몇년전 고민글 올렸던 상황에서 마음 잘 다잡으면서
몇몇 접근해오시던 여성분들께 철벽치고 나름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개버릇 남 못준다더니 결국에는 사고가 터지네요.
제 자신이 정말 원망스럽습니다.

 

 

30대 중반 유뷰남입니다.

한동안 헬스에 푹빠져있었습니다.
원래 다니던 헬스장이였고 팀장님께 pt를 오래받았어서 트레이너분들과도 친분이 있었고
꾸준히 다니시는 회원분들과도 안부 물을 정도의 친분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워낙에 헬스장 철새분들이 많아서 최소 몇달이상 되신분 아니면 딱히 친분을 가질필요는 없더라구요.
그와중에 여자분들이 다가오실려는 낌새보이면 목적이 뭐든 일단 유부남이라고 밝히고
확실히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다가 1년전 쯤에 a가 헬스장에 왔습니다.
방학때 한두달 pt받을려는 자주 보이는 부류였는데
레깅스를 입고 왔는데 큰키에 몸매가 워낙에 좋았고 밀가루처럼 하얀피부에 배우지망생인가 싶을정도로 예뻐서
눈이 갔었고 그냥 거기까지였습니다.

 


a도 팀장님에게 pt를 받았고 두달정도 지날때까지 마주쳐도 인사도 안하고 지냈습니다.
한두달 지나면 안보일줄 알았더니 꾸준히 나오시더라구요.

한날 팀장님이 a가 저에대해서 묻더라고 했습니다.
유부남이고 우리헬스장 대표 철벽남이라고 이야기했다고 하더라구요.
눈도 재대로 마주친적 없는거 같은데 너무 뜬금포였고 그냥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그러고 몇일뒤에 헬스장 들어가는 길에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쳤는데
이때까지 인사 안하고 지낸게 맞나 싶을정도로 친근하게 인사를 해왔고
느낌이 싸해서 고개만 끄떡하고 모른척 했습니다.

보통 유부남인거 밝히고 철벽 한두번 치면 끽해야 인사정도나 하고 거기서 다 끝났었는데
마주치면 계속 밝게 인사를 해오고 말을 걸어 왔습니다.

 


그렇게 거의 두달을 지냈는데 여전히 처음그대로 밝게 인사를 했습니다.
솔직하게 너무 예뻣고 몸매가 너무 좋았고 사람이 건강하고 밝아보였습니다.
어느순간 운동가면 a가 왔나 안왔나 찾게 되더라구요.
그러다 자연스럽게 인사주고받게 됐습니다.

 

 

그동안 헬스장에서 그렇게 철벽치고 여성분들과 사적인 대화를 한적이 없었는데
a랑만 대화를 하니 회원분에게 이상한소리 한번 듣고나니 주위 눈이 의식되더라구요.
남들 눈을 의식한다는걸 느끼면서 그때서야 '이건 아니다' 아차 싶었고
이미 마음이 동해버려서 피하는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운동시간을 바꿧습니다.

 

 

2주일정도뒤에 헬스장입구에서 a가 기다렸다고 이야기좀 하자고 하더라구요.
작정하고 꾸미고 온 a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카페에서 이야기했습니다.

 


저 결혼한거 알고있고, 처음엔 호기심이였는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제가 좋아졌다고 합니다.
분명 제가 알고있었을거고 자기한테 마음움직인거 본인도 알고 있다고
그래서 피할려고 운동시간 바꾼거 맞지않냐고 묻습니다.
어떻게 하자는건 아니라고
그냥 제가 어디에서 뭐 하는지 뭐 먹는지 궁금하다고
연락만 하고 지내자고 합니다.
카페까지는 저도 모르게 오긴했지만 자리에 앉으면서 최대한 빨리 자리를 피할 생각이였는데
a의 이야기에 정신을 못차렸습니다.

 

 

연락처 주고받고 헤어졌습니다.
가슴이 두근거렸고 설레였습니다.
그때의 솔직한 심정입니다.

 

 

서로에게 아무런 기대하지 않기로
둘다 그냥 잠시 스쳐가는 바람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가끔 톡정도만 하며 지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운동을 쉬기도 해서
몇달간 마주치지 않았고 마음도 점점 평온해 졌습니다.

 

 

전체적으로 힘든시기일때 큰 거래가 성사되서 전체회식을 했고
그 날 기분이 좋아서 술이 과했습니다.
항상 톡만 하면서 지냈는데 그날 a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지금 볼수 있냐고 했고
a가 제가 있는 곳으로 왔습니다.
a도 어디선가 술한잔 하고 전화 한거였습니다.
보고싶었다는 한마디에 뭔가 뚝 끊어지더라구요. 이성을 놨습니다.
그동안 평온해졌다고 착각했던 마음이 겉잡을 수 없게 불이 붙었습니다.
그날 같이 밤을 보냈습니다..

 

 

그 날 이후로 너무 힘들어졌습니다.
우선 와이프에게 죄책감이 너무 컷습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기로했던 a가 그날이후로 계속 만나고 싶어했습니다.
저 역시 그날 a의 체취, 눈빛, 표정, 숨결 등등 끊임없이 생각났습니다.
정말 미치겠더라구요.

 

저도 제가 쓰레기인거 알고 있었지만 선을 넘었습니다.
그래도 마지막 선이라고 생각하고 더이상 a를 만나지 않았습니다.

 

참 뻔뻔하고 소름돋게도 와이프에게 더 잘하게 되더라구요.
그렇게 하룻밤 불장난처럼 그일이 지나가고 다신 반복되지 않도록 다짐하고 다짐했습니다.

 

그 상태로 a에게 어떤 액션을 취하지 못하고
문자 답장도 안하고 전화도 피하고 그냥 계속 피하고만 있습니다.
대화하면 또 다시 a에게 홀려버릴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겁이 납니다.
만나는서 이야기하는건 다시 늪으로 제 발로 걸어 들어가는거라 생각하구요.
사실 a를 만나면 제 마음을 더이상 컨트롤 못하게 될까봐 피하고 있다는게 더 거지같네요.
참.. 제대로 쓰레기입니다.


갑자기 어떻게 알고 찾아올까봐 겁나기도 합니다.
집에갔는데 갑자기 와이프가 이 일을 알고 있을것만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헬스장 있는 동네로는 얼씬도 못하겠고
와이프와 사람많은곳에 갈때도 혹시나 a랑 마주칠까봐 비슷한 옷입은 사람만 봐도 가슴이 내려앉습니다.
하루하루 피가 마르네요.

 

어디 이야기도 못하고 혼자 앓아 가는중입니다.

 

답답한 마음에 주절주절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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