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해야되나요?

야나루나 작성일 22.01.03 19:27:28 수정일 22.01.03 19: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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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결혼적령기 들어선 30대 초반 짱공인입니다.

 

5년 만난 여자친구 있고 결혼이야기가 슬슬 나오고있어서 

객관적인 시선으로 결혼하는게 맞는가 유부남 분들의 판단 들어보고 싶어서 글 남깁니다.

 

판단에 도움되실까 제 상황부터 말씀드리면 직장 정규직에 모아둔돈 1억언저리 있으며, 

수도권에서 사는건 포기하고 지방살이에, 양가 부모의 도움은 받기 힘든 아주 일반적인 젊은이에요.

 

 

 

여자친구 처음만난건 학생때였습니다. 소개팅에서 만났는데 첫인상은 못생겼다.. 였어요 너무 제취향 아니었습니다.

근데 어쩌다 5년이나 연애를 했냐구요? 소개팅 첫날에 시간가는줄 모르고 밤늦을때까지 대화를 했습니다.

 

말주변이 없어서 그전까지는 소개팅에서 길어야 2시간 겨우겨우 호구조사나 해서 몸비틀며 시간떼우고 나온경험이 전부였던 저는 

이상황이 이해가 안됐어요.. 대화 티키타카가 너무 잘되서 애프터를 잡고 집에와서 이게 맞는가.. 몇시간을 더 고민했던거 같습니다.

 

그러고 몇번더 데이트를 하고 아주 자연스럽게 연애가 시작되었죠.. 저한테 아주 잘해줬습니다.

 

제 취향이 아니라고 했고 이쁜얼굴은 분명 아닌데 지나서 생각해보면 인기가 없을타입은 아니에요. 

남자처럼 털털해서 친구 많고, 주변 엄청 잘 챙겨주고 모성애있는? 그런타입이었고 

이젠 5년이나 만났으니 과거이야기도 얼추 아는데 예상대로 연애도 쉬지않고 했었댑니다. 20대 후반에 저 만나기전에는 2년정도 쉬었지만요.

 

과거 자신의 집안사정(조부모가정)때문에 국가에서 도움받은게 많고 자신같은 아이들 돕고싶다며 사복직쪽에서 근무를 꿈꿨었고, 

그쪽에서 대학 졸업후 1년도 쉬지않고 일해와서 경력도 꽤 되었고, 조부모를 직접 부양함에도 모아둔돈도 어느정도 있었습니다.

놀랐던게 유니세프? 저는 정확히는 모르는데 그런단체에 일 시작하고나서 한번도 빠짐없이 매달 지원하고있더라구요. 사복직쪽이 박봉인건 다들 아시죠?

 

이런사람이고 이건 5년이 흐른 지금도 유지되고있습니다. 30초에 모아둔돈은 4천? 5천? 그언저리인거같아요.

 

 

 

저는 지금생각해보면 저는 전형적인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자랐고, 집안일이 잘 풀리지 않아서 부모님이 매일 돈가지고 부부싸움 했던거같습니다.

어머니가 알바수준이라도 맞벌이도 하고, 정상적으로 집안일도 다 하시긴 했는데.. 씀씀이를 아버지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셨을까요.

어머니가 안주인으로서 역할을 못하신건 아닌데 그저 둘이 잘 안맞으셨었나봐요.

어린마음에 매일 홈쇼핑 택배로 싸우시던 모습, 아부지 일하고왔을때 어머니 전화받으며 쳐다도안보던 장면같은게 뇌리에 깊게 남아있었습니다.

덕분에 결혼상대자로는 요즘 말나오는 퐁퐁남? 그런말이 나오기 한참전인 스무살무렵부터 본능적으로 거부하고있던거 같아요.

 

제 연애는 항상 성적(몸매 좋고 얼굴 이쁘고)으로 끌려서 내가 좋아서 매달리는 사람이 아닌 

주변에서 보면 수수한데 주변사람 잘 챙기고, 집안일 잘하는? (엠티같은곳에서 솔선수범으로 뒷정리 하던사람) 그런쪽으로 마음이 갔었고

항상 그런사람과 잘풀려서 연애를 했고 내가 더 의지할수있고 그걸 받아주는 나를 더 좋아해주는 엄마같은, 가족같은 연애를 해온것 같습니다.

 

 

 

지금여자친구랑은 기간이 길어지다보니 학생때 매일매일 만나기도 했었고, 취직하고 한달에 한번보는 장거리연애도 했었으며, 5년중에 한 6개월정도는 동거비슷하게도 했었습니다.

 

저는 결혼전에 동거는 꼭 해봐야된다는 주의인데 동거기간동안 서로 싸운것도 거의없이 거의 결혼한것마냥 잘 지냈던거 같아요. 

청소나 집안일같은 자잘하게 싸울만한 포인트를 저한테 많이 맞춰줘서인거 같습니다. 애초에 매일 빨래를할정도로 깔끔한편이고, 저한테 잔소리해봤자 안통하니 본인이 하더라구요.

 

같이있으면 재밌습니다 서로 티키타카도 잘되고 크게 웃을일도 많고.. 관심분야(드라마 vs 게임 이런식으로)는 조금 다르지만 드립이나 이런 정신적인 수준이 잘맞는거 같아요.

말이 안통하는사람도 만나봤어서 이게 얼마나 큰거고 좋은건지 잘 알고있습니다.

 


 

결혼하면 서로 편하게 재밌게 의지하며 살것 같습니다. 근데 문제가 뭐냐?

욕구가 안생기네요. 최근에는 한달에 두번정도씩 주말에 보는데 한달에 한번 관계를 가질까 말까 합니다

아니 결혼하기전부터 섹스리스라니요.. 문제는 저인거같아요 전희를 하고 이러는게 너무 귀찮습니다. 성적인 매력을 못느끼는걸까요?

여자친구도 제가 몇번 거절하니 자존심이 상했는지.. 몇번 자발적으로 저한테 요구를 하다가 어느순간 더이상 요구를 안하고 

저는 섹스리스라는 단어자체가 너무 두려워서 한달에 한번은 의무방어전 느낌으로 억지로 일을 치릅니다.

 

업소같은곳에 가본적도 없고 갈생각하면 더럽게 느껴지는걸 보면 성욕이 약한건가 싶기도 하고.. 야동으로 하루에 한번씩 푸는게 루틴이 되어있는거 보면 아닌거같기도하고.

야동은 죄의식도 없고 더 이쁘고 더 몸매좋은 자극적인 영상들 인데다가 너무 간편해요 나혼자 해결하면 끝.. 그래서 여자친구로 성이 찰리가 없을까요?

 

결혼이야기가 나오니.. 고민이 많았습니다.

애초에 내 떨어지는 자존감으로 외모가 취향이 아닌 내수준에 맞는거같은 만만한 사람을 만난게 나의 잘못이었을까? 이런 생각까지 듭니다.

아니면 동거라는 거의 준 결혼생활까지 해버린탓에 정신이 유부남의 경지에 이른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그렇다고 아예 꼴도보기싫고 여자로 안보이고 그런건 아니에요. 가끔 욕구가 올라올때도 있는데 그 전희과정이 너무 귀찮다고 할까요.. 고민할때쯤 아랫도리가 죽습니다.

옆에 누워서 자고있는거보면 참 복잡한 생각이 듭니다. 싫은건 아닌데 참 든든하고 고마운데.. 욕구가 안올라오니까요

 

요새들어 티가 났을까요.. 자꾸 사랑한다 사랑한다 그러는데 많이 미안합니다.

 

다 까놓고 이쁜사람 매력적인 사람 만났을때 내 성욕이 바뀔까? 그래본적이 없어서 모르겠고, 그래서 많은 분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야동에서도 너무 취향인사람 분명히 있지만 두번 세번보면 질려서 안보거든요.. 비슷하지 않을까요?


 

 

유튜브에 적당한 사람과 타협해서 결혼하지 말라는 영상을 보고나서 생각이 많아졌어요.

제가 부족한 자존감때문에 적당한 사람과 타협해서 결혼하려고 하는걸까요. 아니면 아예 결혼준비가 안되있는걸까요?

섹스리스의 끝은 결국 파국이라는데 결혼전부터 이러는거 결혼하는게 맞을까요? 나이는 차서 결혼적령기가 됐는데 아직도 갈팡질팡 결론을 못내리고 있습니다.

 

팩트로 후두려 패주세요 유부남 인생선배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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