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이 8일 동해로 발사한 미사일의 발사 준비부터 목표지점 타격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손금 들여다보듯 포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티모시 키팅 북미우주방공사령부(NORAD) 사령관 겸 북부사령관은 14일 상원 군사위 국방예산 청문회에서 "우리는 북한의 발사 계획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며 "북한은 초단거리(very short-range) 지대지(地對地) 미사일 3기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버웰 벨 주한 미군사령관은 9일 하원 군사 청문회에서 북한이 과거에 비해 정확도와 기동성이 향상된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미사일 3기를 발사했다고 밝혀 북한 미사일의 제원과 성능을 '훤하게' 파악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키팅 사령관이 이번에 발사된 것이 '초단거리 미사일'이라고 확인한 것은 북한이 사정거리가 100~120km 되는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뜻이라고 국방 소식통은 전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군사분계선에서 100여㎞ 떨어진 평택기지로 주한미군이 이전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수년 전부터 소련제 SS-21을 자체 개량한 KN-02 미사일을 개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군의 대북 첩보망=미군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포착하기 위해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에 미 육군 정보전력의 25%에 해당되는 엄청난 정보 인프라를 깔아놨다. 우선 오산에 배치된 미 공군 501정보여단은 북한 전역의 통신과 영상 정보를 수집한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려면 평양의 지휘부와 미사일 발사 기지 간에 각종 교신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 내용은 한국군과 미군 감청망에 즉각 포착된다. 미사일 발사 징후가 포착되면 미군은 U-2 정찰기 3대를 하루에 한 번 출격시킨다. U-2기는 북한 상공 20㎞를 7~8시간씩 초고공 비행하며 미사일 조립, 병력 이동, 연료 주입 움직임 등을 샅샅이 촬영한다. 이를 한 번 출격시키는 데 드는 비용만 100만 달러(약 10억원)에 이른다. 또 암호명이 키홀(Keyhole)인 정찰 위성 KH-11은 지상 600㎞에서 지상 10㎝ 크기의 물체를 판독해낸다.
이 밖에도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포착하기 위해 오산을 비롯한 네 곳에 특수 레이더를, 그리고 알래스카에 탐지거리가 5000㎞에 이르는 최첨단 X밴드 레이더를 운용하고 있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현재 주한미군이 운영하는 감청 능력과 첩보위성, 그리고 대북 정찰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는 물론 지휘부의 숨소리까지 감지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